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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단편 발상 001 | 낯선 계절의 반복

in #kr6 years ago

누군가는 안전지대에 태어나고, 누군가는 간발의 차로 고난의 길을 겪어야 하는 복불복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들.

시로 써도 될 것 같아요

낙엽이 떨어지기까지

도로앞은 은행 낙엽으로 뒤덮여있다
곱게 말라죽은 보도의 샛노란 은행잎
바퀴에 짓이겨 검게 물든 은행잎
누구나 한뿌리에서 여름 햇살을 배우며 자란다 그러나
삶의 한기가 몰려오기 전엔 알지 못했다네
바람 결에 함께 춤추던 시절에도
누군간 굵은 나무 가까이 미동도 없이 자랐다는 걸,
또 누군가는 가지 끝에서 더 크게 흔들리며 살아왔다는 걸
대개 도로 위에 떨어진 이들은
가지 끝에서 휘청거리며 자랐던 이들이었다는 걸
낙엽 쏟아지는 은행나무 앞에서 나는
너무도 많이 흔들리며 살아왔구나 그러나
나는 아직도 떨어지고 있다
가끔은, 가끔은
멀리 뻗은 낙엽이 훨훨 날아
다시 나무 뿌리로 떨어지기도 한다


영감에 시 한 수 가져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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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와 너무 멋진 시군요!!! 저의 생각에 영감을 얻으셨다니 너무 감사하고 뿌듯하네요. 포스팅으로 쓰셔도 되겠어요. :)

영감이 좋으니까요 :) 포스팅하게 된다면 저 사진과 P님의 이름을 함께 놓아도 될까요?!

ㅎㅎ 네네, 그럼 감사하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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