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인화함으로써

in #kr6 years ago (edited)

이 밤, 근래 흥얼대던 노랠 맥없이 흥얼거린다. 곡명은 노고지리의 찻잔.

너무 진하지 않은 향기를 담고
진한 갈색 탁자에 다소곳이
말을 건네기도 어색하게
너는 너무도 조용히 지키고 있구나
너를 만지면 손끝이 따뜻해
온몸에 너의 열기가 퍼져
소리 없는 정이 내게로 흐른다

기술의 진보란 놀라우면서도 어딘가 음산하게 느껴진다. 종다리과의 새. 중언하여 종다리의 옛말이란 사전적 정의부터, 동명 가수의 두 번째 음반이 직업의 경계를 가뿐히 넘나든 위대한 월담자에게서 나왔다는 것에 더하여, 유튜브로 대면한 가창자 노고지리 일원들은 거울을 마주한 듯 꼭 닮아 있었다는 것 따위. 일련의 정보를 삽시간에 찾아냈으니 말이다.

노고지리의 찻잔을 들으며 실없이 의인화에 대해 생각한다. 의인화 능력이 부재한 권태롭고 무료한 인간을 상상해 보는 것이다. 현재도 충분히 무료하고 권태로울진데 그 능력마저 없었다면 그랬다면 말이다. 작자의 찻잔도 좋으나 그에게 선물 받은 노고지리의 찻잔이 글쓴이 귀에는 더 좋게 들린다. 그러나 섬네일의 우열을 가리다가 작자의 찻잔을 글 품에 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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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아날로그 감성을 디지털로 들으니 좋으면서도 조금은 어색하군요^^ 그래도 옛날 노래 들으니까 좋네요.

조금 어색하신가요? ㅎㅎ 요즘 나오는 노래도 좋지만 가사만큼은 예전 노래의 것이 더 나아 보이네요. 제가 구식이 돼 간다는 방증일 수도 있겠지요.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해요!

저는 스타벅스찻잔이 좋습니다.

스타벅스 굳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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