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루전 미스터리] 환혹의 죽음과 용도 - 모리 히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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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기필코 탈출한다. 그게, 내 이름이니까."
라디오 스피커에서나온 목소리.
커다란 소리였다.
모에는 귀를 막고 싶었다.
우카이는 살그머니 손을 내밀어 하얀 꽃을 가볍게 헤집었다.
온통 하얀 꽃뿐이었다.
관 어디에도 아리사토 쇼겐의 유해는 없었다.


모리 히로시의 S&M 시리즈 중 6번째 작품이다. 이전에 차가운 밀실과 박사들은 두번째 시리즈인데, 세 번째 시리즈부터 다섯 번째 시리즈까지는 시리즈의 두 주인공을 보는 재미는 있지만 추리소설로써는 약간 아쉬움이 남았었다.

하지만 S&M시리즈를 좋아한다면 꼭 순서대로 봐야한다. 특히나 5번째 시리즈 작품인 '봉인재도'는 트릭면에서는 아쉬웠지만 사이카와와 모에라는 두 캐릭터를 보는 재미에 있어서는 재미있게 보았다.

3번째 시리즈인 '웃지않는 수학자'는 특이하게 메인 트릭보다 어려운 문제가 있다. 제목에서 언급된 '수학자'가 문제를 내주는데 정작 책속에선 답을 알려주지 않아서 혼자서 끙끙대었던...

“자, 그럼 다른 문제를 더 내겠다. 당구공 다섯 개가 진주 목걸이처럼 고리에 한데 꿰어져 있다고 하자. 공에는 각각 숫자가 적혀 있다. 이 공 다섯 개 중에 몇 개를 꺼내든 상관없으나 나란히 인접한 것만 꺼낼 수가 있다. 한 개든, 두 개든, 다섯 개를 다 꺼내도 좋다. 하지만 서로 떨어져 있는 것은 꺼낼 수가 없다. 이런 조건으로 꺼낸 공의 숫자를 합하여 1부터 21까지의 숫자를 모두 만들고 싶다. 자, 어떤 숫자의 공을 어떤 식으로 배열하여 목걸이를 만들면 될까?”


'환혹의 죽음과 용도'는 일본어의 말장난으로 만들어진 제목이다. 일본어로 '죽음과' = '용도' 모두 같은 발음이라고 한다. 이전 작품인 '시적 사적 잭'역시 이와 같은 원리로 만들어진 제목이다. '시적' = '사적'이 같은 발음이라고 한다.
'환혹의 죽음과 용도'의 스토리를 간략하게 요약하자면...

천재 마술사 아리사토 쇼겐이 펼치는 마술쇼에 보러간 두 주인공( + 하마니카)
하지만 많은 사람이 지켜보는 마술쇼 가운데 살해당한다.
그렇게 장례식을 하던 도중 그의 시신이 사라지게 되는데...


마술을 소재로한 추리소설은 이 책이 처음이다. 처음의 마술쇼 장면 부터 아리사토 쇼겐이 죽은 뒤에도 기적의 탈출을 이루고, 마지막 결말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마술을 체험하는 듯한 느낌이였다.이 글 제목의 '일루전 미스터리'라는 말도 그런 의미에서 적었다. 다른 추리소설들은 참신한 트릭과 놀라운 반전이 주 감상 포인트였다면, 이번 작품은 그런 것과는 다른 느낌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니시노소노라는 캐릭터는 여전히 빛나고 있다. 마술도중 살해당하고 난뒤의 그 혼란스러운 상황을 자신이 마이크를 잡고 수습해 나가 미모의 여형사로 미디어에 소개되기도 하는 모습도 기억에 남는다.

"잠자코 모두 들어가세요!"
모에가 그 남자를 쏘아보며 낮은 소리로 말한다. 모든 방송국 카메라가 모에 쪽을 향하고 있었다.

...(중략)...

그 주에 발행된 주간지에는 반쪽 크기의 칼라 스냅숏으로 찍힌 니시노소노 모에의 전신상이 실렸다. 사진 캡션에는 '미인 형사'라고 적혀 있었다.

하지만 명문가답게 미디어의 압력을 넣어 더이상 모에의 사진은 실리지 않게 된다. 이 와중 고모인 사사키 무쓰코의 반응도 참 특이하다.

세레모니홀 사건 다음 날 밤에도 고모인 사사키 무쓰코가 전화를 걸어왔다. 텔레비전 뉴스에서 모에의 모습을 본 것이다.

"카메라가 돌고 있을 때는 좀 더 여유 있고 고상한 표정을 짓도록 해라. 저게 뭐냐? 꼴불견이야. 당장에라도 빈혈로 쓰러질 것 같은 표정이잖니."

참 여러모로 특이한 가문이다. 이런 캐릭터와 가문을 다시 추리소설에서 볼 수 있을까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 책에 대해 나의 별점은 5개 만점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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