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강변호텔> 첫 시사 첫 반응

in #kr5 years ago

홍상수 감독의 신작 <강변호텔>을 봤습니다. 지난해 로카르노국제영화제에서 초청돼 영화의 주인공 역할을 맡은 배우 기주봉씨가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오랜만에 언론배급시사에 가서 보았는데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가 개봉하면 꼭 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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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시인 영환(기주봉)은 강변에 위치한 호텔에서 공짜로 숙식하며 시를 쓰고 있다. 무슨 영문인지 모르지만,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오랫동안 왕래가 없던 아들 둘을 부른다. 큰 아들 경수(권해효)와 흥행 감독인 작은 아들 병수(유준상)는 갑자기 아버지의 부름을 받고 강변 호텔을 찾아온다. 젊은 여자인 상희(김민희)는 오랫동안 함께 살던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강변에 있는 호텔을 찾는다. 상희의 친구 연주(송선미)는 실연으로 상처를 받은 상희를 위로하기 위해 그녀를 찾아온다. 상희와 연주는 호텔에서 눈도 보고, 영환도 만나고, 맛있는 음식도 먹으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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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자평

제 기억이 맞다면 홍상수 감독의 전작을 통틀어 이 영화는 죽음을 직접적으로, 그리고 가장 오랫동안 얘기하는 작품입니다. 자신이 이유없이 죽을 거라고 직감하고 영정사진을 찍고, 오랫동안 왕래가 없던 두 아들을 갑자기 부르는 영환이나 막상 아버지를 찾아왔지만 아버지와 긴 대화를 나누지 못한 채 호텔에서 시간을 보내는 경수와 병수 두 아들이나 이야기가 전개되는 내내 어둡고 슬픈 정취가 뒤따라옵니다. 영화의 후반부, 영환은 두 아들과 막걸리를 거나하게 마시다가 한 마디 합니다. "너도 금방 죽어. 그걸 잊지마." 사람은 누구나 언젠가 죽으니 후회 말고 열심히 살아라는 말처럼 들리기도 하고, 삶은 유한하다는 뜻으로 들리기도 하는데, 그 말을 내뱉는 순간 영환이 자신의 죽음을 준비하는 자세가 꽤 숭고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영화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해봐야 할 필요가 있겠다 싶었어요. 아, 인상적이었던 건 영화가 시작할 때 홍상수 감독의 육성이 내레이션으로 등장합니다. 그리고 오프닝 크레딧에서 감독 이름이 뜰 때 홍상수 감독과 기주봉씨 이름이 나란히 뜨는 것도 궁금하고요. 개인적으로 홍상수 감독이 최근에 내놓은 작품 중에서 가장 흥미롭게 본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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