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보면 죽는다' 넷플릭스 영화 <버드박스> 리뷰

in #kr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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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일어나 넷플릭스에서 보고 쓴 리뷰
**스포일러 없습니다.

버드박스
Bird Box

감독 수잔 비에르 각본 에릭 하이저러 촬영 살바토레 토티노 프로덕션 디자인 얀 롤프스 편집 벤 레스터 음악 트랜트 레즈노어, 티쿠스 로스 출연 산드라 블록, 트레반테 로즈, 존 말코비치, 사라 폴슨 등 개봉 12월21일 넷플릭스

“어떤 상황에서도 눈가리개 벗으면 안돼.” 말로리(산드라 블록)는 두 아이에게 거듭 말한다. “강에선 말하면 안 되고, 숲에서 어떤 소리라도 들리면 나한테 말하라”고도 한다. 남자 아이와 여자 아이의 이름은 각각 보이와 걸이다. 말로리와 두 아이는 천으로 눈을 꽁꽁 가린 채 집을 나서고, 미리 준비한 배에 올라탄다. 앞을 볼 수 없는 세 사람의 처지가 무척 위태로워보인다.
5년 전, 임신한 말로리는 외출을 자제한 채 그림을 그린다. 동생 제시카(사라 폴슨)이 그런 그에게 바깥 소식을 전해준다. 말로리는 제시카에게 자신이 그리고 있는 그림을 설명해준다. “사람들이 함께 있는데 저마다 외롭다.” TV 뉴스에선 사람들이 이상한 증세를 보이면서 집단 자살하고 있다는 현상 소식이 들린다. 말로리와 제시카, 두 자매는 산부인과에 함께 가서 말로리의 뱃속에 있는 아기를 본다. 산부인과 의사 팸은 말로리에게 혼자서 아이를 키울 생각이 없으면 입양도 고려할 수 있다고 알려준다. 병원에서 나올 때 TV 뉴스에서 봤던 이상한 현상이 눈앞에서 벌어진다. 사람들이 무언가를 보고 돌변해 죽음을 택하면서 세상이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된다. 말로리는 다른 생존자들과 함께 한 집에 들어가 숨어지낸다.
보면 죽는다. 조시 말러먼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버드박스>는 이 설정으로 서스펜스를 구축하는 독특한 스릴러다. 무언가를 보고 집단 환각 증세에 빠져 자살을 선택하는 혼돈의 상황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삶과 죽음의 기로에서 끊임없이 도덕과 윤리의 딜레마를 고민한다. <인 어 베러 월드>(2010)로 오스카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하고, <다시, 뜨겁게 사랑하라!>(2013) 등을 연출한 여성 감독 수잔 비에르 감독은 이상한 현상을 맥거핀 삼아 무언가를 본다는 행위가 주는 공포심을 극대화시키면서 아포칼립스 같은 세상에서 다음 세대(보이와 걸)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여성을 그려낸다. 주인공 말로리를 연기한 산드라 블록은 시각이 차단된 상황에서 공포가 극대화된 심리 상태를 강렬하게 표현해낸다.
김성훈 <씨네21>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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