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북 리뷰 - 「마르타 아르헤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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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Pediatrics 입니다.

오늘은 근래 읽은 책의 리뷰를 써보겠습니다.

「마르타 아르헤리치」입니다. 가볍게 읽어주세요 :)


martha argerich.jpg

[마르타 아르헤리치 | 올리비에 벨라미 | 현암사 | 2018-02-20]

제가 처음으로 마르타 아르헤리치의 이름을 알게 된 것은 피아니스트 임동혁의 첫 앨범에서였습니다. 임동혁은 지금은 워너사로 인수된 EMI 레이블에서 첫 앨범을 냈는데, 마르타 아르헤리치가 재능있는 젊은 피아니스트를 EMI에 추천하여 음반을 내는 Martha Argerich presents 라는 기획에 포함되었던 것이죠. 임동혁은 이 앨범으로 황금디아파종 상을 수상하며 콘서트 피아니스트로서의 활동을 훌륭하게 시작합니다. 그렇게 처음 알게된 마르타 아르헤리치는 '후원자' 이미지였습니다. 실제로 그녀는 요즈음에도 음악 페스티벌에서 유망한 젊은 아티스트와 합주를 하면서 그들을 관객들에게 소개하곤 합니다.

마르타 아르헤리치의 앨범을 검색하다 보면, 다른 연주자에 비해 합주가 많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피아노 뿐만 아니라 다른 악기와 함께한 연주까지도. 자신의 이름을 건 리사이틀을 세계 어디서든 할 수 있는 레벨의 연주자 중에 이렇게 합주를 많이 하는 연주자는 드물 것입니다.
책을 읽다보면 마르타 아르헤리치가 왜 이렇게 합주를 즐겨하는지를 알 수 있게 됩니다. 독주를 하는 순간의 완벽성에대한 결벽과 무대공포 때문일 수도 있지만, 아마도 그녀는 항상 누군가와 함께 있어야만 살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 평전은 마르타 아르헤리치의 이야기이지만, 그녀에게 영향을 미친 사람들의 이야기와 그 사이의 교류를 보여주며 누군가와 함께 있는 그녀의 모습에 더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에 대한 숭배, 아르헨티나의 맹모인 어머니와의 애증, 동료들과 주고받는 도움, 불같이 타오르고 사그러드는 연인과의 사랑, 재능있고 영특한 어린 예술가들에 대한 애정 등등.

예술가가 나타내는 작품은 자신의 성격, 철학과 연관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이야기가 궁금한 것은 인지상정이겠죠. 지금은 고인이 된 예술가의 이야기를 우리는 알고 싶어도 정보를 얻기 쉽지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전설로 남아 음반으로 접할 수 밖에 없는 호로비츠, 루빈스타인, 리히터, 미켈란젤리, 그리고 아바도 등과의 짧은 일화를 읽게 되면 이 평전이 소중하게만 느껴집니다.

아르투르 루빈스타인과의 만남은 그와 달리 훨씬 더 흥미진진 했다. 두 아티스트는 암스테르담의 한 식당에서 우연히 만나 합석을 했다. 루빈스타인은 콘세르트헤바우에서 연주를 한 뒤 혼자 저녁을 먹던 중이었다. 한편, 마르타는 그다음날 헤이그에서 독주회를 하기로 되어 있었다. 루빈스타인은 헤이그까지 마르타의 연주를 들으러 갔고 연주회가 끝난 후 자기 차로 마르타를 호텔까지 데려다주었다. "당신 연주를 듣고서 호로비츠가 생각났습니다." 루빈스타인은 그렇게 말했다. 마르타는 그 말이 칭찬인지 아닌지 확신할 수 없었다. 나중에 그녀는 루빈스타인이 오로지 자기 때문에 헤이그에 왔다는 것을 알고 무척 감동했다. - p.313

블라디미르 호로비츠에게 라이벌 의식을 갖고 있던 루빈스타인에게서 자신의 우상이었던 호로비츠가 생각났다는 말을 듣는 순간 아르헤리치는 어떤 표정을 지었을까요? 이 글을 보며 빙긋 미소가 띄어지는 것을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이 책의 띠지를 보면 '여류 피아니스트'라는 불필요한 수식어는 마르타 아르헤리치의 등장과 함께 드디어 폐기되었다!라는 음악 평론가 강헌 씨의 평론이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 음악을 듣는 청취자 입장에서 남성, 여성을 구분해서 들어본 적은 없습니다. 음악이라는 것이 보기보다는 듣는 것에 집중하는 성질을 갖고 있고, 연주자의 이름이 대부분 영어로 되어서 여성인지 남성인지 잘 구분되지도 않습니다. (프리드리히 굴다의 이름을 처음 접했을 때 저는 여성인 줄 알았습니다.) 다만 프로코피에프,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같은 광대하고 체력을 많이 필요로 하는 곡의 경우 여성이 소화하기 쉽지 않다는 생각은 할 수 있죠. 하지만 아르헤리치의 연주를 들으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그녀가 그런 평에 신경을 썼을지는 모르겠으나, 많은 사람들의 편견을 깨뜨리는 당당한 피아니스트였던 것은 사실입니다.

평전에서 묘사되는 아르헤리치의 모습은 일관됩니다. 순수하고 격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예술가로, 정돈되고 바른 생활을 강조하는 우리들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모습이 그녀의 천재성을 더 빛나게 하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을 것입니다.

..피아노를 연주하는 마르타 자신이 노는 아이였다. 그때그때 지금 이 순간만을 중시하는 아이.
음악에는 시간을 멈추게 하는 힘이 있다. 음악은 순간의 덧없음을 날카롭게 의식하게 함으로써 과거, 현재, 미래를 희석시키는 또다른 차원을 제공한다. 피아니스트는 영원한 아이로 남았기에 언제나 자유로이 발견하고 언제나 앞으로 나아갔다. 그녀는 아이였기에 지나치게 감상적인 노스탤지어나 치기 어린 허영, 발목을 잡는 소유욕의 함정에 빠지지 않았다. 자신의 위상을 다지고 후세에 남길 이름을 준비하는 여느 예술가들과 달리 마르타 아르헤리치는 죽는 날까지 자신의 유일한 신조에 충실할 것이다. - p.320

오랜만에 즐겁게 읽었던 평전이었습니다. 오늘은 마르타 아르헤리치의 <The Legendary 1965 Recording>을 다시 한번 들어봐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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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팅해주신 링크 따라 @pediatrics님의 블로그에 와 보게 되었어요.
언제 다녀가신지도 모르고;; 이제야 찾아뵙네요.

의사 선생님들이 미술이나 음악에 관심이 깊은 경우를 많이 보았는데, @pediatrics님은 음악쪽에 조예가 깊으신듯 합니다. 연주회도 자주 가고 클래식을 사랑하시는 모양이에요 ^^

아르헤리치의 연주를 들어본 적은 없습니다만 EMI레이블로 발표된 앨범이라니 믿음이 갑니다.
더구나 자신의 연주도 훌륭하고 합주를 하면서 후배 음악가들을 지원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면 훌륭한 피아니스트 였을거라는데 의심이 가지 않습니다.

좋은 책 소개해 주셔 감사합니다. 책도 책이지만 기회가 되면 연주 음반을 한번 들어보고 싶네요 ^^
즐거운 일요일 저녁 마무리하시길 바래요!

책 리뷰를 모아서 소개하시는 포스팅에 소개를 해도 실례가 되지 않을려나 모르겠어요. 스팀잇 시작한지 얼마 되지는 지난주에 알게 되었지만, 지속적으로 책 리뷰를 모아 지원해 주시는 분이 계시더라고요. 링크는 다음과 같습니다.
https://steemit.com/kr/@soosoo/link-and-list-30-update-18-03-11-243

보니까 @pediatrics님이 올리신 책 리뷰들이 하나도 소개되지 않고 있는 것 같아서, 리스트 참고하시는 분들 중에 어린이들을 키우는 부모님들이 보시면 좋은 책들이 많은것 같아서 링크를 소개해 두었습니다. 리뷰 쓰신 스티미언과 추천자에게 소액의 보팅액을 나눠서 보내시는것 같더라고요.

좋은 뜻으로 하는 것이지만, 혹시라도 이런 소개가 불편하시다면 제가 작성한 댓글과 소개를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

@thinky 님, 제가 글이 늦었군요.
조예가 깊다고 하면 좀 부끄럽고, 관심이 많은 편입니다.
책 리뷰 모으는 @soosoo 님의 글에 직접 올려주시니 제가 감사할 따름입니다^^;;

아니에요! 좋은 책 소개를 리뷰로 써 주시는데 소개쯤이야 별것 아닙니다;; 혹시 원하지 않는 홍보를 해드릴까봐 여쭤본거였어요^^ 괜찮다고 하시니 다행입니다.

관심이 깊어지면 조예가 생기는 법이죠.
그래서 때로는 이리저리 눈치보는 프로보다, 아마추어 애호가가 더 솔직하고 명확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

잘 읽고 갑니다 좋은 주말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어느새 월요일이네요. 이번 주도 힘차게 시작해보아요 :)

오 좋은 책 한 권 알아갑니다. 피아니스트들의 이야기는 그들의 음악만큼이나 늘 흥미진진한 것 같습니다. 좋은 포스팅 감사합니다!

@amugae 님 감사합니다. 피아니스트 평전이 많지 않은 가운데 새 책이 나와 기분이 좋습니다.

좋은포스팅입니다 ^^ 저도 따로 사서 읽어봐야겠습니다.

@song1님 감사합니다.^^

아이 키우는 엄마입니다~^^
많은 소통하려고 팔로우하고 갑니다~^^

@suin-mom 님 감사해요.
제가 오히려 배우는게 많을 것 같습니다^^;

예술가가 나타내는 작품은 자신의 성격, 철학과 연관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그래서 소설엔 소설가의 철학에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 소설 쓰기 쉽지 않네요. ^^

@naha 님, 감사합니다^^;
글 잘 읽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