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의 추억] 세계은행 땅을 사다

in #kr6 years ago

안녕하세요, 스피드레이서입니다.

@aruka님의 500팔로워 기념 이벤트 [해외에서의 추억 공모전]에 한번 참여해보려고 합니다.

옛날 일이기도 하고 좀 부끄러웠던 기억이었지만 이미 시간이 많이 지났기 때문에 이제는 말할 수 있죠..ㅎㅎ

시간은 약 8년 전 1월 말, 제가 고1에서 고2로 올라가는 시기였죠.

제가 다니던 용산고등학교에서 제가 신입생으로 들어갔을 때 처음으로 시작한 장학사업 덕택에 공부를 열심히 하게 되어

2학년이 되는 겨울방학 동안 8박 10일의 미국 동부 아이비리그 투어를 가게 되었는데요(성적 상위 10명)

워싱턴, 보스턴 지역에 있는 아이비리그 대학 및 지역 고등학교를 방문하고, 미국의 문화도 보고, 그곳에 계신 선배님들을 뵙기 위해 갔습니다. 교장선생님과 학년 주임 선생님께서 저희와 함께 가셨구요(총 12명)

8박 10일동안의 일정 중간에 월드뱅크(이하 세계은행)에 저희학교 선배님께서 과장?(정확하진 않지만 높은 직급이었습니다)으로 계셔서 그곳을 견학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세계은행.png

들어가는 입구에서부터 테러를 방지하기 위해 공항의 검색대처럼 소지품 및 가방 검사를 진행했습니다. 그냥 가방에 맥가이버 칼을 가지고 있던 친구도 바로 뺏겼더군요.

그곳에서 내부를 좀 둘러보다가 점심시간이 되어 건물 내부에 있는 식당(우리나라로 치면 푸드코트)를 찾아갔습니다.

정말 melting pot(수많은 인종이 섞여 있는) 미국의 월드뱅크답게 거의 모든 대륙별 코트가 다 있었습니다. 정말 고르기 어려울 정도로 메뉴가 많았는데요,

저와 9명의 친구들이 메뉴를 모두 고르고 나서 계산을 마치고 자리를 찾아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사건은 이때 발생했는데요, 쟁반을 들고 친구들과 얘기하면서 가다가 발을 헛디뎌(?) 쟁반을 든채로 그대로 넘어져버린겁니다... 그 때 점심시간이어서 수많은 인종의 사람들, 그리고 저희가 세계은행을 견학할 수 있게 해주신 학교 선배님, 그분의 아내분, 교장선생님, 주임선생님까지 다 계셨는데 그 앞에서 넘어져버린겁니다...

제가 그곳에서 짬뽕을 먹었는데 거의 1평의 땅을 제가 사버린 셈이 되었습니다....하하

거기다 제 부끄러움을 +1000 시켰던 것은 그 당시 저희 학교 교칙이 굉장히 엄격했기 때문에 머리를 군인처럼 밀었었다는 사실이죠...

그리고 옆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시던 교장선생님의 한마디 "나중에 얼마나 큰 사람이 되려고 세계은행 땅을 샀네?ㅋㅋㅋㅋㅋㅋㅋㅋ"

쥐구멍으로 숨고 싶은 마음뿐이었습니다. 제 옷에 짬뽕국물이 튀었다는 사실은 전혀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1분 전으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만이 가득했죠..

이때가 제가 미국을 처음 갔던 때였는데 약 8년이 지난 지금도 절대 잊을 수 없는 사건이 되었습니다.

그때 저와 함께 있었던 친구들, 선생님들, 선배님께서도 왠지 기억하시고 있을 것 같아 아직도 쑥스럽습니다ㅠㅠ

제 흑역사 기간(고등학교) 중의 가장 흑역사라고 할 수 있겠죠..

한참 지난 지금에야 이렇게 말할 수 있게 된 에피소드입니다!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네요~

이상으로 스피드레이서였습니다. 저녁 맛있게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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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이런 경험이 쌓여서 더 발전할 수 있는게 아닐까 하는군요.ㅎ

네! 그때부터 더 조심하게 된거같아욬ㅋㅋㅋ 미국에 다녀온것 자체가 좋은 경험이기도 했구요!

엄청 당황하셨겠어요 ㅋㅋㅋ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에고고

진짜.. 당황수준이 아니라 너무 부끄러워가지고 어찌해야할지를 몰랐어요ㅠㅠ
아이고 지금 생각해도 소름돋네욬ㅋㅋㅋ

지금에야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는 추억아닌 추억이 되었네요..
정말 멋진 여행..기입니다..^^*

하하... 지금은 그래도 웃으면서 얘기할수 있어요! 다만 그때의 사진은 절대... 저도 꺼내보지 않을것이야요....흑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하.. 소중한 추억이죠! 흑역사도 나중에는 추억이 되는법....이겠죠??
상상만 해도 웃기지 않나요? 빡빡이 고등학생이 식판들고 가다가 세계 각국의 사람들 앞에서 엎어졌을 때의 그 상황.....ㅠㅠ

인생에 창피함하나쯤 있어야 진짜 잘산인생 아닐까 위안한번해봅니다ㅎㅎ

ㅋㅋㅋㅋㅋㅋㅋ위로...가... 되었습니닼ㅋㅋㅋ 감사해요!
근데 그런 것 없는 사람이 어디있을까요~~라는 생각을 해봅니다(자기 위안)ㅎㅎㅎㅎ

ㅎㅎㅎ 경험이 사람을 키우는 듯 합니다!!
용산고라니!! 익숙한 곳이라 뭔가 반갑네요 :)
(판다양이 나온 건 아니고 용산고다니던 친구를 과외해서 많이 들었....)

아 정말요??ㅎㅎ 어쨌든 용산고와 인연이 있으시군요 ㅇㅅㅇ 괜히 더 반가운거 있죠??ㅋㅋㅋ

ㅎㅎㅎㅎㅎㅎ 그래도 이게 경험이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

ㅈ....좋은 경험이었다고 ㅎ...합니다!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 아주 재미있는 추억이네요 ㅎ ㅎ

당시에 얼마나 창피했었던지.. 제 발에 너무 화가났습니다 ...ㅠㅠ

뉴비 프로젝트에서 건너왔어요. 아찔한 경험이네요 ㅠㅠ

그래도 지금에 와서는 웃으며 얘기할 수 있답니다 엣헴

그런일이 있으셨군요. 그때 뜨거운 국물에 혹 다치신데는 없으셨는지요? 살아가면서 우리모두 부끄럽거나 곤란한일로 자기전에 이불을 박차며 몸을 배배 꼰적 다들 한번씩은 있기마련이죠 ^^ 근데 생각보다 다른사람들은 그런거 금방 잊어버리더라구요.

@aruka님의 말씀에 완전 공감합니다! 저는 정말 그때의 일이 부끄럽고 창피했지만, 막상 그 옆에 있던 사람들은 그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제가 얘기해줘야 기억할 정도일지도 몰라요!ㅋㅋㅋ
그때 약간 데이긴 했는데 당시엔 그게 중요한게 아니었답니다 ㅇㅅ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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