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밍고의 단상 | 정규직은 무조건 좋은가?

in #kr7 years ago (edited)

#도밍고의단상 은 제가 페이스북에서 적던 시리즈입니다.
도밍고는 제 닉네임입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떠오르는 짧은 생각들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스팀잇을 통해 이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ㅎㅎ

정규직은 무조건 좋은가?


정규직 일자리는 이제 없다

월 스트리트 저널에 실린 2017년 2월 글. 무려 1년 전 글을 읽고 떠오르는 생각을 적어본다.

본문에는 없지만, 스티븐 핑커 교수의 말이 떠올랐다. 스티븐 핑커 교수는 책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를 통해 넓게 보자면, 현재 인류는 더 나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 근거로 세계적인 '폭력 감소' 를 꼽았다.

전쟁, 살인, 테러 등. 여전히 일어나고 있지만, 발생 숫자를 보자면 과거 대비 현재 현저히 감소했다는 것이다.

난 모든 것에는 이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정규직 일자리 또한 그렇다. 나는 4년간 정규직으로 속해있다가, 2년간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다시 조직에 들어왔다. 정규직과 프리랜서를 모두 경험했다. 그냥 막연한 생각이 아니다.

정규직은 기본적으로 풀타임을 해야한다. 사장, 그러니까 사용자는 정규직 직원에게 월급을 주고 그 월급 이상의 가치를 창출해내야만 한다. 그렇지 못하면 회사는 망한다.

정규직은 프리랜서에 비해 해고가 어렵고, 이는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하지만 이는 사장 역시 똑같이 느낀다. 프리랜서는 정해진 계약기간이 끝나면 떠난다. 계약기간 뒤의 일은 프리랜서와 관련이 없다. 사장도 불안하다.

정규직이 느끼는 심리적 안정감이 클 수록 스스로가 현재에 안주하기 쉽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안주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때문에 많은 사회인들이 정규직에 들어가 현실에 머무르곤 한다.

심리적 안정을 추구하는 것은 나쁜 것이 아니다. 문제는 사회가 이를 이용한다는 것이다. 아니, 이용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비즈니스 사회에서는 이익을 추구해야만 한다. 전장에서 상대의 목을 베지 못하면, 내 목이 베어지듯. 비즈니스 사회에서도 마찬가지다. 모두가 좋은 일은 유토피아다.

심리적 안정은 인간의 본성이라고 한다. 메슬로우의 욕구단계설에서는 인간의 욕구를 5단계로 정의한다.

가장 낮은 생리적 욕구부터, 안전 욕구, 소속 욕구, 존경 욕구, 자아실현 욕구 순이다. 애초에 인간은 안정을 추구하게 돼있는 것이다. 즉, 현실에 머무르는 편안함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정규직으로서 고용을 보장받게 되면, 그 편안함을 누리게 된다.
정체되는 것이다.

편안함을 누리면 안되나?


앞서 말했듯, 편안함을 누리는게 나쁜 것이 아니다.
나 또한 퇴근 후 맥주 한 캔을 마시며, 축구 경기를 보는게 제일 좋다. 내 못난 모습을 보여도 괜찮은 편한 친구들과 노닥거리거나, 이불 속에 파묻혀 뒹굴거리는건 참 행복하다.

하지만, 역시 사회가 문제다.

경쟁 사회에서 정체는 후퇴를 의미한다. 후퇴는 곧 퇴출이다.
정규직 일자리는 이제 없다에서는 비정규직 고용으로 수익을 극대화하는 예시들이 나오는데, 이는 수익을 창출해야하는 경영진의 노력이라 생각한다. 제품을 더 많이 팔 수 없다면, 생산 비용을 줄여서 수익을 늘리는 것이다.

이때 비정규직으로 전환시키기 위해 정규직을 해고하게 된다. 해고되는 정규직은 누굴까? 단연, 정체돼 경쟁력 없는 직원이 되지 않을까?

정치를 하지 못하는 직원들이 짤리는거라 주장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글쎄, 정치는 왜 나쁜가? 정치도 능력이다. 사회적 동물들이 모여 조직을 이뤘는데, 그 안에서 정치는 단연 중요한 능력치다. 정치는 필요하고, 이를 인정하지 않으면 사회에서 도태될 뿐이다.

사내 정치는 아직까진 중요한 능력치다. 아직까지는 말이다.

편안함을 누려도 된다. 옆의 경쟁자보다 뛰어난 능력이 있다면 말이다.

비정규직(프리랜서)는 무조건 나쁜가?


여기서 말하는 비정규직 or 프리랜서는 업체에 파견돼 정규직과 똑같은 업무를 하면서 다른 대우를 받는 파견직은 제외한다. 이는 제도를 악용한 사례로, 세상을 더 좋게 만드는 행위로 보지 않는다.

내가 말하는 비정규직 or 프리랜서는 시간이 아닌 업무 단위의 계약을 말한다.

프리랜서의 시대는 이미 시작됐다. 다시 말하지만, 똑같은 업무를 하며 다른 대우를 받는 파견직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가령 1명의 직원이 1년간 할 수 있는 일을 Task A라 하자. Task A는 5천만원의 가치를 창출한다. 사장은 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정규직 채용이다. 당연히 5천만원 이하의 금액으로 정규직을 뽑게 된다.

하지만 정규직 채용은 Task A만을 위해 할 수 없다. Task A가 끝나면 이와 연관된 Task B를 만들어 내 해당 정규직 직원에게 업무를 줘야 한다. 이는 너무도 당연하다. Task A가 끝난 다음 해에도 정규직 직원에게 월급을 줘야하기 때문이다.

만약 사장에게 Task A와 연계된 Task B를 만들 능력이 없다고 한다면, 사장은 정규직을 채용하면 안된다. 그저 '어떻게든 되겠지' 라는 생각은 한 비즈니스의 리더의 생각으로 적절하지 않다.

때문에 사장은 Task A를 위한 프리랜서를 고용하는게 맞다. 물론 여기서도 조건이 있다. Task A가 비즈니스의 핵심이라면 앞으로 쭉 책임 질 정규직을 고용해야만 한다. 하지만 이를 지키지 않고 많은 업체들이 핵심 업무를 외주 및 프리랜서로 돌린다. 필패라고 본다.

Task B를 만들 능력도, 프리랜서의 능력치를 파악 할 능력도 없다면. Task A가 비즈니스의 핵심이라면. 사장은 Task A를 포기해야 한다. Task A를 감당 할 능력이 안되는 것이다.

프리랜서는 점차 업무 단위 계약을 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 화두인 '꼰대 문화'가 크게 사라질거라 본다. 계속 함께 할 사람이 아닌, 내가 잘 하는 '업무 능력' 으로 인정 받는 사회가 된다. 능력으로 인정 받는 사회 말이다.

이는 사회가 더 나은 방향으로 가는 길이라 믿는다. 능력으로서 인정 받으려면, 스스로가 가장 잘 하는 일을 자신의 '능력' 이라 내세울 것이다. 이게 보편화 되면 사람들은 점차 스스로가 '가장 잘 하는 일' 에 집중하게 될 것이고, 이는 현재의 문화가 대폭 바꾸는 시작이 될 것이다.

장기적으로 남들보다 잘 하려면, 좋아하는 일을 해야만 한다. 결국 스스로가 좋아하는 일에 집중하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는 것은 인류가 더 나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라 본다.

리스크를 낮춰라, 올인은 금물


세상은 변하고 있다. 역사를 보면 인류는 산업 혁명, 전쟁 등을 통해 크게 바뀌었고, 세상은 승자의 몫이 됐다.

세상은 또 변할 것이다.
때문에 안정을 추구하되, 변화를 준비하는 투 트랙 전략이 필요하다.

프리랜서의 시대가 온다고 해서 프리랜서를 위한 준비에 올인해선 안된다.
아직은 정규직이 보상과 안정성 관점에서 월등히 좋은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계산 빠른 청년들이 공무원 시험에 도전하는 것이 아닌가?

이미 정규직이거나 정규직을 준비하는 상황이라면, 굳이 프리랜서 시대를 위해 모든 것을 놓을 이유가 없다. 정규직은 정규직의 이점을 갖고, 정규직을 준비하고 있다면 정규직을 쟁취하면 된다.

다만, 정규직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인지해야 해야 한다.
프리랜서의 시대가 언제 보편화 될 지는 아무도 모른다. 때문에 현재 정규직 시대의 이점을 갖고 향후 프리랜서 시대를 차차 준비해야 한다.

정규직의 비정규직화는 막을 수 없다.
관건은 우리가 이 변화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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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글 올리실 때마다 제가 눈팅을 하고 있네요 ㅎㅎ

이번 글 공감갑니다.. 다소 논지를 벗어나는 주제일 수도 있으나..

실제 일부 정규직 분들은 비정규직(계약직)에 대해 오해를 하죠...

당연히 본인보다 돈을 적게 받고 자신의 아래라는 인식이요...

커리어와 포트폴리오가 확실한 프리랜서는 프로젝트 하나를 위해 투입되기에

기간을 1년으로 늘여 계산하면 같은 작업을 하는 정직원보다 몇배의 돈을 더 받기도 하는데 말이죠...

오늘도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

엇!! 정독 후 의견까지!! ㅎㅎ
감사합니다 ^^
헌데 사회는 좋은 방향으로 가지만... 인간은 할게 점점 많아지는 듯 합니다 ㅋㅋㅋ
쉬고 싶은데 말이죠 ㅜ

반갑습니다 가입한지 2일된 뉴비입니다^^
팔로우,보팅 하고가요 시간되시면 맞팔부탁드립니다 자주뵈요^ㅡ^

감사합니다 맞팔 했어요 ㅎ

생각하는대로 살자 라이프인사이트입니다.

좋은 글이네요. 다만 그런식으로 가게될 때 기본권 보장이나 사회안전망이 충분하지 않다면 사회가 매우매우매우매우매우 피폐해질거에요.

그렇습니다... ㅎㅎ
그래서 기본소득 및 로봇세 이야기가 병행되고 있는 것 같아요 ㅎ

우리나라 제도가 계약직을 이용하고 버리는 구조라 다 그런거 같습니다 원래는 계약직이 더 급여도 많아야 하는데..

ㅜㅜ 개선돼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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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는 기획자인데 와닿는 글이네요 :) 잘보고 팔로/ 보팅 하고 가요

^^ 프리랜서님 화이팅입니다.
능력자들이 인정받는 세상을 원해요!! ㅎ

정규직ㆍ비정규직ㆍ프리랜서ᆢ
참 해결책없는 복잡한 문제이죠.

맞습니다 ㅜ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한 과도기를 잘 이겨내야 합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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