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산보자
도시 산보자
타지의 도시를 여행하는 것은 흥미로운 경험이다.
보편성, 도시는 확장하기도 하며, 도퇴하며 축소되기도 한다.
이런 시간의 과정을 체험하는 것이 도시 여행이다.
나의 발걸음은 시간만큼 느려지며, 보폭은 건물의 간격만큼 좁아진다.
시선은 아래의 보도블럭을 바라보며 느리게 느리게 걷는다.
바쁜 도시인의 움직임 속에 도시의 시간을 탐색하는
나의 발걸음은 시간의 역사를 중지시킨다.
유럽의 도시를 걸을 때면 거치 돌바닥을 마주친 신발의 아우성에 즐거움을 느낀다.
보행자가 걷는 보행로 뿐만아니라 차도 또한 돌길로 되어 있어,
자동차의 타이어 또한 아우성치는 소리를 듣는다.
도시산보자는 과거의 산보자의 길을 따른다.
공간의 변화를 감지하고, 보폭의 흐름으로 역사를 재구성한다.
파리의 보를레르, 서울의 구보씨, 베를린의 벤야민...
어느덧 이들과 함께하며 동시대의 흐름을 읽는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들
도시는 보이는 것들을 위해 탄생하지만, 이내 보이지 않는 것들의 경연장으로 바뀐다.
느린 발걸음에 의한 시간의 중지 속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
나에게 다가와 인사한다.
기웃거리는 비둘기,
짹짹거리며 잽싸게 날개짓하는 참새,
무언가를 구걸하며 명상에 잠긴 이들의 얼굴,
보도블럭에 남은 흔적들과 빵부스러기,
혼돈의 색감으로 섬광을 이루는 상점의 간판들,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얼굴로 바라보는 아이의 시선..
도시의 산보자는 무표정이지만,
눈빛은 그들의 환대에 기뻐하는 웃음으로 길을 걷는다.
걷고 또 걷고 다리가 뻐근해 오지만,시간의 여정을 멈출 수 는 없다.
그가 걷는 것은 동시대를 잇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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