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봄에 쓴 글

in #kr3 years ago (edited)

아기가 칭얼대면 아기띠에 메고 밖으로 나가 동네구경을 한다. 주로 놀이터나 공원으로 가서 꽃이나 나무를 구경하는데 두리번거리는 아기에게 ‘꽃이 벌써 시들었네, 여름에는 꽃이 지고 잎이 초록색이 되는거야, 그리고 나면 열매를 맺고 내년 봄에 다시 꽃이 피어’, ‘저기 꽃에 벌과 나비가 꿀을 모으나봐!’ 같은 말을하고 ‘나비야 나비야 이리날아오너라’ 노래를 부른다.

그렇게 나는 요즘 나비와 벌이 꽃에서 나와 멀리 날아가 사라질때까지 지켜보고, 꽃이 피고지고 열매를 맺는 일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이메일, 매출, 재고 같은 것들 말고 나비, 벌, 꽃에 대해 얘기한다.

내가 나비가 꽃에 앉아 꿀을 빠는 모습을 초고속 촬영 다큐멘터리 같은게 아니라 실제로 지켜본적이 있었던가? 우리 동네에 이렇게 꽃이 많았던가? 올 봄은 나비, 벌, 꽃 같은 단어를 이야기하며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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