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란 뭘까? SMT와 '숨쉬는 글'에 대하여

in #kr6 years ago (edited)

몇달전 글보상에 대한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을 때

'숨쉬는 글'

이라는 용어가 꽤 주목을 끌었다.
당시에 세간의 주목을 한몸으로 받았던 당사자는
한동안 글을 쓰지 못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최근까지도 보상에 대한 이런저런 대립되는 의견들이 있었지만
그것도 잠잠해 진거 같으니 신기할 따름이다.
그런데 다시한번 컨텐츠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볼 계기가 생겼다.

다름아닌 SMT가 본격화 되었을때
어떤 커뮤니티(?)가 경쟁력을 갖출 것인가에 대한 전망이다.

그동안 스팀kr을 휩쓸었던 그리고 현재도 대세(?)라고 믿어지는
소위 '가치있는 컨텐츠'란 무엇이며,
실제로 돈으로 연결될 컨텐츠는 무엇인가에 대해 잠깐 생각해본다.

'가치'라고 말하지만
그것은 단지
'가치'라고 쓰고 '가격'이라고 읽는 것과 다를바 없다.

오래전에 우리는 '사용가치'를 버렸다.
그리고 '교환가치'에만 익숙한 삶을 살아간다.

교환에 익숙한 삶
그것은 너무나 고독하고 냉정하다.
그래서 우리정신의 심연에서는 항상 이렇게 외친다.

"내 가치를 알아 달라."

하지만 우리에겐 유리되어버린 세상에 갇혀있는
상대의 가치를 읽어내고 느낄만한 삶의 여유란 없다.
그런 여유를 가진 사람들은
더욱 더 빠르게 교환가치를 뽑아낼 궁리를 하고
피폐해지는 영혼을 달래며
또다른 교환가치를 뽑아낼 연구를 거듭할 뿐.

그런 삶에서 우리에게 남은것은 뭘까?
심연으로 부터 꿈틀거리는 호소를 외면하는 기술
그와는 정반대로
연예인들의 어처구니 없는 숨쉬는 스토리를 보며 감탄하는 일뿐

얼마전에 종영했다는 '무한도전'
그 프로그램의 시청률은 20%수준을 유지했고
이런 저런 이유로 종영을 할 무렴에는 6%대였다고 한다.
'JTBC뉴스룸'의 시청률을 몇 %였을까?

고리타분한 나는 예능프로그램을 보지 않는다.
코미디 프로를 마지막으로 본것이 아마도
'회장님 회장님'이었다.
조금 오래전 이야기지만
'전대머리와 보통사람'이 마오가 밝힌 '권력쟁취의 기법'을 실천하고
우리의 목을 조이던 시절
그나마 요령껏 그리고 수준있게 기업과 사회를 비판하던
그 프로그램을 마지막으로 나는 TV와 인연을 끊었다.

명절이 되면 마주하는 친지들과 TV앞에 앉을때는
언제나 괴로웠다.
터무니없는 줄거리와 무의미한 대사들
그걸 재미있다고 보고 있는 사람들
그들의 삶에서 그 출연자와 스토리는 어떤 의미를 가질까?
자신의 삶을 개선하거나 윤택하게 하는데 어떤 도움도 주지 않는
그런 방송을 시청하고 연예인의 인기는 높아지고
그에 비례해서 그들이 소유한 건물의 가격과 임대료가 덩달아 높아지는
그런 현실에서 대체 무엇을 얻고 있는 것일까?

축구, 야구, 농구, 골프..승마까지.
알 수 없는 누군가가 팬들의 환호속에
상상할 수 없는 거액의 수입을 올리고
어딘가에 빌딩이나 땅을 샀다는 뉴스가 간간히 들려온다.
그 많은 돈은 전부 어디서 나왔을까?

우리는 '가치'를 추구하며 살고 있을까?
'가치'있는 글이나 그림을 내놓으면 그것이 인정되는
그런 세상에 살고 있을까?
애당초 '가치'라는 애매한 것이 있기나 할까?
원시시대에도 없었고 지금은 더욱 형체가 흐려진 그런것이?

접두사를 붙여야지
'사회적'이라고 하는 멋진 접두사를..

'사회적 가치'라는 사뭇 거창해보이는 바로 그 판단에 의해
내보기에 온갖 이상한 내용의 프로그램들이 인기를 끌고
그 출연자들이 떼돈을 번다.

연예프로그램의 미래가 밝을까?
미술사, 과학사, 음악사에 대한 전문프로그램의 미래가 밝을까?
아니 누가 더 돈을 벌까?

돈을 떠나서 어떤 프로그램이 더 가치 있을까?
나같은 이상한 사람에게는 예능프로그램은 쓰레기다.

내가 독재자라면 아마도
마음속으로는 전부 휴지통으로 넣어버리고 싶을테지만,
반대로 실제로는 적극 권장하고 더 재미있는 것을 개발할 것이다.

머지않아 SMT가 출발할 것이라고 한다.
뭔가 새로운 형태로 변하는 모양인데
얼마나 달라질지 모르겠다.

다만,
'사회적 가치'라고 하는 요상한 힘이
이곳이라고 피해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은 확신한다.
인간은 그리 고상한 존재가 아니며
제정신을 차리기위해 명상하기 보다는
자신의 관심이 이끄는 쉬운 길을가기 쉽다는 것이다.

어떤 컨텐츠가 더 많은 가치를 갖게되고
더 많은 코인(?)으로 돌아오게 될지 모르지만
세상을 끌어가는 것은
가난한 자가 아니라 부자들이라는 것은 기억할 만 하다.

수요와 지불능력이 큰 사람들이
시장을 지배하는 것이다.

스티밋에서 숨쉬는 예능프로그램은 무엇일까?
비웃음의 대상이었던 숨쉬는 글 아닐까?

그러고보면
숨쉬는 글을 쓰는 사람도 조금은 더 노력할 필요가 있다.
연예프로그램에 나오는 그 배우들의 표정에 해당하는
적절한 이미지라도 한개 올린다면 어떨까?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하는 속담을
어이없이 가져다 붙여본다.

TV라고는 'JTBC뉴스룸' 외에는 시청하지 않는
경직된 사고의 소유자가 볼때
대체 그 예능프로그램과 스포츠 경기들을
누가 ?
왜?
보는 것인지 당췌 모르겠다.

그러나 한가지는 안다.
그것을 보는 사람들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들이 무한도전에 환호했던 것 처럼
나는 숨쉬는 글에 환호한다.

복잡하고 난해했던 18세기 사상가에 심취해서
머리를 쥐어짜던 시절은 지났고
이제는 얼굴을 스치는 봄바람이
가장 가치있는 것으로 변해버렸다.

쉽게..평안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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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좋은 글 감사합니다.
글 읽다가 저는 소름이 돋았습니다👍

수요와 지불능력이 큰 사람들이
시장을 지배하는 것이다.

벤티님은 항상 살아있는 글을 쓰시잖아요^^

감사합니다.
저의 방향성은
“유입” 입니다.
구글검색에서 걸려서 스팀잇으로 유입되는 유저수를 늘리는 부분을 항상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맛집이나 책 등의 컨텐츠가 주류가 되는 것 같습니다

그렇군요.
유저가 늘다보면 온갖 다양한 사람들이 포함되어 있을테고
그중엔 투자자와 생산자가 함께 들어 있겠지요.
장애물들이 사라지길 빕니다.

항상 생각을 하게 하는 문제입니다.
그래서 "아무 생각 안하고 나하고픈대로 스티밋에서 논다" 로 방향을 정하고 논답니다.
가타부타가 필요 없는듯 합니다.
포스팅의 주제와 맞는 댓글인지 모르겠습니다.

"아무 생각 안하고 나하고픈대로 스티밋에서 논다"

스티밋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하지 않으면 머리가 아파지더라구요.
비교하지 말고 하고픈대로 합니다.

가치란 것이 결국 돈이 됐고 그렇게 글의 가치도 그 값에 따라 매겨지는 사회가 된 거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글의 가치를 보상하겠다는 스팀잇의 구호도 실은 여기에 맞닿아 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마지막 말씀이 인상 깊습니다.

복잡하고 난해했던 18세기 사상가에 심취해서
머리를 쥐어짜던 시절은 지났고
이제는 얼굴을 스치는 봄바람이
가장 가치있는 것으로 변해버렸다.

숨가쁘게 하루를 살아가는 오늘 날 봄바람이 그 어느때보다 소중하게 느껴지는 거 같습니다.

다만 스팀잇에는 @neojew 님처럼 이런 고민을 하는 분들이 꽤나 많이 계신거 같습니다. 완전할 수는 없겠지만 가치와 쓸모의 기준을 새롭게 세워간다면 SMT는 또 하나의 가능성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스팀잇은 하나의 사회라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생각을 하고 다양한 컨텐츠가 생겨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누군가 원하지 않아도 그렇게 되고 있고
그것을 인정하면 그만이지요.

잘읽고 갑니다
네오쥬님 즐건 주말 입니다^^

감사합니다.
평안한 하루 보내세요.
주말이라 바쁘시겠네요^^

좋은 이야기 감사합니다. 스팀잇이 살아남으려면 컨텐츠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뉴비들을 이벤트로 도와주는게 아니라 그들의 글을 읽고 그 글에대해 보팅을 해주는 것이 스팀잇을 살리는 길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팔로하고가겠습니다 ^^

스티밋의 미래가 기대된다면
커피 한잔값에 해당하는 스팀이라도 매수해서 파워업할거 같은데
그걸 안하는 분들을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저도 뭐... 사고싶긴 하지만 상황이 여유돈은 코인에 많이 묶인 상황이라 하하

각자의 상황에 의존하지요.
묶여있는 코인이 빛나는 열매로
수확되길 빕니다^^

어려운 주제인 것 같아요. 어디까지가 ‘콘텐츠’인지 판단하기도 어려울 것 같고요.

글 한줄도 누군가에겐 컨텐츠라고 할 수 있지요.
인간들은 각자가
얼마나 다른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들이 무한도전에 환호했던 것 처럼
나는 숨쉬는 글에 환호한다.

멋지고 유익한 글도 좋지만

잡설도 좋은거 같아요... 왠지 모든 글이 유익하면 삭막한거 같기도 하고

이상 잡설이였습니다

대중들의 컨텐츠 가치평가기준은 '웃음' 즉 행복을 주는가인 것 같습니다. 그 컨텐츠의 깊이라든지 사회적 의미라든지 철학 같은 것들은 대중들의 관심 밖이라고 봅니다.

오랜만에 깊이 있는 글 잘 읽었고 팔로우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스팀잇 여기저기 구경다니며 제 소개를 짧게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살아야할까'를 생각해보는 인성칼럼과
'터보힘준' 유머(인'터'넷에서 찾아'보'기 '힘'든 수'준'있는 유머)를
포스팅하고있습니다.
인터넷3대 구경거리는 미인, 동물, 유머라고 합니다.
제 창작 품위유머도 한 번 구경 오십시요 @isson99

SMT가 무슨 뜻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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