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산책..독산성과 세마대

in #kr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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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있는 유적지가 아닌곳을 골라서 방문하는 네오쥬입니다.
오늘 포스팅하는 장소는 경기도 오산(Osan in S.Korea)에 자리한 독산성(Dogsanseong )입니다.
전략적 요충지에 자리잡고 있는 성입니다. 네비에 '독산성'을 목적지로 설정하고 출발했습니다. 집에서 30분정도 걸렸네요. 성은 산의 꼭대기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차를 몰고 약간 가파른 길을 올라가다가 적당한 장소에 주차를 합니다. 그리고 가파른 길을 걸어올라 갑니다. 산성 바로 아래에 주차장이 있지만 역시 운동삼아 중간부터 걸어 올라가는 것이 도움이 되겠다고 판단했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가파른 오르막길을 따라 천천히 올라가면 저기 도로 끝나는 부분에 주차장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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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벽이 보이네요. '해탈의 문'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데 문을 통해 올라가면 그 위에 작은 절이 있습니다. '독산성'은 대략 백제가 한강유역을 차지하고 있을때 만들어진 성으로 추정되는거 같습니다. 고구려의 공격이니 진흥왕이 어쩌고 하는 것으로 봐서 서기 500년대에 이미 성이 있었다는 것이지요. 정확한 내용이야 역사가들의 몫이구요. 저는 산책을 하기위해 왔으니 일단 성위로 올라갔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것 처럼 '독산성'은 가파른 산의 중턱을 중심으로 돌을 쌓아올려 만든 성입니다. 산이 가파르기 때문에 성을 공격하려면 상당히 곤란을 겪었을 거 같습니다. 성의 둘레가 3km조금 넘는 정도라서 작은 편이고 내부에 논밭이나 물이 없습니다. 그 말은 장기전을 펼치기 힘들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지요. 반대로 성의 내부에서는 사방이 시원하게 뚫려있고 잘 보입니다. 만일 근처를 지나는 군대가 있다면 멀리서 한눈에 볼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전략적 요충지가 되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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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곽을 따라 걷는데 보루근처에 누군가 돌을 쌓아 놓았더군요. 인상적이었습니다. 다른사람이 자신의 소망위에 다른 소망을 덧붙이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날카로운 돌을 맨위에 올려놓은 모양인데...사진을 찍고 10초도 지나지 않아 저 세로로 세워진 돌은 아래로 굴러 떨어졌습니다..욕심이란 그런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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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곽위에서 보이는 전경입니다. 전망이 좋지요. 밑에서 쳐들어오는 군대에게 위에서 그냥 돌만 던져도 쓰러질거 같습니다. 이런 성은 어떻게 점령할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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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대왕이 성을 방문하셨을때 이용된 서쪽문을 지나서 좀더 걸어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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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의 내부에서 유적이 발견되어 발굴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작은 포크레인 한대가 있고 작업인부들을 위한 공간등이 마련되어 있더군요. 발굴현장이 잘 보전되고 있는지는 의문이었습니다. 아무나 접근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점은 좀 아쉽더군요. 유물이나 유적에 대해 좀더 의미를 부여하고 보호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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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굴장소 바로 옆으로 구경하면서 걸어올라갑니다. 이 부분만 오른편에 계단형으로 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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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가는 길은 약간 경사가 있습니다. 대신에 전망은 좋지요. 조금만 더 가보자 하면서 걷다보니 어느새 성을 한바퀴 돌았습니다. 제일 높은 곳에 올라가면 '세마대'표지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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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이 팔각정처럼 생긴 건축물이 있습니다. 바로 '세마대'에 얽힌 장소입니다. 임진왜란 중이던 1593년에 '권율'장군이 전라도의 병사를 이끌고 이곳에 주둔했다고 합니다. 왜 경기도 병사가 아니라 전라도 병사인지 그것도 의문입니다만 무슨 사정이 있었겠지요. 개전초기에 경상도지역 조선군은 완전히 와해되어서 장군부터 병사까지 틈만나면 전부 자기 살길을 찾아서 도망쳐버렸으니까요. 난중일기를 보면 '이순신'장군께서 격분하는 기록이 있습니다. 전부 도망쳤다는 보고가 연이어 들어왔기 때문이지요.
어쨋거나 권율장군과 병사들이 산성에 진을 치고 있었는데 일본군이 공격을 하기위해 염탐을 했습니다. 결론은 '성내에 물이없다'였고 일본군은 물동이를 진 병사를 성근처에 보내서 조롱을 했다는 군요. 그냥 총을쏘며 공격을 하면되지 그런짓은 왜 했을까요? 조총으로 무장을 했더라도 이처럼 천연의 요새를 공격하려면 쉽지가 않았을겁니다. 그래서 정신적인 압박감을 주려고 했을텐데...'권율'장군이 묘책을 냅니다. 바로 이 자리에 말을 데려와서 흰쌀을 뿌리면서 씻는 시늉을 한것입니다. 망원경도 없던 시절에 산 꼭대기에서 뭔가 말에 허연것을 퍼붓는데 그건 틀림없이 물처럼 보였겠지요. 결국 왜군은 성에 대한 공격을 포기하고 후퇴했다는 이야기가 전합니다.
'세마대' 즉 '말을 씻었던 곳'이라는 의미가 되겠구요. 이 건물은 '장대'라고 합니다. 장군이 여기에 앉아서 사방을 둘러보며 지휘를 하던 장소라는 뜻입니다.
올라가 보시면 아시겠지만 독산성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주변 시야가 완전히 틔어서 작전을 세우고 지휘하기에 정말 적합한 장소라는 것을 바로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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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대와 70년대의 세마대 모습입니다. 역사상 꽤나 의미있는 장소라고 할수 있는데 이렇게 방치가 되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대한민국의 모습이지요. 세마대에도 현판이 걸려있는데..그게 또 '이승만'의 작품입니다. 권력자들이 되도않는 글씨를 써서 유적지에 같다 붙이는 못된 행태가 어김없이 적용된겁니다. 어쩌면 옆에서 아부하던 인간들이 충성의 의미로 물어다 준 기회일지도 모르겠네요...광화문 현판을 썼다는 박정희도 그렇고..참으로 건방진 X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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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동탄쪽을 바라봅니다. 산이 꽤 높다는것이 느껴지실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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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문득 무거우 사색의 필요성을 느끼신다면 한번 거닐어 보시길 권합니다. 입장료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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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을 마친후에는 작은 사찰에서 짧은 묵도를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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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을 이리저리 데리시고 다니시는군요, 부럽습니다^^

어디 안가고 가만히 있으니 찾아갈 뿐인데요^^

역사책에서 봤던 세마대가 여기 있었네요..... 좋은 말씀과 사진 잘 보고 갑니다.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평안하세요!

Nice photography

단순한 등산이 아닌 역사를 배우는 느낌으로 글을 읽었습니다~
네오쥬님 이야기를 술술 풀어주셔서 빠져들어서 봤네요 ^^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쌀쌀하네요.
평안한 저녁시간 보내세요^^

저도 작년인가 다녀왔었는데, 이렇게 사진과 글로 다시 보니 새롭네요. 사진까지 정말 멋있게 찍어 놓으셔서 유명하지는 않지만 중요한 역사적 가치가 있는 유적지에 대한 소개가 정말 제대로 된 것 같아요.. ^^

해탈의 문이라니 의미심장하네요^^

역사산책 잘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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