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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6_thinky와 함께하는 독일여행기]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 Skulptur Projekte Münster(2) - 미술관 밖의 외부작품들

in #kr6 years ago

다소 위험해 보이거나 지저분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은 모두 철거한 뒤 새로운 건축물을 짓는 것이 자연스러운 우리나라 문화

우리나라는 "옛날꺼 = 낡고 촌스러운 거" 라는 인식이 있어서인지, 싹다 쓸어버리고 새로 깔끔하고 "세련되게" 짓는 경향이 있지요. ㅠㅠ 이태리나 프랑스, 영국만해도 건물의 외부골격과 껍데기는 그대로 두고, 건물안 인테리어만 싹 바꾸는데... 우린 왜 남겨두지 못할까요 ㅠㅠ 유행을 계속 쫓는 패스트패션 같은 느낌이 들어서 씁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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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레님!! 저도 그게 진짜 싫은데요. 그게요... 제가 좀 해보니(?) 왜 그런지 짐작은 되더라구요. 일단 너무나 힘들고 이단 돈이 엄청 많이 들어요. 싹 허물고 새로 짓는거 보다 놔두고 리모델링을 하는게요.
그리고 외벽 부분이 유럽처럼 대리석이나 석조면 엄청 튼튼하니까 그냥두고 내부를 수리할 수 있는데 나무로 된 한옥들은 썩은 나무가 있는 경우 대들보 보강부터 해야되니 이게 좀 힘든 부분은 있더라구요.

몇년 전에 가회동에 성당이 하나 있었는데 그 성당은 1950년대 지어진 성당이었어요. 근데 성당 증축공사를 해야된다고 하면서 결국은 신축으로 결정이 나고 그 오래된 첨탑이 너무나 예뻣던 교회를 싹 밀고 새로 짓는다는 기사를 보고 어찌나 속상하던지..(종교는 없습니다만 아무튼요 ㅠㅠ) 우연히 거기 신부님 뵙게되서 여쭤봤더니 똑같이 말씀하시더라고요. 기존의 교회당이 너무 작고 공사가 너무 복잡하고 해서 결론은 시간과 돈이 너무 많이 든다고요 ㅠㅠ 신도들도 교구도 대부분은 원치 않는다는거죠 그런 과정을요. 결국은 내부에 한옥도 같이 짓고 해서 뭐 건축상도 받고 했다던데 저 혼자 아쉬워하고 있는것 같아요 ㅋㅋ(혹시 가회동성당 신축 관련기사가 남아있나 싶어 검색을 해보니 온통 비와 김태희 결혼식에 대한 이야기 뿐이로군요 ㅎㅎ)

결론은 이걸 후원하고 지지하는 사람들 전체의 마음이 "돈과 시간이 많이들더라도" 오래된 것을 유지하면서 시행하는 것이 맞다는 쪽으로 기울기 전에는 이런식의 "싹쓸이 리모델링"이 사라지긴 어렵겠다 싶더군요.

제가 투자자나 후원자라면 어떨까 생각을 해 봤는데 서두르는 분들의 마음이 이해가 가지만 역시 저라면 남기는 쪽을 택하고 싶거든요. 오래된 것을 남기는 것이 왜 필요한지에 대해 뮌스터 시가 시민들과 오랜 기간동안 대화를 통해 공공미술에 대해 고민한 것 처럼 풀어내고 다음으로 나간다면 가회동성당도 피맛골도 저렇게 깨끗하게(?) 사라지진 않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ㅠㅠ

서두르는 마음을 저 또한 이해가 됩니다. 특히 빨리 수익 실현을 하고싶은 투자자는 그러하겠죠. 주식투자에 대입해서 생각하니 더더욱 감정이입이 되네요..? ㅠㅠ

그런데 워렌버핏처럼 장기적인 관점으로 본다면 오히려 우리 후손에게도 큰 자산이 되는 리노베이션이 투자수익이 어마어마(!) 할텐데... 흠 그러러면 정말 인내심 많고, 미래지향적인 사람이 후원해야 가능할것 같네요. ㅜㅜ

그런 사람을 찾는것보다 그냥 제가 그런 사람이 되는게 빠르겠어요. ㅋㅋㅋㅋㅋㅋ 열심히 살아야겠네요 :D

꺅! 셀레님이라면 앞으로 그런 장기적 안목으로 투자 및 후원을 해 주실 분이란 생각이 들어 뭔가 기쁘고 든든하네요 :D

예술쪽에 그런 미래지향적이고 안목있는 콜렉터들이 더 많다면 우리나라 예술계가 달라질텐데 늘 아쉬운 부분이에요. 중국만해도.. 부호 콜렉터들이 일부러 아무리 유명한 외국 작가들 있어도 잘 안사고 자국 작가들을 중심으로 키워줘서 중국미술시장이 다른나라에서 무시하지 못하게 커졌거든요.
근데 처음엔 사람들이 중국 작품들 보면서 뭐 저런작품에 투자를 하냐 그랬는데, 놀라운건 그런식으로 계속 투자를 하다보니 돈을 따라서 시장의 흐름이 변하고 무시하지 못하게 되더라고요 ㅠㅠ 물론 그들이 열심히 한 것도 있었던거 인정하지만요.

우리나라 콜렉터들은 한국작가들 작품보다 외국 유명작가들 작품 사는걸 더 좋아해요. 대부분. 그래서 외국계 유명 화랑 지점들이 한국 작가를 자기네 나라에 소개한다는 명목하에 슬금슬금 국내 화랑가에 자리를 잡고... 실제로는 외국 유명작가들 작품을 직접 팔 속셈이겠죠, 국내 화랑들에 커미션 안주고요.. 그래서 안그래도 어려운 국내 화랑가는 더 힘든지경이 되고 있어요. 미래를 바라보는 투자라는게 쉽지 않은 모양이에요 ㅠㅠ

아무튼 셀레님 홧팅입니다!! 미래 문화예술의 후원자로 낙점되셨습니다 ㅋㅋㅋㅋ

중국 콜렉터들은 확실히 자국 띄우기에 열과 성을 다하는 게 보여요. 나쁘게 보면 중화사상의 실 사례를 보는건가 싶을정도로. ㅎㅎ 그렇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거래량도 많아지고 거래액수도 커지다보니 지금의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수준까지 오더라구요. 중국 컬렉터에게 전세계 미술시장이 다 세뇌된 것 같기도 하구요. ㅎㅎㅎ

말하다보니 제 어릴적 일이 생각납니다. 웨민쥔 그림을 꽤 갖고 계신 분 댁에 놀러간 적이 있는데 그 그림들을 보고 제가 거의 기절수준으로 놀래서 울었던 기억이 있어요 ㅋㅋㅋㅋㅋ 어휴, 정말 그림들이 참 무서웠어요. 웨민진이 지금처럼 스타가 되기 전이라 왜 그런 괴이한 그림을 집에 갖고 있는건지 이해가 안되었는데.. 지금은 마냥 부럽습니다. ㅎㅎ

몇년 전에 우연히 "진격의 거인" 이라는 엄청 무서운ㅎㅎㅎ 일본 만화를 좀 본적이 있어요. 전 그때 웨민쥔 그림이 딱 생각나더라고요 -_-;; 어렸을때 보셨다면 진짜 충격받으셨을거 같아요 ㅎㅎㅎ(그분 저도 완전 부럽네요 @@)

진짜 저도 중국작품들 대부분 별로 안좋아하는데.. 그리고 10년쯤 전인가 어느시점까지는 중국의 이상한 "짓거리"라고, 거품이 꺼지면 사라질거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렇게 조성된 시장을 통해서 이후로 진짜로 좋은 작업을 뽑아내고 무섭게 성장하는 중국 작가들이 생기는걸 보면서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 그런 생각을 하게되더라고요.

중국인들 무서운걸 그때 알았어요. 그리고 시장이 지나치게 작은 이상 서로 아웅다웅 하느라고 성장 자체가 어려워 진다는 걸 알게 되서 안타까운 마음이 앞섭니다. 좀 부족해도 우리작가들을 먼 안목으로 응원해주면 현 세대는 어렵더라도 다음 세대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을테니까요.

(아 셀레님과 대화를 나누다보면 어쩐지 댓글을 멈출수가 없고 자꾸 할말이 생각나요. 바쁜 셀레님 붙들고 저도 모르게 끝없이 얘기를 하고 있네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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