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이야기 #1] 나는 왜 주식투자를 하는가.

in #kr7 years ago

사실 주식투자를 시작한지는 몇 년 되지 않았습니다. 물론 예전부터 주식에 대해서 관심이 많기는 했습니다만, 리스크가 워낙 큰 투자수단이라고 인식해서, 안정적인 투자를 원하는 제 투자성향과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었죠.

주식에 관심을 갖게 된 건, 메리츠자산운용 존리 대표의 강연을 들으면서였습니다. (존리 대표는 미국 Scudder Stevens and Clark에서 코리아펀드-한국 주식에 투자하는 세계 최초의 뮤추얼 펀드-를 오랫동안 운영하던 포트폴리오 매니저였다가 2013년에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로 취임한 분입니다)

존리 대표의 강연 중에서 아직도 기억나는 내용을 적어보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자본주의 Rule No.1 월급쟁이는 절대 부자가 될 수 없다"
"회사를 사야 한다. 회사를 살 수 없으니 회사의 일부인 주식을 사는거다"
"한국은 주식관련 일을 하는 사람들조차 주식은 위험한 투자대상이라고 생각해 주식을 사지 않는다"
"주식은 사고 파는 게 아니라, 사서 갖고 있는거다."
"금방 팔아야 할 주식이라면 처음부터 사서는 안될 주식이다"


(유튜브에서 검색해보니 이 분 강연이 참 많던데.. 그 중에 하나를 올립니다)

주식은 사고 파는게 아니라 사서 갖고 있는거라는 말은 아직도 제 투자원칙 중 하나로 삼고 있답니다.

사실 제가 지금까지 주식이 너무 리스키한 투자대상이라고 생각했던건 주식의 기본은 쌀 때 사서 비쌀 때 파는 건데, 저같은 개인투자자가 지금 이 주식이 정말 싼 건지, 비싼 건지 알수 없다는 생각때문이었죠. 하지만 그런 접근 자체가 잘못된 생각이었습니다. 지금 이 주식이 싼 지 비싼 지 고민하는 것보다 이 회사가 좋은 회사인지, 즉, 투자할 만한 회사인지를 판단해야 한다는 거죠.

정말로 투자할만한 좋은 회사라면, 그 회사의 지분을 사들여서 회사의 주인이 되면 되는겁니다. 물론 100%의 지분을 사면 좋지만 자금이 부족하니, 백만분의 1, 천만분의 1 정도의 지분을 사들이는거죠. 그게 바로 그 회사의 주식이라는 얘기입니다.

그럼, 정말로 좋은 회사가 있느냐. 네, 생각해보면 정말 많습니다. 제가 사용하고 있는 물건, 서비스를 유심히 본다면 답이 나오는 거죠. 삼성전자 주식이 왜 좋은 주식인가요? 아니, 삼성전자라는 회사의 지분을 왜 취득하고 싶나요? 저를 포함한 수많은 사람들이 삼성전자 휴대폰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죠. 누구나 사용하고 있는 제품을 만드는 회사라면 그 회사의 주인이 되고 싶은 욕심이 나지 않나요? 찾아보면 우리 주위에 좋은 회사는 얼마든지 있으니, 좋은 회사를 고르는 능력만 기르면 주식투자를 할 준비가 된거겠죠.

근데 정말 좋은 회사이지만, 지금 주식이 너무 고평가되어 있어서 비싼 상태라면 손해를 보는게 아닌가란 염려가 생기는데.. 그건 매월 주식에 조금씩 투자하는 제 투자 패턴 상, 큰 문제가 되지 않더군요. 만약에 제가 돈이 아주 많아서 큰 금액을 일시에 투자한다면, 매입단가가 결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무조건 그 금액보다 주가가 더 올라야 하지만, 매월 조금씩 오랫동안 주식을 산다면 그동안 주식의 가격이 떨어져도 평균매입단가가 낮아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거죠.(이걸 코스트 에버리지 효과라고 하죠)


코스트에버리지-326x235.jpg

저는 주식투자를 매월 1번씩만 합니다. 마치 펀드 자동이체처럼, 매월 일정한 금액을 정해놓고, 미리 정해놓은 주식을 꾸준히 매입하고 있습니다. 최근 주식시장이 좋아서 코스피지수가 자꾸 오르고 제가 산 주식들도 많이 올랐지만, 전 기분이 별로 좋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전 앞으로 최소 10년동안 이 주식들을 살 예정이니까 주가가 자꾸 떨어졌으면 하는 마음이거든요. 한달에 한번 HTS에 접속할 때, 플러스 수익을 보여주는 빨간색보다 마이너스 수익을 보여주는 파란색이 훨씬 더 반갑습니다. "아, 이 회사를 더 싼 값에 살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에서 말이죠.

만약에 제가 매일매일 차트를 보면서 일희일비하고, 주식을 계속 매매한다면 스트레스때문에 일찍 주식을 접었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주식에 매여 있지 않고, 내가 경영해도 좋을 것 같은 좋은 회사를 골라서 오랜 기간 꾸준히 투자하는게 제 성향에 맞는 투자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제가 실제로 하고 있는 주식투자방법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적어보려고 합니다.

※ 원래 제가 관심있는 주제 중 주식얘기를 그냥 끄적이고 싶었는데, 쓰다보니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서.. 앞으로 몇 번 더 써보려고 #1 이라고 제목을 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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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en amigo bien

주식에 관심이 있는데 팔로우 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많이 기다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맞팔했습니다~
좋은글...까지는 아니어도 진솔하고 정성이 담긴 글을 올리겠습니다 ^^

저도 주식이 막연히 투자 위험이 높은 재테크 수단이라고 생각해서 주식 투자를 꺼렸었는데, 앞으로 mycow 님께서 소개해주시는 글들 보면서 고려를 해봐야겠네요 :)

네 주식만이 좋은 투자수단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좋은 옵션이라고 생각하고 고려하시면 좋을 듯 합니다 :)

주식관련 좋은글 많이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주식에 관심이 많은 만큼, 더 많이 생각하고 고민한 글들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kr-stock글 환영합니다. 이미 팔로우는 제가 맺어놨구요, 보팅 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minari님, 관심가는 글 많이 올리시는 것 같아서.. 자주 놀러가도록 하겠습니다^^

주식쪽은 아는게 없는데 잘 읽고갑니다

저도 주식 전문가는 아니지만, 제가 투자하면서 느꼈던 점들을 적어나가고 있습니다. 적으면서 제 생각도 정리되는것 같아 저 자신부터 도움이 되는것 같습니다 :)

금방 팔아야 할 주식이라면 처음부터 사서는 안될 주식이다

당연하지만 좋은 말이네요

그리고 좋은 투자철학을 갖고 계신것같아 본받아야겠습니다..ㅎㅎ 코스트에버리지 좋습니다.. 알면서도모르는

네 저도 정말 마음에 드는 말입니다. 투자하는데 큰 영감을 준 말이기도 하고요. 투자하면서 그리고 글을 쓰면서 아직 내공이 많이 부족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계속 공부하고 생각하면서 투자철학을 정립해나가려고 노력중입니다 ^^

제가 산 주식도 요즘 많이 떨어져서 속이 쓰립니다ㅡㅡ 잘읽고갑니다.^^

투자하면서 가장 어려운건 역시 마인드컨트롤인듯 합니다. 이런저런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는 좋은 성과 있으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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