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후에 남는 것은..

in #kr7 years ago
나의 여행길엔 왜 항상 비가 찾아올까?
여행은 예상했던 좋은 일보다 예상치 못한 일들의 연속이었다.
그 속에서 있는 그대로의 여행을 조금씩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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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 다가갈수록 나는 비를 몰고 다닌다.
거짓말처럼 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에 비가 오거나,
여행 중 한 번이라도 비가 내리지 않는다면 어색하기까지 할 정도.
날씨 때문에 일정에 차질이 생기는 건 부지기수였다.
뿐만 아니라 여행은 언제나 변수로 가득했다..


일정은 최대한 완벽하게.
날씨는 화창하게.
맛있는 것만 먹고.
매 시간 일분일초가 즐거운 여행.


돌이켜보면,

그런 여행은 쉽게 찾아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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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은 홍콩 여행에서 야경으로 유명한 빅토리아 피크를 찾아 가는데, 그날이 마침 1년 중에 한번 있는 피크트램 공사 날이랑 맞물려버리는 바람에 버스를 타야만 했다. 다낭 여행에선 비행기가 2시간 이상 출발이 지연되었다. 이에 항의하는 여행자도 많았지만 한 두 차례도 아니고, 이것도 익숙해지니 아무렇지 않게 기다리곤 했다.

완벽한 일정에 끝내주는 날씨. 진정한 휴양을 즐긴 푸켓 여행은 마지막 날이 반전이었다. 공항으로 가기 위해 사전에 예약했던 버스가 오지 않아 비행기를 놓칠 뻔했던 아찔한 경험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런저런 위기의 순간을 겪다 보니,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예측할 수 없었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그냥

모든 걸 침착하게 받아들이기로 했다.


어차피 되돌릴 수 없다면 불운도 즐기자!

새로운 것을 보고 느끼기 위해 떠났다면,

원치 않았던 경험도 나에겐 쉽게 접할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이지 않을까?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마인드로 여행에 접근하니,

불운의 상처도 쉽게 회복되었고,

여행을 뜻깊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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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여행 후에 남는 것은
예상했던 좋은 일보다
예상치 못한 일들의 연속이었다.


이제는 비가 내리면,
바쁜 일정 속에서 잠시 쉬어갈 수 있음에 잠시 마음을 내려놓는다.

조용한 카페의 창가에 앉아 빗소리를 들으며,
따뜻한 차 한잔을 홀짝 거리는 건 또 다른 행복으로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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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수가 없으면 여행이 아니지요...
저도 첨엔 완벽하게 계획을 짜놓고 움직이는 타잎이었는데... 그러다 보니 그 계획에 치여 스트레스를 받는 저를 발견하게 되더군요.
요즘은 비가 오면 비가 오는데로, 연착이 되면 연착이 되는데로, 공사가 있으면 다른데 가는걸로... 그렇게 하나 내려놓고 다닙니다. ㅎㅎ

맞는 말씀입니다. 그것도 여행 과정 중 하나니 즐겨야죠^^

지금 생각해보면 여행지에서 비오던 풍경이 기억에 참 많이 남아요 ㅎㅎ
물론 고생은하고 기분도 꿀꿀했지만...!
여행길이라는 그 자체로 신나는 추억으로 남았네요 ㅎㅎ

저도 비오는 날이 워낙 익숙해져서^^; 유난히 비가 어울리는 여행지들이 있어요~ 전 런던이 비가와도 맑아도 다 좋더라구요:)

인생도 예상치 못한 일의 연속이기도 하더라구요..
한번 지나가면 다시 돌아가기도 어려운 점도 여행과 참 닮아있는..
그래서 가급적이면 계획을 세워 움직이려고 하는데, 돌발상황이 오면 그래도 식은땀이 나는 건 어쩔 수 없더라구요... ㅎㅎ

맞아요~ 익숙지않은 돌발상황은 항상 판단의 기로하에 식은땀이 흐르게 만들죠^^ 지나가면 그것도 다 추억이지만서도요~ 그럼에 여행과 인생은 닮은 점이 많아 항상 비교하곤 하는 것 같아요.

크... 너무좋은 글이네요!
내 마음 먹기에 달린 것 같아요^^

마음먹기에 달렸죠! ㅎ

짧은 여행중 비가 오면 참 서운하죠?
그래도 태풍보다 낫습니다.ㅋ
제작년 홍콩, 작년 대만갔을때 태풍 만나 집에 못올까 조마조마 했답니다.ㅋㅋㅋ

비도 적당히 와야 ㅋㅋㅋㅋ

파리에서 한국 도착 날짜를 출발 날짜로 보고 비행기를 놓쳤던 기억이 나네요. 그런 예측하지 못 한 상황에서 무척 당황하고, 놀랐지만 그런 저를 다독여주고 도와준 타지의 사람들이 지금도 큰 추억으로 남았네요. ;) 그리고 그런 상황을 이겨내며 여행을 해나가다 보면 어느새 속으로 조금 다른 내가 되어 가는 것 같아요. ^-^ 물론 작가님이 말씀하신 긍정과 감사의 마음도 함께!!

헉... 엄청 당황하셨을 듯 합니다 ㅠㅠ... 타지의 사람들이 얼마나 고마웠을까요.. 그런 순간들이 자신도 모르게 조금씩 성장하게 만들지 않나 싶습니다. 저도 비행기는 아니지만 기차나 버스는 많이 놓쳤거든요^^; 한 두번 놓치니 이제는 그러려니 합니다 ㅎ

그런 트러블들이 다 여행기 썰이 되지 않나요? ㅋ
전 요즘은 그 트러블들에 다 감사하면서 살고 있습니다...ㅎ

맞죠! 다 누적되어있는 썰이죠 ㅋㅋ 하나씩 풀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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