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차니즘이 가득한 깍두기

in kr •  2 years ago

김치를 먹어본지 오래되었기 때문에
아리에뜰 님의 깍두기 레시피를 따라해보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러나 전략을 잘 짜야 합니다.
최대의 난적, 귀차니즘 때문이지요.

집에 무우가 없고 배가 없기 때문에 나가서 사와야 합니다.
어차피 하루종일 집에 있으면 답답하기 때문에 한번쯤 나가는 것 쯤은 용납이 됩니다.

무우 두개와 배를 사왔습니다. 집에 오니 섣불리 요리를 시작하기엔 너무나 피로하여
잠시 컴을 다시 켜고 레시피를 재확인 함과 동시에 웹서핑도 합니다.
충분한 휴식 후 무를 포장에서 꺼냅니다.
무 껍질을 안벗겨도 된다는 레시피가 참으로 고맙습니다.
원작 레시피는 영양소를 살리자는 이유로,
저의 경우는 귀찮다는 이유로...
이유는 달라도 결과는 우연히 같습니다.
무 껍질은 벗기지 않는다.

설렁탕집에 나오는 깍두기는 큼지막 합니다.
그렇게 썰면 쉽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썰었습니다.

절구... 절구를 사용해서 배즙을 만들고
양파와 마늘도 같은 절구로 다지면 설거지가 쉬워지는 개이득.

귀차니즘 요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은 바로 설거지거리 입니다.
최소화 해야죠.
믹서를 사용한다는 것은 상당한 부담감...
믹서를 씻어야 할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배껍질을 과도로 깎아가지고 절구에 넣고


크게 썬 무에 굵은 소금이 없어 Iodised Table Salt 가는소금을 대충 뿌리고
절구질로 대충 으깬 배를 부어넣고 숟가락으로 대충 휘휘 저은 다음
절여야 되니까 다시 웹서핑.
에펨코리아 요즘 잼있더군요.

다음은 마늘과 양파를 다져야 할 차례입니다.
근데 들어가야할 마늘이 20개...
안깐마늘을 20개를 깐다는 것은 가혹했씁니다.
물론 20개를 센다는 것도 가혹합니다.
대충 10개 좀 넘는 정도를 넣기로 즉흥적인 판단.
마침 마늘도 마늘껍질이랑 아주 강하게 붙어있는 스타일의 마늘이라
손톱으로 마늘을 움푹 긁어내가며 마늘껍질을 분리...
절구에 먹다 남은 밥한숟갈을 넣고
마늘이랑 양파를 넣고
빻다보니 깨달은것
이것은 맵다
눈물이 났지만
요즘 모니터를 너무 많이 쳐다봐서
이참에 눈물을 흘려보는 것도 눈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그런 느낌이 갑자기 들어가지고
긍정왕 모드로 빻았습니다.

밥그릇 하나를 더 꺼내서
마늘양파밥풀 빻은것에다가
간장, 피쉬소스, 고춧가루를 눈대중으로 대충 측정해서 넣고 섞은다음
무 썰어 소금뿌리고 배즙 얹은 것에 부어가지고 다 섞어줍니다.


완성.

만들었으면 먹어야죠.
아까 양념섞는데 썼던 밥그릇에 깍두기 한끼 분량을 담아냅니다.
어차피 그 양념이 그 양념이므로 이것은 납득할만한 설거지거리 재활용.

아직 충분히 절여지지 않은 무맛이 나는군요.
이것은 시간이 해결해주겠죠.
다 잘 될겁니다.
스팀도 깍두기도 하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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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김치는 고수의 영역인데요 ㅎㅎ 잘하셨어요

오늘 다시 먹어보니 깍두기가 잘 익었네요. 이렇게 대충 만들었는데도 맛있네요... @ariettle 님께 좋은 레시피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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