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세계에서 불어닥친 미투운동#2

바둑전도사 박원장입니다.

오늘 어느덧 지옥의 일정 같았던 학원 지도검사를 마치고 복귀하였습니다.
그동안 스팀과 스달형제가 열심히 달리고 있었네요! 좀 더 사둘걸 그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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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게 학원 지도검사를 준비하던 중에 바둑계에 또 한 번 몸살을 앓을 일이 터졌답니다.
저번에 포스팅한 한국기원 총재 유창혁의 미투 사건 이후에 두 번째 미투가 터졌습니다.

유창혁 총재의 미투 포스팅입니다. (https://steemit.com/kr/@mooyeobpark/tfrqe)

그 대상은 김성룡 프로입니다.

그는 1991년 16세의 나이로 프로 입단을 하였고 2004년에 전자랜드 배에서 초대 챔피언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
꽤 좋은 성적을 거두어 바둑계에서도 주목하는 프로였지만 19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는 이창호라는 든든한 거목이 버티고 있었지요
그 이후 보급 기사라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바둑해설로 대활약을 시작합니다.
기존에 바둑해설은 대국시간이 워낙 긴 관계로 오디오가 항상 비는 일이 굉장히 많이 있었습니다.(뭐 지금도 그럽니다.)
다른 방송으로 따지면 방송사고이지만 바둑계에서는 당연히 되어왔던 일인데 김성룡은 해설에 탁월한 장점을 보이면서 다양한 비유, 설명, 재치 있는 해설로 바둑계에 ‘김구라’라는 애칭이 붙으며 바둑 방송가를 독점하다시피 하게 되고 일반 대중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게 되었습니다.

또한 바둑리그에 포스코 감독으로 우승을 안기기도 하였고 그 이외에도 세종시에서 바둑보급사업을 하는 등 바둑 관련 모든 일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던 분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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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갑자기 일이 터졌습니다.

미투 운동이지요..
국내에서 활동 중인 외국인 여성 프로기사는 2009년 6월 5일 김성룡 9단의 집에 초대를 받았고 피해자는 친구를 기다리면서 술을 많이 마신 상태에서 김성룡 프로기사가 자고 가라는 권유대로 잠이 들었다가 자는도 중 눈을 떠보니 옷은 모두 벗겨져있었고 몸 위에 올라타 있는 그를 보았다고 적었습니다
그 이후에도 해당 여성 프로기사가 사는 집을 찾아오기도 하여 더욱 불안하였고 그 이후에도 웃으면서 자신에게 인사하는 그를 보면서 9년 동안 무섭고 힘든 시간을 보내어왔다고 토로하였습니다.

한국기원은 이번 미투 사태가 터지면서 윤리위원회를 구성하고 2차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합니다.

그 이후에 김성룡측에서는 변호사를 선임하여 적극대응을 시작하였고 본인이 직접해명하기 보다는 보도글이나, 지인을 통해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내용의 논지는 합의하에 진행된 성관계라고 이야기 하는것이지요

이러한 대응이 잘한 대응인지 여부는 알 수 없으나, 여론이 진실공방으로 변화하자 피해자측 지인이 증언을 통해서 김성룡측의 발언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였으며 그 이외에도 몇몇의 증인들이 피해자의 주장의 신빙성을 실어주고 있는 모습입니다.
향후 어떻게 진행이 될지..

아마 이번 사건으로 인해 방송계나 한국바둑리그에서 그의 입지가 거의 없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피해자의 경우 제가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고 기사를 찾아보시면 누군지 나오겠지만 괜히 제가 떠벌려서 또 다른 추가적인 피해를 주고 싶지는 않은 마음에 실명을 적지는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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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계는 참 좁습니다.

이번 기사를 보고 굉장히 많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김성룡 프로기사와 개인적인 일로 만나서 의논한 게 작년이며, 세종시에 김성룡 바둑학원에 있는 사범들 중 한 명은 저희 학원에서 주말 지도사범을 겸해서 하고 있습니다.
저의 또 다른 지인은 김성룡과 협약을 맺어 김성룡 바둑학원 간판을 걸고 바둑학원을 개원하기도 하였습니다.
(상세한 내용을 다 올리기에는 제가 좀 겁이 납니다.. 아시죠? ^^:)

지방에서 학원을 하는 제가 다 안면이 있을정도이니.. 이처럼 바둑계는 좁으면서 폐쇄적인 면이 있습니다.
유창혁과 김성룡 미투 사건 이외에도 바둑을 배우는 도장에서 성추행 사건도 있고 도장 여자화장실에 몰카가 설치되어있다는 글도 한국기원 내부 게시판에 고발된 적이 있지만 크게 이슈가 되지는 않았지요

우리나라에 현재 400명도 안 되는 프로기사들은 어릴 적부터 바둑도장 중심의 생활을 하기 때문에 프로기사나 연구생들 사이는 입단 이후에도 선후배로 지속되며 바둑일을 하다 보면 마주 칠일이 많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더욱 안 좋은 일을 겪어도 호소하거나 목소리를 낸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지요
또한 도장을 다닐 경우 지역에서 온 학생들은 기숙사 생활을 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남성의 비중이 월등히 높다 보니 여성이 더욱 취약한 환경이라고 생각됩니다.

바둑계가 심한 몸살을 앓고 있지만 오히려 이번 기회를 통해 더욱 깨끗한 바둑계로 거듭났으면 합니다.
암호화 화폐시장이 기나긴 하락장 이후에 다시 회복기를 갖듯이 바둑계 또한 이번 일로 많은 실망감을 안게 되겠지만 반전의 계기로 삼고 바둑진흥법을 통해서 더욱 대중들 하게 친숙하게 다시금 다가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저녁에는 어머니 병원에 갈 예정이여서 부랴부랴 적어보았습니다 ^^;
모두 즐거운 불금되시기 바랍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