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토종바둑 된장바둑 서봉수!

in #kr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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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토종의 힘! 된장 바둑 서봉수

서봉수프로는 70년대부터 90년대 초반까지 조훈현과 함께 조서시대를 열며 바둑의 황금기로 끌어올려주신 프로기사입니다.
1970년 9월 입단대회를 통해 프로가 되고 프로 입단 첫해는 4승 2패라는 성적으로 그저 그런, 무난한 성격에 프로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그의 시작은 1972년 조남철선생님과의 명인전 타이틀을 시작으로 최저단(2단), 최연소(19살)이라는 기록을 달성하며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게 됩니다.
서봉수의 명인 즉위는 우리나라 바둑의 역사에서 ‘혁명’으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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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봉수 이전에 프로기사들은 대부분 일본에 선진 바둑교육을 받아온 유학 엘리트였습니다.
조남철, 윤기현, 하찬석, 조훈현까지 다들 일본기원에서 공부를 한 사람들이 성적을 올리는 게 당연한 시대였지만 그 불문율을 서봉수가 단신으로 격파해버렸지요
유학은커녕, 국내에서도 이렇다 할 스승에게 배우지도 않았고 오직 독학과 실전으로 연마해 기존에 강자들을 앞질러 나갑니다.
서봉수의 등장과 조훈현의 활약으로 인해 한국의 바둑은 황금기를 맞이하여 당당하게 우리나라의 힘만으로 써 세계 1등 국가로 올라서는 출발점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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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가 되기까지..
서봉수의 프로가 되기까지는 보통의 방식과 차별화됩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바둑은 프로가 되기 위해서는 조기교육이 필수이고 (조훈현도 4살부터 시작하였고 보통 7세부터 바둑공부를 시작합니다.)

서봉수는 바둑을 14살 무렵에 바둑을 처음 접하게 됩니다.
그는 독학을 통해 무섭게 늘린 바둑실력으로 바둑부 장학생으로 스카우트되었고 19세에 입단을 하게 됩니다.
(19살이면 연구생에서도 늙어서 퇴출을 당한다는 나이입니다.)
서봉수가 일찌감치 조기교육과 영재교육을 받았으면 어찌 되었을지 궁금하기도 하네요 ^^;
우리나라의 바둑천재인 조훈현, 이창호, 이세돌 등이 바둑계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 바둑의 특징을 가장 잘 살린 사람은 서봉수라고 할 수 있겠지요.
잡초류, 토종 바둑, 된장 바둑 등이 그의 특징을 알려주는 별명이라고 생각됩니다.

원맨쇼 진로배 국가 대항전

그의 파워는 1997년 진로배에서 나타납니다.
진로배는 농심배 바둑대회의 전신으로 한국, 중국, 일본 3개국에서 각각의 5명의 대표가 출전해서 겨루는 3각 토너먼트의 대회가 있었습니다.
국가 대항전으로 진행되고 특정 기사 1명이 이기면 계속 두기 때문에 한 명이 전 세계 기사들을 상대로 다 이길 수도 있는 독특한 시스템의 대회입니다.
이곳에서 서봉수는 우리나라 선봉장으로 출전하여 9연승으로 한국팀 대회 우승을 확정 짓습니다.
제5회 진로배는 한국의 1번 주자 김영환 프로와 위빈 프로의 대국으로 시작되는데, 위빈 프로는 김영환과 일본 주자 아와지를 꺾고 2연승 한 채로 서봉수와 맞서게 됩니다.
서봉수 프로는 이때를 시작으로 남는 중국 프로와 일본 프로를 상대로 한명 한명 꺾어 전설에 9연승 신화를 만들어내지요
우리나라는 서봉수가 패 할 경우에 대비해서 조훈현과 유창혁이 든든하게 뒤를 받치고 이 둘이 질 때를 대비하여 최종병기 이창호까지 대기하고 있었지만 서봉수의 원맨쇼 덕분에 바둑돌한번 만져보지 않고 각자 2500만 원이라는 불로소득을 얻게 됩니다.
진로배가 창설 대고 5년간 한국이 5연패 기록을 남기면서 대회를 휩쓸지만 안타깝게도 이 시기부터 IMF 사태로 인해 진로배는 짧고 굵은 역사를 남기고 바둑계에서 사라집니다. ^^;
하지만 이 인기 절정의 국가대항 연승전은 3년 후 농심배로 다시 한번 부활하게 되지만
아직도 서봉수의 9연승 기록을 깬 프로기사는 없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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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봉수 = 한국류

가난했습니다. 창호지로 바른 창문으로 찬바람이 들어오는 셋방에서 살았습니다.

그의 회고록중 하나입니다. 그의 바둑이 한국류로 불리는 이유는 바둑스타일이 시대의 상황과도 잘 맞았기 때문입니다.
서봉수의 바둑은 끈질긴 생명력으로 잡초바둑이라고도 불리웠고 바둑판에는 언제나 비명소리가 가득했습니다.
일본의 반상의 예절, 꽃처럼 아름다운 행마로 만드는 명국에 대한 이론을 배우지 않은 그였기에 그의 바둑은 처절하고 극적이며, 생사를 넘나드는 전투로 가득차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그의 바둑에 사람들은 한국류라 칭하며 수많은 팬들이 생겼습니다.

조훈현은 저서를 통해서 서봉수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그는 타고난 싸움 꾼 이었다. 아무런 틀도 형식도 없이 이기기 위해서 라면 무엇이지든지 할 수 있는 게릴라 같은 바둑을 구사하고 있었다. 뭐 이런 바둑이 있나. 마치 권투 글러브를 벗어던지고 이종격투기를 하는 것 같았다.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신선하기도 했다. 일본에서 형식에 얽매인 바둑만 하다가 흙탕물에 뒤엉켜 싸워보니 짜릿했다. 그는 마치 칼을 품고 달려드는 자객과도 같았다. 그는 도대체 포기를 모르는 사람이었다. 다른 기사들은 점점 나에게 지는 것에 익숙해 졌지만 서봉수만은 그렇지 않았다. 서봉수 외에 나를 이긴 사람은 거의 없었다. 승부에 대한 집작과 포기할 줄 모르는 근성을 배웠다. 천재에 지독한 투지까지 타고난 사람이었다.”

서봉수9단은 오늘도 지금도 한국기원 국가대표팀 연구실에 들러서 후배들의 바둑을 공부합니다. 서봉수의 바둑은 역사책에 박제되어있지 않고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랍니다.

요즘 일이 많아서 자꾸 스팀잇 할 시간이 부족하군요 ㅠㅠ
야심차게 기획했던 복기해드립니다는 신청자가 없어서..흑흑; 다음에 더 좋은 글로 돌아오겠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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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명인의 바둑은 실로 대단하다는 말 밖에는 표현하기가 힘들죠.. 글구 복기는 제가 신청할려고 했는데 요즘 바둑 내용이 너무 안좋아서 부끄러워서 ㅠ.ㅠ. 타이젬 3단에서 버벅거리고 있어서요..ㅠ.ㅠ. 조훈현 사범을 완성형으로 이끈 사람이 서봉수 명인이고 이창호 프로를 완성시켜준 사람이 조훈현 스승이죠!! 사제 도전기 포스팅도 기대합니다.. 정말 멋진 이야기가 나올 것 같아요!!! ㅎㅎ

어우..사제도전기 포스팅이나 조훈현 이창호프로는 함부로 적기가 두려워서 쉬쉬하고 있습니다 ㅎㅎ;;
복기는 다음에 스팀잇이 조금더 활성화되고 다시 시도해봐야겠어요

ㅎㅎ!! 넵..

올인이라는 책(드라마 아님)에 보면 차민수의 서봉수에 대한 에피소드가 나오죠

일본책보고 정석 공부해서 가면 혼자 생각해서 그 수순으로 두는 서봉수 9단

처음엔 차민수 보다 아래였으나 한달만엔가 오히려 그 위의 실력으로 올라가는

청소년기의 서봉수 9단

진정한 천재는 처한 상황마저 극복하는가 봅니다.

쓰신 것처럼 환경이 좋았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하지만

그럼 저희가 서 9단의 드라마에 열광하지도 않았겠죠.

서봉수 9단의 구수한 말투가 떠오르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드라마는 봤는데 책은 저도 못본것 같네요 ㅎㅎ;
서봉수가 엘리트코스를 밟지 않았기에 우리 또한 그의 드라마에 열광하는거겠지요? ^^

어렸을 적 조훈현과 서봉수의 대국을 몇 번 봤던 기억이 납니다. 조9단께서는 항상 줄담배셨지요..ㅎ

그당시에는 대국중에 흡연이 가능했지요
조9단께서는 대국중에 말씀도 자주하셔서 상대편이 힘들어하는 기사분들도 많이 있었어요

진로배 9연승.. 크 시원했지요.. 거기에 녜웨이핑 다케미아 이런 기사들도 있었던거 같은데... 옛날 생각 납니다..^^

그때부터 중국프로선수들도 한명한명 빛을 발하기 시작했지요 ^^
지금은 감히 꿈꾸기 어려운 여러기록을 옛선배기사님들께서 참 많이도 이룩하신것 같네요

저도 어릴적에 서봉수 라고 하면 프로바둑기사로서 그 명성을 익히 알고는 있었지요.

저는 이번에 글을 적으면서 추가적인 자료조사를 통해 다시한번 존경심이 차오르게 되었습니다 ^^

왠지 서봉수에 애착이 가더라구요. 흙수저라는 느낌 때문인지,,,말씀대로 엘리트코스를 밟지 않았잖아요.

다른분들도 대단하지만 특히 동질감?을 많이 느끼시는분이 많군요 ㅎㅎ;
저도 흙수저라그런지..애착이 많이 갑니다 ^^;

이벤트에 참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근데 주사위가 작동을 안하네요. 1~100 숫자중 임의의 숫자 한개를 골라 남기셨던 댓글에 댓글로 다시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_^
https://steemit.com/kr/@woolgom/3bnrej-500
감사합니다.^^

네 감사합니다~ ^^

너무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서봉수님은 그야말로 천재신가 보네요.
평범한 저로서는 늘 천재에 관한 이야기만 보면 대리만족을 느끼는 거 같아요.ㅎㅎ
조훈현님이 서봉수님에 대해 말한 부분도 너무 멋지네요.
정말 바둑 한판에 모든 것이 담긴 듯..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셨다니 감사합니다 ^^
조훈현은 항상 서봉수와 라이벌구도여서 한창때는 둘이 대화도 많이 안했다고 하는데 마음속으로는
서로에 대해 존경하고 있었던것 같아요

서봉수 9단은 정말 천재인가 싶네요 ㅇ.ㅇ
그보다 19세면 연구생에서도 늙어거 퇴출당한다는 말에 깜짝 놀랐어요...
천재적 재능과 그 투지가 정말 어느 접목이든 배워야할 점 같아요:)

제가 대학교에 입학했을때 저는 일반인이지만 같이 입학한 친구들은 대부분 연구생이였는데
퇴출당한건 아니여도 대부분 20살이전에 입단을 못하면 포기하는 친구들이 많더라고요;
대부분 제가 봤을땐 천재들이였는데..프로되기가 참 쉽지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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