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NSUN】당신의 아이를... 믿으십니까?

in #kr7 years ago

안녕하세요. @mnsun 입니다.
오랜만에 글을 쓰네요.
한주동안 서울에서 밀린 일도 처리하고 친정에서 팡팡 여유부리다 어제 늦은 저녁에 집으로 돌아왔어요.
오늘은 지난주에 한참을 적다 생각정리가 잘 되지않아 임시보관함에 넣어두었던 글을 마무리 지었어요.


1

얼마전 오랜만에 주스(저희 아기의 태명이에요)의 조리원 동기들과 모였습니다. 동네에 트램폴린이 설치된 룸을 대여해서 놀았기 때문에 아이들을 쫓아다녀야 하는 키즈카페와 달리 엄마들이 좀더 편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갓난아기때 만난 아기들이 어느새 자기 의사표현을 할 수 있는 나이가 되어있는게 신기하더군요.


2

올해 다들 만 나이로 3살이 되는 해다보니 아이들 모두 어린이집에 들어갔고, 첫째가 있는 집은 초등학교에 입학해 방과후 수업 등을 신청한 이야기 등 자연스럽게 아이들의 교육 문제가 화두에 올랐습니다. 첫째가 있는 집은 학교 입학식에서 애들에게 절대 사교육을 시키지 말라고 몇번이나 신신당부를 했다는 이야기를 하더군요. 저는 원래 사교육은 필요없다는 주의기 때문에 가볍게 이에 동의하는 의견을 이야기 했는데, 다른 엄마들은 모두 '남들은 다 하는데 그렇게 여유부리다 우리아이만 뒤처지면 어떻해...?' 라고 이야기하더군요. 화룡점정으로 어린이집 선생님이었던 엄마가 사교육은 절대 필요하다, 안받는 아이는 없다라고 단호하게 이야기 했고, 그 이야기를 끝으로 저는 입을 닫았습니다.


3

저는 어려서 어머니의 지도 덕분에 책을 좋아해서 길을 걸으며, 화장실에서, 차안에서는 지나가는 가로등 불빛에 책을 비춰 읽을 정도로 책벌레였습니다. 덕분에 국어/사회 계열은 공부양에 비해 실력이 잘 나오는 편이었어요.


4

제 경험상 책을 좋아하고, 제대로 된 방식으로 골고루 지식을 습득할 수만 있다면 책에서 모든 문제의 답을 찾을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서 일까요? 저는 아이들의 사교육이 전혀 필요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대로 된 방식 이라는게 매우 중요해요. 저는 편독으로 후회가 남는 시간들이었거든요ㅠㅠ)


5

여기저기서 '지금 애들 공부 내용는 우리때랑은 다르다'고 이야기 하지만, 제 생각은 다릅니다. 먼저 그 연령대의 평균 사고력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아무리 어려워도 공부 내용이 특정 범위를 벗어날 수 없으며, 무엇보다 더 중요한건 시대 변화에 따라 지금 제 아이 또래들이 대학에 갈 나이가 되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항목들을 요구받을것이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죠. (블록체인을 알게되고,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변화에 대해 많은 자료들을 접했기 때문에 더욱 자신있는것 같아요)


6

교육과 관련된 이야기의 끝은 '만 3살짜리 아이에게 '국어, 수학, 한자' 사교육을 시키기로 마음먹고, 업체와 상담을 해보니 이미 너무 늦게 시작하는것이라고 이야기 하더라. '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으니 얼마 전 들었던 강의 내용이 떠올라 더욱 씁쓸하더군요. 그 강의에서는 "아이들은 듣는것은 천재지만 읽는것은 바보다" 이는 유럽의 3개 나라에서 동시에 진행된 연구결과 5세에 독서를 시작한 아이보다 7세때 아이의 독서력이 좋게 나오는 것으로 입증되었다. 는 내용이었거든요.

좀더 자세한 강의내용 요약

대부분 아이들의 뇌는 6세 이전, 글자 읽는 작업을 담당하는 부위가 발달하지 않는다. 그래서 문자 민감기가 오기 전, 글자 공부를 시키면 민감기가 온 아이들에 비해 학습속도가 더딜수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 보이는 부모의 부정적 반응,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 하락 등으로 무의식에 부정적인 인식이 남아 자발적인 읽기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오히려 문자 민감기가 오기 전까지 책을 많이 읽어줌으로 듣기를 통해 어휘량과 이해력을 높이는것이 훨씬 도움이 된다



출처 링크
1강: 조기 한글 교육, 아이를 망칠 수 있다 - [낭독 혁명] 저자, 고영성 작가 특강


7

저는 엄마들이 우리 아이만 뒤처지면 어떻게?라는 말 속이 우리 아이가 다른 애들보다 못날까봐 걱정되라는 말로 들리더군요. 결국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고 믿어주는게 아니라 엄마부터 누군가와 비교하고 평가한다는 뜻이니까요. 학교에 다닐때는 성적으로 비교하고, 다음에는 대학교로, 다음에는 어느 회사에 다니는지, 연봉은 얼마인지 끊임없이 비교하게 될것같아 안타깝더군요. (사실을 한심했다는게 정확한 표현일것 같네요)


8

이날 대화를 나누고 나니 결국, 엄마가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한 자신만의 교육철학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이런 분위기에 휩쓸릴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모두가 가는길을 선택하지 않는다는것이 쉬운 일은 아니겠지요? 그렇기 때문에 자연스레 모든 분야에서 '파레토의 법칙'이 적용되게 되구요...


9

저는 제 아이가 다른 사람들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삶을 사는 80%가 아니라 자기 삶을 주도적으로 행복하게 꾸려나가는 20%에 속하는 어른이 되길 바랍니다. 세상의 잣대가 아니라요.
그러기 위해 무한이 믿어주고 힘들고 지칠때 언제나 위로가 되어주는 엄마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어요.


10

마지막으로 조리원 동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써져있던 서형숙 님의 「엄마학교」내용을 공유합니다.

아기 새는 자신의 힘으로 알껍데기를 깨고 나와야 한다. 만약 사람이 대신 이 일을 해 준다면 세상에서 살아갈 힘을 가질 수 없게 된다. 준비되지 않은 몸이 환경에 적응을 못해서. 마찬가지로 세상 만물엔 뭐든지 때가 있다. 저절로 되는 때. 그때 하는 적기 교육이 제일 낫다.

Sort:  

제가 구독해버린 하은맘이 출간날 2012년...
제가 추천받아 읽고 있는 엄마학교 출간날 2009년...

그리고 지금 님의 글을 읽고 있는데..
와..
어떻게 한결 같은가...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정말 누구네 말마따라
부모학과라는 걸 대학에서 창설해야 할 듯 싶은 생각이 절로...

잘 보고 가요

다른 부모님들의 한결같음 말씀이죠?ㅎㅎ
어디나 파레토의 법칙이 적용되니 학교 교육이 상대평가 방식으로 줄을 세우는 한 절대 변할 수 없는
자연스러운 현상인것 같아요.
부모학과 창설도 좋은데 새로운걸 창설하는것보다 교육 개정이 빠를것 같다는 생각을 해봐요ㅎㅎ

먼저 시작하면 오히려 더딜 수도 있다는데에 완전 공감합니다~ 그리고 모두가 가는 길을 선택하니 8:2 법칙이 생긴거다, 오 그러네요!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성장과정에서 적기라는게 분명 있는듯요. 말이 느리다고 걱정할 필요없고(기본적인 환경의 문제 가 없는 한) 골고루 영양섭취를 하고 있으면 성장이 더디다고 걱정할 필요도 없는듯요.
그런데 영유아검진 통해 몸무게, 키 순위부터 해서 끊임없이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는게 문제죠.
다만 비교하지 않고 아이를 믿는다는게 쉽지 않기 때문에 결국 80:20으로 나뉘는듯요.
아이의 때를 기다려 준다=믿는다 라는 생각이 들어요. 다만 믿는것과 방치하는것은 다르다보니 사람들이 혼돈이 오게되는건데, 결국 부모의 철학이 분명해야만 흔들리지 않을 수 있을꺼구요.

부모의 확신이 가장 중요한것 같습니다. 부모의 확신과 아이와의 탄탄한 관계에서 오는 믿음도 받쳐주어야 겠죠. 교육업에 일했던 1인으로 보면 주위 사람들의 말에 또는 새로운 사교육 프로그램에 흔들리는 부모님들이 참 많으시더라구요.

사실 과학적으로 사교육이 아이에게 독이 된다는 연구가 더 많은데도, 전혀 과학적이지 않은것은 물론이고 자기 돈까지 바쳐야 하는 사교육업체들의 말을 신뢰하는걸 보면...
결국 부모가 자녀를 믿지못하는 스스로의 불안이 제일 문제인듯요. 조금만 찾아보면 아이들이 지혜롭게 자랄 수 있는 수많은 과학적 방법들이 무료 혹은 저렴한 비용에 제공되고있는데...
아...! 부모가 노력하는게 힘드니 그 역할을 사교육에 돈을 주고 대신 시키려는 마음도 있겠군요...

안타까울뿐이에요...

스팀가격이 떨어지는 절대보팅금액이 줄어드네요...
ㅠㅠ
그래도 같이 힘냅시다!! 화이팅!
후후후 딸기청이나 만들어볼까합니다!
https://steemit.com/kr/@mmcartoon-kr/6jd2ea

매나썬님 저하고 교육관도 비슷!!!!ㅋㅋㅋ
저도 아이 입학하고 나니 엄마들이 사교육얘기할 때 사실 끼기 민망할정도예요.
그렇다고 제가 아예 안시키는건 아니고 운동 하나 하고있고~ 피아노도 가르쳐볼까 생각하거든요. 나머지 학습에 관련된건 제가 해주고있어요. 뭐 엄마표라고 이름 붙이기엔 거창하지만 집에서 조금씩 하고 한글책 영어책 열심히 읽어주고요.
주변에 영어학원 다니는 아이들 학습지 하는 아이들 수도 없이 많은데 그틈에서 제 방식대로 하는게 두렵기도 한데... 저는 일단은 아이가 학교에 적응하는게 중요해서 당분간은 이렇게 지낼거 같아요.
좀 커서 아이가 진짜 자기가 부족한 공부 더 하고싶어할때를 대비해서 지금 절약되는 사교육비는 모아두려고요ㅋㅋㅋ
그치만 말은 이렇게 해도 또 언제 갑자기 마음이 동해서 사교육시장으로 점핑하게될지도 모를일이죠 ㅠㅠ 제가 안한다고 사교육이 나쁘다는것도 아니구요!! 요즘엔 진짜놀이터에가도 친구도 없더라고요ㅜㅜ 주변에 비슷한 교육관을 가진 엄마들이 함께 모여살면 좋을거같아요 같이 책보고 같이 놀고ㅋㅋ

  • 맞아요ㅜㅜ 제가 제일 걱정되는게 함께 놀 친구가 없다는 점이에요ㅜㅜ
    저같은 경우 남동생과 연년생이라 친구가 없을땐 둘이 놀곤 했는데... 딸애는 그럴수가 없어서...
    굿필링님과 가까운데 살면 좋을텐데 말이에요ㅎㅎ
  • 저는 아이 키울때 제 어릴때 경험이랑 많이 비교를 해봐요. 제가 피아노 배우고싶다고 다니다가 지겨워져서 억지로 다니다 끊고, 고등학교 가니까 피아노가 배우고싶어지더라구요.
    그래서 저희애는 어릴때 하고싶다는 악기 가르키되 가능하면 동기부여 받아 열심히 하도록 도와주도록 하고 본인이 하기싫다면 가차없이 끊었다 본인이 하고싶다고 할때부터 시키려구요.
  • 저는 제가 하고싶은 공부들 나중에 애들이랑 같이 하려구요ㅎㅎ 일단 영어는 지금 제가 조금 더 앞서 공부해야 실력이 맞을것 같고 다음은 중국어, 한자 등등ㅋㅋ
    피아노는 딸애가 학원가서 배워오면 저 알려달라고 해서 딸은 복습하면서 저는 천천히 배우려는 계획도 있구요ㅋㅋ
  • 제가 제일 이해 안가는게 엄마들이 자기도 어릴때 공부 싫어했으면서,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도 공부 하기 싫어하면서 애한테만 공부하라는 거에요. 그래서 저는 같이 공부하려구요ㅋㅋ(근데 저 한다고 애한테 은근히 압박을 주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도 함께ㅋㅋㅋ)

전 어릴 때, 사교육을 많이 안했던 터라 제 아이에게도 사교육은 안해줄 생각이에요. 수영 정도 가르쳐주려고 생각중이랍니다. :)

저도 국영수 위주 사교육은 전혀 필요없다고 보구요, 예체능쪽은 삶을 풍요롭게 하기위해서 어느정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ㅎㅎ

저는 위와 같은 이유로 자식을 낳지 않을 예정이랍니다^^
앞으로 세상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겠지만 제가 살아온 경험으로는 아직까진 인성보다는 부모의 경제적 지원, 학벌, 인맥 등으로 직업, 사회적 지위가 결정되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빠르면 유치원에서부터 피 터지는 경쟁 속에서 스트레스 받고, 경쟁 속에서 승자가 될 가능성도 있겠지만 제 자식이 만약에 패자가 되어 상처받길 원치 않네요.

그리고 사교육 쪽에 잠시 몸을 담았던 입장에서 만약에 선천적인 능력이 같다라고 가정한다면 현 교육제도, 사회시스템안에서는 돈 많은 사람이 제도를 앞서가는 사교육을 통해 승자가 되는 사회입니다. 조금 부정적인 내용이라 조심스럽네요. 죄송합니다^^

저는 이미 자녀를 낳은 시점에서 어떤 상황에서든 '스스로를 패배자로 여기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결국 패배자라는것도 누군가가 성공의 기준이 되고 그것과 비교하는거잖아요? 결론은 남과 비교하지 않으며 스스로의 삶을 풍요롭게(꼭 물질이 아니더라도) 즐기며 살길 바라는거죠.

대신 그걸 지켜주기 위해서 부모의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
요즘 한참 말문이 트여서 예쁜짓을 하는 딸을 보니 많은 부모님들이 이 행복을 위해 자연스럽게 희생을 하게 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ssin 님은 자녀를 포기하는대신 부부가 더 하나될 수 있는 시간을 얻게될 수 있으니 그 행복 역시 누려본 사람만 알 수 있는 소중한 행복이겠죠?

얼마 전 라스에서 김이나 작사가가 자녀계획이 없는 부분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그 모습이 전혀 불행해 보이지 않았어요^^
각자 스스로 선택에 의해 후회하지 않는다면 어떤 선택이든 그게 최고인듯요★
주위 사람들 때문에 스트레스 받으시겠지만;;; @ssin 님의 선택을 응원하고 지지합니다!!!!!

Coin Marketplace

STEEM 0.19
TRX 0.18
JST 0.032
BTC 87663.71
ETH 3042.50
USDT 1.00
SBD 2.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