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스타트 업이다

in #kr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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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미언은 한 명 한 명이 1인 기업이며 스타트 업입니다. 무자본 창업을 한 온라인 북스토어이며, 1인 출판사 또는 1인 미디어, 1인 언론사란 말이죠.

스티밋의 보상 방식에 대해 저도 만족스럽지 않지만.. 이제 시작한 스타트업이 당장의 매출에 일희일비해서는 대형기업으로 성장하기 어렵겠죠.

우리는 그래서 보팅보다 팔로우에 집중하며 소통을 늘려가야 하는 것입니다. 동네 치킨집이 아파트 단지에 전단을 뿌리듯 댓글을 달고, 사은품을 나누어 주듯 보팅을 하고, 상가 전체를 성장시키기 위해 리스팀도 하고 외부에 소개도 하는 것입니다.

물론 당장은 자본가 고래들이 수익을 멋대로 가져가는 듯 보일 수도 있지만, 그건 어쩜 상가 임대료 수준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자본가들이 그 자본을 스팀에 투자하지 않으면 우리가 받는 스팀은 숫자에 불과하게 될 테니 말이죠. 아직 kr 생태계에 글만 써서 고래가 된 스티미언이 없다고 하던데.. 그렇다면 우리는 일단 고래들의 엔젤투자와 플랑크톤들의 크라우드 펀딩에 힘입어 스타트 업을 성장시켜 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고래들은 자기가 투자한 자본에 대한 기회비용에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같은 금액을 다른 투자 상품에 투자했을 때 얻을 기회비용 말이죠. 물론 아직 스팀파워의 가격대가 그리 높지는 않지만, 어쨌든 그 고래들의 보팅이 아니라면 여기 플랑크톤이 남아 있기나 하겠습니까?

최근의 스티밋 보상에 관한 논란을 보며, 아 여기야말로 진정한 자본주의의 현장이구나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적어도 이곳에는 불로소득은 없으니까요. 7일간의 보상 방식이 아쉽기는 하지만, 이것은 오히려 목좋은 자리에 한 번 눌러 앉으면 계속 불로소득이 일어나는 지대 자본주의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게다가 팔로우는 온전히 내 것입니다. 그 팔로우를 기반으로 존버하여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다면, 누가 이 계정의 주인은 '먼저 들어온 나'라며 팔로우를 모조리 빼앗아 가거나, 말도 안 되는 권리금, 보증금 인상을 협박하지도 않습니다. 현실 세상에 문제가 많은 젠트리피케이션이 자리 잡을 공간이 없다는 말입니다.

기자, 작가, 유명인사들이 초기에 반짝할 수는 있지만 그들도 자신의 글로, 또한 팔로우와 댓글로 계속 스스로를 증명하지 못한다면 곧 0.01의 벽에 갇히고 말 것입니다.

자본주의라 함은 앞 글 [저는 고래가 되지 않겠습니다]에서 말했듯이 자본과 미래가치의 온전한 연대가 있어야 합니다. 개인의 가능성과 미래가치가 중요하지만, 그것에 연료를 공급하는 자본의 가치 또한 무시되어선 안된다는 말입니다.

저는 @shiho 님의 포스팅 [스티밋 기사를 보고 이곳에 오신 뉴비분들께 기자가]을 읽다가

그런데 그때는 스팀에 돈을 투자하지 않고 글만 써서 보상을 받아 가는 창작자들을 향한 일부 고래의 불만이 발단이었습니다. 지금처럼 고래들이 뉴비들의 글을 하나라도 더 찾아 보팅 하려고 하고, 많은 봇을 만들어 도와주려 하는 분위기완 달랐습니다. 투자자가 컨텐츠 제작자에게 자금 투입을 독려하는 과정에서 도가 지나치다 못해 이들을 적군으로 간주하고 서로 반목하게 됐습니다.

이 부분에서 머리를 한 대 맞은 듯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고, 스티밋은 자본주의 꽃이라는 화폐 시스템입니다. 그걸 저도 간과하고 있었습니다. 글을 써서 정당한 가치를 인정받고 그만한 대우를 받는 일.. 그것은 아름답고 정의롭지만.. 자본은 그렇게 움직여지지 않습니다. 자본은 자본만의 속성이 있는 것입니다. 물이 손에 잡히지 않는 것처럼 말이죠. 그래서 우리는 그 손에 잡히지 않는 자본을 매우 조심스럽게 잘 운용해 가야 할 의무가 있는 것입니다.

스티밋은 그 자본과 미래가치의 간극을 줄여보려는 노력으로부터 배태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자본주의 시스템을 벗어난 게 아닙니다. 우리는 공산주의를 하자고 모인 게 아니란 말입니다. 오히려 가장 자본주의적인 방식으로 돌아가 그 가치를 증명해 보자고 모인 것입니다. 그게 지극히 아나키즘적인 매우 무정부적인.. 이 블록체인 암호화폐 시스템이 아닙니까?

고래가 왜 내 포스팅에 보팅 해 주지 않을까요? 찾아야 합니다. 우리는 어떻게 고래가 내 포스팅에 보팅 하게 할지 그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수많은 아이디어가 투자자들에게 프리젠테이션 되지만 채택되는 것은 매우 극소수입니다. 친인척, 지인들에게만 투자한다고 뭐라 해도 어쨌든 그건 고래 마음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포기한다면 그는 영원히 자신의 기업을 일으켜 세워 보지 못할 것입니다.

지금은 고래가 되기 위해 상대적으로 큰 자본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1만 스파라고 한다면 현재 시세로 5천만원 정도입니다. 요즘 어떤 창업도 5천만원 가지고 할 수 있는 업종이 거의 없습니다. 고래가 일 년 연봉을 가지고 간다고 부러워할 게 아니라 구멍가게 창업비용도 안되는 5천만원 투자해서 스스로 고래가 되면 한방에 해결될 일입니다. 팔로우들이 마구 모여들 테니 말이죠. 필요하다면 십시일반 펀드를 조성해서 공공 고래를 운용해 볼 수도 있을 겁니다. 나름의 운용 원칙을 세워서 말이죠. 그리고 정 불공정한 고래의 큐레이팅에 열받는다면 내 자본 투자해 고래가 되는 것도 방법입니다. 그리고 공정한 고래가 스스로 되어 안타깝게 발굴되지 못하고 있는 좋은 포스팅에 힘을 보태주는 일을 스스로 실현하는 것입니다. 정말 이 스티밋의 성장가치를 믿는다면 말이죠.

불만이 많아지고 내가 뭐하나 싶어질 때가 있지만 우리는 이제 시작한 스타트 업입니다. 여기서 물러서면 박지성이 축구 관두고 공무원 시험 보는 격입니다. 김연아가 스케이트 안 타고 보습학원 다니는 꼴입니다.

이 포스팅의 보상액은 좋은 문제 제기를 해 주신 @naha 님에게 강제 입금하겠습니다. 저는 오랜 시간을 견뎌내고 버티어 온 @naha 님의 포스팅을 이 스티밋에서 계속 보고 싶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의 미래가치에 인류 모두를 위해 투자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이게 진짜 자본주의입니다.

휘리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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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스팀잇은 완성되지 않았습니다. 투자자와 컨텐츠 제작자는 있지만, 그보다 훨씬 많은 규모의 독자는 아직 스팀잇을 활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죠. 스팀잇의 UX가 더 발전해야 할 것이고, 또 컨텐츠의 개성도 더 다양해져야 할 것입니다. 우리 스티미언은 그 시작을 함께 한다는 것에 큰 의의가 있지 않을까 싶어요! 화이팅!

공감하며 읽었습니다~^^

첫 문단이 와닿네요^^. 그런 의미에서 소통하며 지내요~

아무쪼록 스팀잇 흥햇으면 하는 마음이네요.ㅎ

공감하는 좋은 글 이네요 !
블로그에 좋은글들 많은 것 같아서 팔로우 하고가요
괜찮으시면 맞팔 부탁드릴게요 !
좋은 저녁 되세요 :)

당장 눈 앞의 것을 가지고 일희일비하기보다는 멀리 보고 한발한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한 일이겠지요. 보팅&리스팀합니다!

멀린님. 공공 고래라니 재밌어요 ㅎㅎ 그런 방법도 있겠네요!

스타트업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보니 더 와닿는 면이 있군요, 오히려 그게 답에 부합한다고 생각합니다

공무원 박지성과 보습학원 김연아에서 빵 터졌습니다^^
미약하나마 보팅하고 갑니다^

오천만원...ㅎㅎ 꽁돈이 있다면 투자하고 싶어집니다-ㅁ-!!
성장하기 참 힘든 것. 지금도 스파임대 받아 대역폭의 악몽에서 벗어는 났지만
돌려드리면 어찌 될지!! ㄷㄷ 소소하게 지금같은 글 쓰며 댓글에 대댓달고 가서 글 읽고 댓달고 이게 좋은데 이대로 가도...되려나 긁적. (그저께 글을 적어노쿠 올리지 않았었군요.....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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