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미트리스(Limitless)신이 된 인간은 인간의 욕망을 욕망한다.steemCreated with Sketch.

in #kr7 years ago



1.뇌를 100% 사용할 수 있다면?

에디는 악마의 유혹에 넘어간다.

NZT48이란 이름의 마약..

전 처남인 버논이 공짜로 준 90만원짜리 약을 먹은 것이다.

사실 에디는 뇌를 100% 사용하게 해준다는 말을 믿고 먹은 건 아니었다.

어차피 약을 먹어서 망가져도, 더이상 나빠질 것도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나름 합리적인(??) 결정을 할 수 있었다.

약빨(?)이 오르자, 에디는 점점 신의 영역에 접근하게 되었다.

과학적으로 인간의 뇌를 100% 사용할 수 있다면, 보통 사람보다 5~10배정도 많은 양의 일을 처리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가 약을 먹은 에디를 표현하는 방식은 굉장히 적절했다.

에디가 약빨을 받는 순간부터 화면은 갑자기 밝아지고 따뜻한 분위기로 변한다.

그리고 에디가 하는 일들은 빨리감기를 한 것처럼 빠르게 진행된다.

마치 신세계가 펼쳐진 것처럼 묘사되고 있다.

에디는 짧은 순간에 참 많은 일을 처리했다.

밀린 월세를 받으러 온 집주인을 기가막힌 말빨로 설득한다.

심지어 꼬시기까지 한다.

어지럽던 집안 청소를 후딱(?) 끝내버린다.

명색이 작가였지만, 수개월동안 한글자도 써지지 않았던 글도 몇시간만에 완성해버렸다.

일주일 동안 주식에 투자했던 돈은 몇 배 뻥튀기에 성공한다.

하나도 완벽하게 하기 힘든 일들을 약을 먹은 에디는 완벽하게 해낸다.

아마도 신이 된 인간은 이런 느낌 아니었을까?



하지만 찬란한 빛 반대편에는 항상 그림자가 있는 법이다.

전 부인 멜리사가 등장하는 장면은 어둠의 그림자를 잘 보여준다.

멜리사는 약물중독의 영향으로 나이에 비해 급격하게 노화된 모습으로 등장한다.

이건 약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그 욕망에 중독될 경우 신이 된 인간이 얼마나 깊은 낭떠러지로 추락할 수 있는

지 보여주는 것 같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악마의 유혹에 빠질 수밖에 없었던 걸까?

아마도 정점을 계속 유지하고 싶었던 것 아니었을까?

전 처남 버논에 의하면, 그 약의 가격은 1알에 90만원이었다.

하지만 자기 능력의 하이라이트/정점을 계속 경험하게 해준다면, 90만원이 아깝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일이다.

자기 평소능력보다 5~10배를 활용할 수 있는 괴물이 되어보고 싶은 욕망이 인간에게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신체능력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만큼 노화는 굉장히 빠르게 진행된다.

'신이 된 인간'이라는 말에 숨겨진 단어가 있다.

'(일시적으로) 신이 된 인간'

아마 영구적으로 신이 되고 싶은 인간이 의도적으로 '일시적으로'라는 단어를 외면했던 것 아니었을까?


2.욕망의 끝: 돈,권력,사랑



약을 먹은 에디는 다양한 분야를 섭렵하고 정복해나간다.

영화 안에서 에디의 욕망의 최종 종착지는 '정치'다.

또한 린디와의 로맨틱한 저녁식사로 영화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정치는 돈과 권력을 의미하고, 린디는 사랑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결국 욕망의 끝은 돈,권력,사랑으로 수렴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와중에서도 순위는 존재한다.

적어도 에디에게는 권력이 'Top of the top'인 것처첨 그려진다.

물론 그 순위는 사람마다 달라질 수 있다.



린디의 경우, 사랑이 욕망의 맨위 꼭대기에 놓여져있다.

약의 위험성을 인지한 린디는 에디와는 다른 선택을 한다.

만능이 되는 것을 두렵게 생각했고, 중독된 에디를 안아주고 설득하기 위해 애쓴다.

에디와는 명백하게 다른 욕망을 추구하기 때문에 가능한 행동들이다.


3.이 영화는 'NZT48(약)'이다.


영화 초반 상당 부분을 약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것에 할애한다.

밝아진 화면과 이야기의 빠른 전개는 다이나믹하고 박진감이 넘친다.

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영화는 힘을 잃어간다.

마치 약에 취한 에디처럼,마치 폐인이 되어버린 멜리사처럼 이야기는 서서히 무너져내리기 시작한다.

심지어 뜬금없이 마지막 부분에서는 선거를 준비하는 에디로 점프해버린다.

밑도끝도 없는 서사구조인 셈이다.

뭐..아무튼 화려한 모습에 모든 것을 다 가진 것 같은 에디로 영화는 마무리된다.

보는 사람에 따라 해피엔딩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또한 결국 에디는 악마의 유혹에서 살아남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정말 그럴까?



나는 몇 번이고 이 영화를 보았다.

하지만 모든 것을 다 가진 것처럼 보이는 에디가 안정적으로 느껴진 적은 단 한번도 없다.

적어도 내가 보기엔 언제 깨질지 모르는 불안감마저 들었다.

결국 약이 없으면 우리가 보는 게 진짜 에디라고 말할 수 없는 것 아닌가?

'일시적으로 신이 된 인간'을 근근이 연장하고 있을 뿐이다.

그 일시적인 순간이 끝나면, 에디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죽음 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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