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나를 찾아서 - 후쿠오카, 유후인 #2

in #kr6 years ago

하카타 역에서 돌아와 잠시 누웠다. 오는 길에는 술 기운도 있겠다 기분 좋게 걸어왔지만 잠도 부족한데다 빈 속에 고기와 알콜, 탄수화물과 카페인까지 들어가니 속이 영 좋지 않았던 것이다.

잠깐 눈을 붙였는지 아닌지 잘 모르겠다. 누워서 쉬다보니 이제 나가서 저녁을 먹지 않으면 가게들이 다 문을 닫아 일본까지 여행 와서 밥 굶고 잘 판이었다. 그럴수는 없지...그럼에도 꾸물거리다가 저녁 8시가 훨씬 넘어서야 호텔을 나선것 같다. 원래는 만화 '심야식당' 같은 곳이 있으면 좋겠다 생각했지만 있을리도 없고 있었더라도 내 눈에 띌 리도 없었다. 일본어 간판을 보아도 뭐라 적혀있는지 모르는 나는 번화가에 가면 뭐라도 있겠지 싶은 맘에 다시 하카타역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이곳에 가면 카메라 등 전자 기기등이 많이 판매된다고 하는데 나는 그쪽에 별 관심이 없는지라 패스!! 오로지 밥집을 찾아 두리번거린다.

하카타역 뒷 골목으로 끝에서 끝까지 다녀봤지만 북적북적 시끄러운 술집들만 많을 뿐 내가 들어갈 만한 가게는 보이지 않는다. 할수 없이 하카타역에 있는 쇼핑몰 9층, 10층에 있는 식당가를 갔다. 시간이 늦어서 이미 마감 중인 곳이 많았는데 후쿠오카 라멘집으로 검색해서 보았던 IPPUDO 라멘이 보인다. 마감시간을 확인하고 들어가 주문을 했다. 교자만두 반접시와 돈코츠라면, 토핑으로 명란, 그리고 산토리 한잔.


위에 가장 왼쪽이 토핑으로 주문한 명란, 그 옆은 기본찬인 콩나물 무침인데 라면이랑 먹기에 아주 그만이다.


보기보다 칼칼한 라면과 교자, 저만한 사이즈인걸 알았으면 반접시를 안시켰다.

쇼핑몰 식당가라 다른 식당가는 문을 거의 닫았음에도 영업을 하고 있는 이 가게가 매우 고마웠다. 제대로 준비하지 않고 떠난 여행이었고 꽤나 지친 상태여서 혼자 그럴싸한 가게를 찾아 다닐 기분도, 기력도 없었다. 안전하고 시끄럽지 않은 곳에 친절한 직원들과 맛있는 음식, 이것만으로도 나에겐 큰 위안이 되었다. 영업을 거의 마칠 시간에 혼자 온 손님이 그닥 반갑지 않았을텐데도 직원들은 작은 부분까지 신경써주고 음식이 나오는 시간도 적당한 간격을 둬서 내가 편히 식사할 수 있게 배려해줬다.

여행 경험이 아주 많지는 않지만 여행지의 대략적인 인상이 크게 와닿지 않는 곳에서라도 그곳에서 만난 사람의 진심어린 미소나 친절은 여행지 전체의 인상을 바꿔준다. 낯 선 곳에 혼자 있었지만 쓸쓸한 느낌은 들지 않았다. 그게 잘 먹은 음식 때문이었는지 나를 손님으로 존중해주는 그들의 태도 때문이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호텔로 들어와 기분좋게 잠이 들었다.


둘째날 아침, 미리 해둔 계획은 없었다. 다음날 유후인에 들어갈 예정이라 멀리 가지않고 근처에 캐널시티를 다녀오기로 했다. 숙소에서 도보로 20분정도 거리여서 슬렁슬렁 걸어간다. 도로와 운전석 방향이 우리와 반대라는 것 말고는 딱히 이국에 와있다는 느낌이 없다.

캐널시티 하카타는 우리로 치면 타임스퀘어나 스타필드 같은 곳이랄까? 식당가가 어우러진 쇼핑몰이 있고 그 옆에 그랜드 하얏트 호텔이 연결되어있다. 하나 다르다면 CANAL이 붙어있으니 옆에 강이 흐른다. 쇼핑몰에 들어가서 이것저것 구경을 하다가 무인양품이 있길래 들어가 봤다. 요즘엔 우리나라에도 다양하게 물건이 들어오는데 우리와 좀 다른건 내부에 카페가 있다.


솜뭉치처럼 보이는 이것은 솜이 아니라 솜사탕이다. 달고나 맛이 난다.


카페에서 주문한 말차. 많이 쓰고 많이 달다.

카페에 앉아 멍때리고 있으니 여유롭고 좋다. 단 음식을 그리 즐기지 않는데 여기 아니면 언제 먹겠나 싶어 솜사탕과 말차를 먹고 앉아있다. 평일이어서 그런지 사람이 많지않아 한가롭다.


음악에 맞춰서 진행되는 분수쇼. 별거 없어보이는건 사진을 잘 못찍어서이다.


역시나 훌륭했던 점심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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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햐... 점심상이 훌륭한데요
맛나것다..,;:;"; 침흘리고 갑니다 ㅠㅠ

사진에 나오지 않은 맥주도 있었.....
흐음...지금 보고있는 저도 먹고싶다는 생각이 드네요..ㅜㅜ

딱 봐도 음식상이 정갈하고 깔끔하네요. 온천여행 한 번 가보는게 목표인데, 유후인도 후보지 중 한 곳입니다^^

유후인 좋아요..다음편에 사진 올릴테니 보시고 검토해보시는게...ㅋㅋ
제가 잘 몰라서일 수도 있겠지만 유후인에서 가볼만한 곳은 하루 반나절이면 충분했던거같아요. 온천을 정말 좋아하셔서 료칸에서 푹 쉬신다면 모를까 저한테는 1박 2일 정도도 여유있게 둘러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딱 그걸 원해요~ㅎㅎㅎ 료칸에서 푹~~~ 쉬면서 몸도 풀고, 맛난 음식도 먹고..!! 사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ㅎㅎ 일본은 대체로 일찍 문을 닫더라구요.
우리나라는 늦게까지 하는데도 많은데~ㅎㅎ

그쵸? 그런데 생각해보니 요즘 제가 그 장점을 활용을 못하고 있네요..ㅋㅋㅋ
조만간 밤마실을....ㅋㅋㅋㅋ

이제 유후인으로 떠나는 것인가요? ㅎㅎ
캐널시티에는 맛사지를 잘하는 곳이 있는데 들러보셨으면 좋았을 뻔 했네요 ^^

저 갔습니다!!마사지!! 캐널시티에 마사지 하는곳이 있었어요. 이름이 refresh인가 그랬던거 같은데 가서 마사지 잘 받고 하체가 없어진거같은 기분으로 저녁에 숙소로 돌아갔지요. travelwalker님은 닉네임답게 모르는데가 없으시네요. 대단대단!!

(jjangjjangman 태그 사용시 댓글을 남깁니다.)
호출에 감사드립니다! 즐거운 스티밋하세요!

방문 감사합니다!!^^

하카타 10층에 있는 구우텐에 위치한 잇푸도 자주 갑니다. 프렌차이즈 라멘집 중에는 가장 좋아해요 ㅎㅎ

제가 갔던 곳이 거기 맞는거같은데요~우왕...저 돌아오는 날도 거기 가서 라면 또 먹었거든요. 취향 비슷하신거같아 매우 반갑습니다!!ㅋㅋ

식사류는 뭐 말할 것도 없고
저는 일본이 가장 부러운게 군것질거리들의 퀄이 진짜
하나같이 극상인걸 꼽고 싶어요.

ㅋㅋ먹는걸 엄청 좋아하는 저에게는 다행이다싶어요. 우리나라도 그랬음 저는 엄청 힘들었을듯 합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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