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 근교 여행> 천국의 문에 가다

in #kr7 years ago
안녕하세요. @minhoo 입니다.


"혼성 누드 사우나"로 나름 뜨거운 반응(?)을 얻어냈던 저번 포스팅에 이어서 이번에 보여드릴 여행지는 바로 프라하 근교에 위치한 프라프치츠카 브라나입니다. 왜 그런지 모르겠으나 한국인들에게는 천국의 문이라고 불리기도 하더군요.


<프라하 근교 여행> 천국의 문에 가다




흔히들 천국의 문이라 하면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하는 웅장한 바위... 를 떠올린다. 당연히 우리 일행 역시 그런 아름다운 풍경에 대한 기대를 갖고 기숙사를 나섰다. (하지만 그 날은 하루종일 흐렸다.)

우리는 프라하 중앙역에서 데친역으로 향하는 10시50 기차를 탑승하였고 두시간쯤 지나 하차하였는데, 여기까지는 굉장히 순조로웠다. 그.러.나. 아니나 다를까 또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일요일이었던 그 날은 데친 역에서 천국의 문으로 가는 다음 434번 버스가 오후 2시에 있으며 돌아오는 버스는 다섯시 쯤에 있었던 것이다. 네시 반 쯤 해가 지는데 2시에 버스를 타고가면 사실상 관광은 못하는 것이다. 결국 가난한 학생 세 명은 울며 겨자먹기로 택시를 이용해 관광지로 향했다. 편도 기차비가 150kc 였는데 택시비가 1인당 150kc가 나왔으니 기차를 한번 더 탄 셈이다.ㅋㅋ 사실, 그래봤자 7500원 정도 밖에 되지않는 돈이었지만.. 이 때는 정말 정말 궁했다.

혹시 천국의 문 여행지를 계획 중인 분들이라면 (우리는 시간이 많아서 그냥 무턱대고 갔지만) 꼭 버스 시간표를 미리 알아보고 가기를 권장한다. 아니면 그런 변수마저 씹어먹어버릴만큼 널널하도록 아침 일~찍 간다거나.

자, 어쨌든 택시에서 내려 등산을 시작한다. 출발 전에 블로그들을 뒤적거려보니 오르는데 50분정도 걸린다던데 우리는 걸음이 빨랐던지 사진찍고 놀면서 올라가도 4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망할 storm은 오버트라운에서의 하루뿐만 아니라 천국의 문으로 가는 산의 단풍도 앗아갔다. 한 2주만 더 빨리왔음 좋았을 걸. 사실 이런 후회는 비트코인 열개만 사둘걸... 말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ㅋㅋㅋ 아이고, 의미없어라~


 

몇번의 여행 경험으로 추측해보건대 이 표시는 방향을 안내하는 표시인 듯 하다. 


그리고 올라가는 길에 봤던 돌 탑. 우리도 저 위에 돌 하나씩 쌓고 소원을 빌었는데, 이런 산의 풍경을 보면 한국이나 외국이나 역시 산을 오르는 사람들의 마음은 큰 차이가 없나보다.


단풍이 많이 떨어졌지만 그래도 가을이라고 주황주황하다.

부지런히 걸으니 천국의 문 앞의 건물이 보였는데 딱 보자마자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떠올렸다. 그 날의 날씨도 유독 흐려 스산한 분위기마저 닮아있었기 때문에 더더욱.


건물 옆에 떡하니 서있는 돌, 천국의 문. 어떻게 저런모양으로 만들어졌을까.. 멀리보나 가까이보나 웅장함 하나는 최고엿다. 


하루종일 흐린 날씨였지만 강아지를 데리고 등산을 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고 우리가 정상에 올랐을 때 쯤엔 사람들이 많이 내려가고 있었다.


너무 웅장해서 크롭바디+번들렌즈인 내 카메라로는 산의 극히 일부밖에 담아내지 못하였다.

여기저기 두리번 거리다가 재미있는 것을 발견했는데, 바로 절벽에 솟아있는 나무에 걸려 있던 하트모양 팻말이었다. 어떤 용감하다 못해 미x.... 사람이 저기다 저걸 걸어놨을까. 바로 아래는 정말 깎아지른 절벽이었는데 말이다.


천국의 문에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면 조금 산 위로 올라갈 수 있는데, 그러면 이렇게 바위를 내려다 보는 것이 가능하다. 내려다보는 곳 주변으로는 울타리가 쳐져있고 사방이 탁 트여있는데 정말 장관이었다. 다만,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서 오래있지는 못했다. 날씨가 더 좋았더라면 훨~씬 이뻤을 텐데..


풀프레임 바디에 광각렌즈 하나 사들고 다시 찾아가고 싶은 곳, 천국의 문.


 

실컷 구경을 하고 위에 위치한 맥주집에서 간단한 식사를 한 후 철수하기로 했다. 셋은 별 생각없이 걸어서 산을 내려갔는데 거기있던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웬걸? 버스가 없단다..ㅋㅋㅋ(이게 택시에 이어 두번째 뒤틀림이었다.) 

그래도 일단 집은 가야하니까.. 혹시 택시라도 있을까 싶어 한 곳으로 쭉~~ 걸었다. 위의 사진은 산에서 마을로 가는 길인데 저~ 멀리서 보아도 딱 다니는 택시는 전혀 없게 생긴 곳이다. 가는 길에 택시회사 광고가 보여 전화도 해봤고 (체코어밖에 못해서 결국 포기) 여기저기 상점 주인들에게 다 물어봤지만 일요일 밤에는 더이상 버스가 없단다. 표지판에는 5시 22분 버스가 있다고 표시되어있는데..!! 왜 다 없다는건지... 이때는 정말 노숙을 해야하나 셋이서 고민이 많았다.

설마설마 하며 버스 정류장에 앉아 일단 기다렸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어디선가 사람들이 하나 둘씩 나오길래 안심이 되었다. 다행히도 5시 22분보다 늦은 시간에 버스가 한 대 있었고  우리는 다시 데친 역으로 갈 수 있었다. 역시 죽으라는 법은 없나보다. 대신에 그 짧은 순간에 천국과 지옥을 경험했다.ㅋㅋㅋ 여행을 다니면서 종종 느끼는데 힘든 일이 생겨도 어떻게든 해결방법이 꼭 있다. (물론, 개고생은 당연히 뒤따르지만..) 그래서 그냥 사전에 많이 안알아보고 점점 더 대충 다니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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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의 문 여행을 마치며...


어쨌든 천국의 문에 가려면 하루를 꼬박 투자해야하는데 프라하에 길~게 머무르는 사람이 아니라면 적어도 동절기에는 근교여행으로 체스키크롬로프를 가는게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천국의 문 사진이라 하면 종종 볼 수 있는 보트투어 역시 동절기인 11월-2월 기간동안에는 하지 않으니 나는 더더욱 체스키크롬로프를 추천한다. 그리고 이 날 역시 몇가지 계획의 뒤틀림과 어려움을 겪긴 했으나 오버트라운에서도 같이 고생을 한 형과 @c1h가 있었기에 돈이 없어 택시를 타야 함에도, 오늘은 더이상 차편이 없다는 소리를 들어도 불안함이 훨씬 덜했던 것 같다.

백지장도 맞들면 나으며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돌파구는 항상 존재한다.


이번에는 사진의 들쭉날쭉함이 거의 없어서 보기 편하네요, 저만 그렇게 느끼는 걸까요?ㅎㅎ


illustration minho.png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포스팅에서 만나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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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에 문 !! 이름만큼이나 넘나 아름다운 사진이네요^^절벽에 나무에 하트 걸려있는거 보고 정말 놀랍네요!! 정말 대단하네요 ㅠㅠ 대단하다못해 경끼하겠네요;;

날씨가 좀 더 좋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네요 ㅜㅋㅋㅋ

아름다운 사진 감사합니다 :)

절벽의 하트 팻말 ㅋㅋㅋㅋ 어딜가나 Michin놈은 있는 것 같아요 ㅋㅋ

@홍보해

@eternittyyy 이터니티님 홍보해 정말 감사드려요 ㅎㅎ 절벽의 하트 팻말.. 아직까지도 궁금합니다 ㅎㅎ 누가 달았을지.. 어떻게 단 건지 ㅋㅋㅋ

유럽여행 중 프라하는 4시간만 체류했던 곳인데 나중에 다시 한번 방문할 예정입니다. 여행기 잘 봤습니다.

고작 4시간이라니요..!! 다음에 꼭 한번더 가보시길 바래요 ㅎㅎ

천국의문 이라니 산에 올라가야하는거면 전 못가겠어요 ㅎㅎ
저질체력이라 산위에서 뷰보면 마음이 싸악 펑펑 터질거 같네요 만두님^^

40분정도면 올라갑니다 @wooboo 님 ㅎㅎ 힘들지않아요~

저는 마지막 저녁 사진이 맘에드네요~

팔로우하고 갑니다~^^

굉장히 씁쓸한 마음을 갖고 마을로 걷던 길에 찍은 사진입니다 허허허 ㅋㅋㅋ

그 웅장한 풍경을 사진으로 보는 것도 좋지만
직접 실제 눈으로 한번 보고 싶어지네요.
얼마나 감격스러울지..

프라하에 가게 된다면, 그리고 되도록이면 여름에! 천국의 문을 가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저는 그래도 반년 정도 프라하에서 있었기 때문에 갈 여유가 있었던 걸지도 몰라요 ㅎㅎ

천국의 문이라니 ... 이름부터 너무 멋지네요.
어머 버스 못타셨으면 큰일날뻔 했네요 ^^;
천국의 문 다녀와서 그래도 버스를 탈수 있었던 것 아닐까요 ^^

라나님 오랜만입니다~!! 천국과 지옥의 문을 동시에 본 셈이네요 그 날은..ㅋㅋㅋㅋㅋㅋ

@minhoo님 안녕하세요. 깜지 입니다. @eternittyyy님이 이 글을 너무 좋아하셔서, 저에게 홍보를 부탁 하셨습니다. 이 글은 @krguidedog에 의하여 리스팀 되었으며, 가이드독 서포터들로부터 보팅을 받으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저 돌탑.. 한국이나 외국이나 비슷한게 아니고..
전부 한국 사람들이 쌓아놓은거 아닐까요? ㅎㅎㅎ
그리고 저 하트푯말도 휙~ 던져서 걸친거 아닐까 싶습니다.
연못 가운데 쉬하는 꼬마 동상 손바닥에 동전 얹듯이 말이지요..ㅎㅎ
덕분에 천국의 문도 구경하고 감사합니다~!!

오 모두다한국인이쌓았다는.. 신박한 관점입니다ㅋㅋㅋ 하트푯말은.. 저는 우산을 거꾸로 들고 손잡이로 나무를 걸어 힘으로 당겨 푯말을 걸었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모오오오오오오옵시 위험했겠지만요.. 미스터리입니당..

나무를 당겨서.. 당겨진 나무에 걸었다~
그것도 어쨋든 힘든 과정이네요. 나무에 하트 거는 것 성공하신 분들 평생.. 아름다운 사랑 유지하시길!! (저도 걸러 가렵니다. 총총)

오.. 처음에는 그리 크지 않은 문이라고 생각했는데
내려다 봐서 그런 것이였네요!!

오늘도 큐레이팅 슥-
사진 예술 잘 보고 갑니다 :D

정말 너무너무웅장하고 컸는걸요..? ㅎㅎ 지역유지 거북님 오늘도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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