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창, 열 번째 이야기] 소주로 시작해 소주로 끝난 보길도 여행 4화
남해 고속도로를 타고 삼천포에 도착하니 마침 전어 축제 기간입니다.
야시장 구경하고 전어 회와 전어 구이 등으로 또 술을 마십니다.
또 소주와 여행을 떠나는 이들을 보며 마음은 부글부글
술 취한 비정상인들과 대화하니 멀쩡한 나도 비정상인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냥 네~ 네에~ 억지로 맞추어주는 척합니다.
그러다 억울해서 속마음이 터져 나옵니다.
“솔직히 이럴 줄 알았으면 저는 안 왔을 겁니다. 이게 무슨 휴가입니까.”
라며 불만을 쏟아내니 남편은 모 두같이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게 중요하다네요.
이런 상황에서 무슨 명언인 마냥 말하는가 싶습니다.
그래도 얄밉고 억울해서 속마음 사실을 있는 그대로 말해버립니다.
“아주버님, 형님 지금 모든 경비는 형님 시동생 아니라 제 카드로 쓰고 있습니다.”
“남편이 나를 믿고 내 카드로 맘껏 쓰며 술 먹는데 과소비하는 돈이 너무 아깝고 억울하고 화가 납니다.”
그러자 형님이 내년엔 재개발되는 아파트 보상금 받으면 형님네 자기가 주최해서 해외로 가보자고 하십니다.
속마음은 아니요 이제는 안 갈 겁니다.
거기 가서도 술 마실 거잖아요.
속으로 수십 번 말합니다.
그리고 그땐 그때고 지금은 이게 무슨 꼴입니까?
이제 같이 가자고 해도 안 갈겁니다 하고 반박하고 하다가도
술 취해 있는 이들에게 무슨 말을~~~
내 안의 틀에 갇혀 있는 내가 옳다고 외치는 내 마음을 봅니다.
내 마음을 혼자 추스르는 상황에서 이들은 기분 좋다며 노래방을 갑니다.
집에서 하던 대로 자기들 좋아하는 음식을 먹고 술 마시고 노래방 가고 이게 대체 무슨 여행인지...
여행 왔으면 두루두루 지역을 구경하고 맛집을 찾아 맛있는 향토 음식을 먹어야 하는 것은 내 생각일 뿐임을 알아차립니다.
이해할 수 없는 것도 내 마음일 뿐입니다.
노래방 가서 맥주를 마시고 고래고래 고함지르며 노래 부르며 시간을 보냅니다.
모텔 숙소로 오는 길에 편의점에 가서 입가심이라며 맥주 2병을 또 사들고 옵니다.
두 형제는 술과 함께라면 정말 용감합니다.
숙소에 도착해서 사온 맥주를 제대로 마시지도 못하고 곯아떨어집니다.
삼천포에서의 밤도 술로 의식을 상실한 채 잠이 듭니다.
삼천포로 여행을 왔지만 정말 이번 여행이 삼천포로 빠진 느낌입니다.
늦도록 잠을 푹 자고 쉬어야만 음주운전이 아니라며 10시가 되어도 출발할 생각을 안 합니다.
50~60세 되어도 아직 밤새 술을 즐기는 두 형제를 보면 돌아가신 시부모님까지 생각납니다.
나의 속마음이 울고 있습니다.
헝님네 부부는 소주 사랑이 환상인 커플입니다.
그렇지 못한 우리 부부는 누굴 탓할까요.
남편은 내 탓, 나는 남편 탓.
서로 맞지 않은데 20년 넘게 티격태격 같이 살아온 게 새삼 놀랍습니다.
다음 화에 계속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ㅎㅎ
제가 너무 과했던 걸까요...
ㅎㅎ 제가 느끼기에는요. 남편분 참 좋은 분이네요. 하지만 외로워요.
가장 가까운 분이 가장 즐거운 시간을 함께 즐겨주지 않으시니...조금은 어울려드려보세요. 그러면 외로움이 줄어들고...술도 줄어든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