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편견이 담긴 용어, ‘금수저’와 ‘흙수저’
현대 사회에서 여러 가지 용어의 의미가 왜곡되어 사용되고 있다. 수많은 신조어들도 생겨났고, 파생어도 생성되었다. 그러한 용어들 중 일부는 긍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하고, 중요한 의미가 아닌 경우도 있다. 하지만, 오늘날의 한국 사회에서 단어의 원래 의미로부터 부정적으로 변질되어 사용되는 단어들은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단어들이 쓰이는 것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사회에 큰 문제가 있다는 것에서 기인하기 때문이다. 특히 계층 간 갈등과 남녀 간 갈등 때문에 새롭게 만들어지거나 파생되어진 단어들은 꽤 많이 있다. 그 중에서 소득의 분배 문제와 관련된 단어인 ‘수저’를 선택하기로 했다. 이 단어는 고소득층과 나머지 계층 간의 갈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어휘이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심각한 빈부격차이다. 저소득층이 노력을 하면 높은 확률로 계층이동을 할 수 있었던 1970~90년대에는 빈익빈 부익부라는 문제가 지금보다 부각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소득분위가 낮은 사람 이외에도 중산층에 속하는 사람들이 피나는 노력을 한다고 해도 계층의 상승이라는 결과에 대한 보상을 보장할 수 없다. 즉, 금수저와 흙수저라는 단어가 쓰이는 이면에는 사회 구조에 확실히 불안정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원래 수저라는 단어의 의미는 숟가락과 젓가락을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그러나 이번에 살펴볼 단어인 ‘수저’, 그 중에서 금수저와 흙수저라는 단어가 어떻게 유래되었는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다양한 추측이 있다. 우선 첫 번째 추측은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의 ‘수저 계급론’에서 처음 파생되었다는 것이다. 플라톤은 ‘국가론’에서 사람은 금, 은, 동, 철의 성분을 품고 태어난다고 주장하였는데 사람은 자신의 성품에 따라 살고 그 성품은 신분과 관련되기 때문에 신분은 선천적으로 결정된다는 의미이다. 또한 영어 숙어인 ‘은수저를 물고 태어나다(born with a silver spoon in mouth)’에서 유래했다는 주장도 있는데 이는 현재로써는 가장 유력한 추측설 중에 하나이다. "여유있는,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났다는 이야기"라는 뜻으로, 과거에 유럽 부유층에서 주로 은으로 만들어진 식기를 사용하는 것에서, 그리고 태어나자마자 유모가 은수저를 이용해서 젖을 먹이던 풍습에서 비롯된 표현이라고 한다. 금수저는 현대 사회에 이르러 자산 양극화 및 소득 양극화가 점점 심해지고, 경제 불황과 가계부채, 고용불안 등으로 중산층이 붕괴하고 사회적 부의 편중이 심해지면서 소득불평등을 대표하는 용어로 인식되고 있다.
이와 같이 ‘수저’라는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부모의 재산을 계급화 하는 것은 여러 가지 사회적인 문제를 야기한다. 일단, ‘금수저’라는 단어로 태어날 때부터 부모의 재산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성공한 인생이라는 이미지를 가진다는 것은 돈이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물질만능주의 현상을 불러올 수 있다. 이런 현상으로 인해 현재 논란이 되는 재벌 3세들의 안하무인한 ‘갑질’ 논란이 일어나고 모든 것을 다 돈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잘못된 생각을 가지게 된다. 둘째로는, 앞서 나온 금수저들의 갑질논란과 부유한 생활들이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소위 ‘흙수저’라고 불리는 중산층, 하층 사람들의 상대적인 빈곤이 더욱 심화된다는 것이다. 이는 개개인의 상대적 박탈감을 높이고 결국 그로 인해 계층 간 간격이 커져가고 메울 수 없는 상황이 올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금과 같이 ‘수저’라는 단어로 부모의 재산을 계급화 시키는 사회 풍조가 당연시 된다면 태어날 때부터 ‘흙수저’라는 계급을 받은 계층들의 자수성가 할 의욕을 저하시키고 이는 현재의 계층을 고착화 하는 문제를 갖는다. 계층 고착화로 인해 사회 전반적으로 의욕이 저하되면 결국 사회의 발전을 저하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한편, 외국에서의 수저 사용 현황은 대표적으로 중국의 푸얼다이와 빈얼다이, 그리고 미국의 은수저와 SAT가 있다. 우선 중국에서는 푸얼다이와 빈일다이 개념이 있다. 푸얼다이는 2000년 이후 가파른 중국 경제성장과 함께 등장한 재벌 2세를 의미한다. 한국의 금수저와 통용되는 개념이다. 이와 반대로 빈일다이는 가난한 부모의 2세를 의미한다. 이는 한국의 흙수저와 통용되는 개념이다. 또한 미국에서는 금수저 대신 은수저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이는 앞에서 설명한 유래와 같이 은수저를 물고 태어났다는 표현에서 파생되었다. 또한 SAT는 원래 Scholastic Aptitude Test로, 미국판 수능을 의미한다. 하지만 미국에서 SAT는 요즘 Student Affluence Test (학생 부 테스트)로 풍자되고 있다. 가정 환경이 유복할수록 SAT 점수가 높게 나오는 현실을 비판하는 뜻에서 유래했다. 요약하자면, 우리 나라 이외에도 중국과 미국, G2에 소속된 국가들도 소득의 재분배가 원활히 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까지 ‘금수저’와 ‘흙수저’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금수저’라는 단어는 단순히 말한다면 ‘부잣집 자녀’로 정의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 단어를 종종 부정적 의미로 쓰는 경우가 있는데 이에 대해 우리는 충분한 경계를 할 필요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금수저’로 태어났든지 ‘흙수저’로 태어났든지 간에 그것에 선입견을 가지고 사람을 함부로 판단하지 않는 것, 그리고 그러한 조건에 개의치 않고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을 열심히 사는 것이다. 우리는 살면서 많은 고난과 역경에 부딪혀 넘어지지만 포기하지 않고 다시 우뚝 일어서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좌절하여 주저앉아버리는 사람이 있다. ‘흙수저’는 자신에게 주어진 영원한 운명이 아니다. ‘금수저’는 자신에게 보장된 영원한 비단길도 아니다. 출발선이 다르더라도 언제든지 삶의 1등이 될 수 있다. 토끼를 이긴 거북이는 단순히 운이 좋았기 때문은 아니다. 꾸준히 자신을 믿고 신념껏 살아간다면 언젠가 우리는 그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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