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오늘을 사는 이유

in #kr7 years ago (edited)

김제동은 정치적으로 관련해서 악플도 많이 받았었지만
기부, 무료 공연 등 좋은 일을 많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에게 한 시민이 인생의 의미를 물었는데
이렇게 대답했다.

"글쎄 요즘 들어서는 아무것도 의미가 없다,
이런 허무한 생각이 들어요."

좋은 일도 많이 해봤고 나름 유명세도 타본 그가
이런 말을 하다니.
나는 그가 사람들을 돕고 하는데에서 인생의 의미를 느낀다고 말을 할 줄 알았는데..

나야 뭐 좋은 일 해본 적도 없고 성공해본 적도 없는 평범 중의 극평범을 자랑하는 사람이지만 아마도 30대가 되면서부터 인생의 의미란 무엇인가 를 나름 고민해왔던 것 같다.

그렇게 고민을 하다보니 나도 결국
허무한 생각, 사실은 이 모든 것이 다
의미가 없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고,
삼시 세끼 배고파 밥시간 되면 꼬박꼬박 먹는 것도,
아침 되면 눈을 뜨는 것에도 뭔가 모를 회의감이 느껴졌다.
과연 이 모든 행위의 이유는 무엇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인생에 대한 고뇌로 시작해서 허무주의로 빠져들기 시작하면서 차라리 예전에 이렇게 인생의 의미 따위 고민하지 않고

그저 엄마가 하라는 대로 학교 가고 학원 다니고 대학 입시 준비하고 대학 가서는 선배들이 수박에 퍼부은 소주를 위에 들이붓고 다음 날 되면 녹색도 꼴 보기 싫을 정도로 토 하고

취업을 위해 엄마의 피같은 돈으로 유학을 가서는 수업은 종종 빠지고 한국 사람들과 어울려 양꼬치와 맥주나 마시며 돈이나 써대고 대학 때는 아무 생각없이 나의 관심사에 아랑곳없이 학점을 잘 받을 수 있는 과목만 골라 듣더니

졸업 후 결국 간다는 곳은 너무나도 작은 중소기업도 아닌 너무나도 가족같은(가족이길 강요하고 실제로 사장님과 부장님이 가족이었던) 분위기의 소회사에 들어가 이유도 모른 채 또 상사가 따라주는 술 먹고 숙취에 매일 야근하고 그러다 보니 회사 생활은 힘들지 결혼할 나이는 됐지 그러니

엄마의 강요(결혼 안 할거면 차라리 헤어지라는)에 못 이겨(못 이기는 척 하면서 이 힘든 회사 생활을 벗어나 취집을 하고 싶은 나의 무의식에 충실하여) 20대 후반에 준비된 것 없이 얼렁뚱땅 결혼을 했었던.

아~무 생각 없이 그저 남들 하는대로 그저
아~무 생각 없이 살았던,
하지만 그때에는 그게 인생의 목표였던,
(인생의 의미인줄 알았던)
단순했던 그때가 차라리 행복했던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까지 들더라.

사람이 어느 정도 단순해야 행복도 쉽게 느낄텐데
맛있는 식당에 가도 좋은 경치를 봐도
이게 다 무슨 소용인가 라는 식의 생각을 자꾸 하다보니
점점 허무주의에 빠져 들고 나는 생기를 잃어 갔다.

그러면서 인생의 답을 찾기 위해 책을 닥치는대로 많이 사들이기 시작했다. 어딘가에 인생의 답이 있을거라고 생각했나보다. (신랑이 자꾸 책만 사들인다고 뭐라 해서 책 사고 몰래 봉지에 숨겨오다 신랑한테 들킨 적도 있었다)

국제결혼 후 외국에서 직장 없이 소속감 없이 가족 없이 친구 없이 혼자 지내게 되는 날들이 이어지다 보니 그 후부터 도대체 인생의 의미란 과연 무엇인가..나는 왜 사는 것일까라고 어쩌면 인생을 살면서 처음으로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되었다.

인생의 의미...

내가 살아가는 이유...

예전 나처럼 그저 계속 나에게 주어진 목표에 맞춰 살아가면서 인생의 의미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 보지않은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오히려 이렇게 단순하게 사는 사람들이 더 행복할 수도 있다..)

나처럼 인생의 의미를 찾다가 결국 허무주의에 빠졌던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럼 결국 인생의 의미를 찾았느냐고?

물어보신다면...

"몰라요."

라고 허무한 대답을 할 것이다..ㅡ_ㅡ^

사실은 이 모든 것에 아무 의미도 없다는
말에 마음이 쏠린다.

하지만 사람은 아무런 의미 없이는 인생을
열정적으로 살아갈 수 없는 존재다.

그저 사람은 인생을 열정적으로 살아가기 위해 어떠한 것에 본인이 의미를 부여할 뿐이다.

인생에는 누군가를 도와야 할,
혹은,
내가 어제보다 더 발전해야 할,
혹은,
사람들과 조화롭게 교류하며 살아야 할

어떠한 의무나 삶의 정해진 가치 같은 것은
본래 없으며,

그저 사람들은 각자가 정한 삶의 가치(오늘을 살아가는
이유)에 따라 삶을 살아갈 뿐이다.

다른 사람의 행복의 기준을 따라도
나는 행복하지 않을 수 있고
다른 사람이 쓸데없는 일이라고 비웃는 일도
나한테는 삶의 이유가 될 수 있다.

그러니
'자신이 누구인가',
'나는 왜 오늘을 살아가는가'
에 대해,

자신에 대해 탐색하는
'방황'의 시간은
결코 시간 낭비,
인생의 낭비가 아닌 것이다.

오늘도 길을 잃고 방황하고 있다면,
그것은 자신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는
한 걸음을 내딛은 것이다.

자기 자신에 대해 모르면
우리는 행복할 수 없다.

행복은 자기 자신에게서 나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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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김제동을 보며 생각하는 것은, 그도 우리 과다 ㅋㅋㅋㅋ 착하기만 하고, 머리에 생각은 가득한데, 행동으로 옮길 때는 한없이 나약한, 그러나 우리가 보아주어야 할 단계...
제 삶은 항상 녹록하지 않았어요. 단 한 순간도. 지금도 겉으로 보기에는, 실제로 제 대학 동기는 저를 세상에도 없는 복받은, 멋진 인생을 사는 사람이라 생각하고...ㅜㅜㅜ
내가 왜 인생을 사는가... 라고 묻는다면. 저는 크리스챤이므로, 현재에 충실한 삶을 살며, 입닥치고 그저 가진 것에 감사하며 사는 중이고, 눈에 멓어도 안아플 아이들을 보며, 예뻐 죽을것 같아 하루의 행복을 누리며... 그렇게 살고 있답니다. 스티밋에서 알게된 megaspore님을 글이 너무 재미있고 좋아요 ㅎㅎ 꼭 저한티 위로하는 글 같아요. 그만하면 됐다... 그러니 너는 니 인생을 살아....

(^_−)−☆

Ah....
기호로도 이렇게 예쁜 그림을 만들 수 있군요.
감사합니다^^

(⁎⁍̴̛ᴗ⁍̴̛⁎)

이것은 어떤 기호인가요?
키보드에서는 못본 기호인데요?

제가 핸드폰 중국어 키보드를 쓰는데 거기에 이런 표정 기호가 있더라구요~~(☻-☻)

아.
기계(?) 소프트웨어상의 특이점이었군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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