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있어요

in #kr8 years ago (edited)

평범한 나.
아니, 평범하길 꿈꿨던 나.

떨리는, 두려운 마음을 감추고 겉으로는 애써 평범한 척 웃음을 지었던 나.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그 평범이 뭐라고 그렇게 다른 사람들과 다르지 않은 척, 겉으로 보이는 그들의 모습과 같아 보이려 노력했는지..

겉으로는 그저 평범하게만 보였던 그들 안에서도 사실은 각자의 마음의 파동이 있었음을, 보이는 겉이 전부가 아님을 아주 많은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뼛속까지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고립감.

‘이 넓은 세상에 나는 혼자야.. 나의 마음을 이해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거야..’라는 생각과 그 생각이 불러 일으키는 감정은 세상을 등질 정도로 끔찍한 외로움을 가져온다.

나는 안다.

내가 얼마나 두려웠는지를.
내가 얼마나 외로웠는지를.

얼마나 나를 이해해주는 그 한명을 갈망했는지를.
얼마나 사랑 받고 싶고 사랑하고 싶었는지를.

그리고 이제는 안다.

나는 사실 사랑 받고 있었음을...

내가 두려워했던 세상은 없었고,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들 각자의 외로움과 고통을 지니고 살았음을.

내가 글쓰기를 시작하고 얻게 된 가장 큰 수확은 나 혼자만의 감정이라고, 그래서 아무도 나를 이해해주지 못할거라고 여겼던 그 감정들이 사실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겪었던 것이고, 더 나아가 인간의 보편적인 감정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내성적인 나는 쉽게 사람들에게 내 마음을, 내 힘듬을 털어놓지 못했고, 그래서 본의 아니게 나만의 외로운 유리막에 스스로를 가두어 놓았는데,

내 마음을 털어놓지 않고서도 타인의 마음을 알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인 독서를 통해 타인의 감정들을 느낄 수 있었고,

시공간이 모두 다른 곳에서 살아온 두사람(저자와 독자)이 사실은 이토록 비슷한 감정을 느끼며 살았다는 것.

나는 혼자가 아니었다는, 그 당연했던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어 안도하고 감춰왔던 눈물짓고 마음 한켠이 시원해지고 또 따뜻해지는 그 신기한 경험..

그 신기한 경험이 끝난 후에 보는 세상은 전과는 다르며, 나의 용기는 1그램 더 늘어나 진짜 되고 싶었던 나의 모습이 될 수 있는, 나의 길을 갈 수 있는 힘을 얻는다.

나는 그래서 작가의 꿈을 꾸게 됐고, 어디에선가 나처럼 나 혼자라고, 나는 세상에서 쓸모없는 존재라고 마음 깊숙히 믿고 있는 그 잘못된 믿음을 하루라도 더 빨리,

그 외로운 유리막을 같이 깨줄 수 있다면,
거기에 나란 사람의 경험과 느낌이 도움이 된다면,
내 인생도 가치 없는 것은 아니라고 여기게 되었다.

나와 같은 사람들,
세상에 많을거다.

자신의 가치를 믿지 못하고 이게 아닌데.. 하면서 계속 방황하는 사람들.

그 방황조차 가치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그 방황의 끝에는 하찮은, 쓸데없는 것들을 벗어던진 본연의 나를 발견할 수 있을거라 믿는다.

그리고 그 길에 ‘나는 혼자가 아니야..’ 우리는 사실은 함께였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으면 더할 나위 없겠다.

우리는 언젠가는 밖으로 나가야 한다.
그래서 우리가 가고자 하는 길을 묵묵히 걸어가야 한다.

그리고 그 길에는 언제나 ‘우리’가 함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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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 없는것 같아요. 저의 경우는... 항상 사랑받고 싶었고 결핍된 상태가 지속되었고, 그러는 사이 욕심쟁이가 되었고, 욕심쟁이인 상태로 착한 사람이 되고싶어 코스프레 하다가 이상한 사람이 되기도 했고... 그러는 사이 어른이 되어 버렸어요. 어른이 되고 나서도 그럼 패턴이 지속되고 지속되고... 나중에는 그걸 알면서도 계속 반복에 반복... 예전과 다른게 있다면 그게 보이지 않다가 서거히 보이다가, 이제는 훤히 보여서 같은 모습인 내가 민망하다다 가엽다가 밉다가... 왜 이모양일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알고 있는 것... 그걸 지금 꺼내 말하는 메가님은 용감한 사람. 나는 아직도 겁쟁이 ㅎㅎ 인생의 한 순간 순간... 플래쉬백처럼 기억나는 부분 부분에 내게 도움되고 내게 안정을 주던 이들이 있었어요. 아주 긴 부분인 경우도 있었고... 그때의 나를 소환해서, 그때의 그들을 만나러 가고싶네요. 나 혼자가 아니었고... 우리였다... 그리고 그때의 그들에게 고마워요~ 하고 오고싶네요. 우리라 고마웠다고 ㅎㅎ

[베스트 댓글]

축하합니다~~ 북키퍼님~~~ 오늘의 베댓으로 선정되셨습니다~~~^^

<항상 사랑받고 싶었고 결핍된 상태가 지속되었고, 그러는 사이 욕심쟁이가 되었고, 욕심쟁이인 상태로 착한 사람이 되고싶어 코스프레 하다가 이상한 사람이 되기도 했고... 그러는 사이 어른이 되어 버렸어요>

결핍이 지속되다가 마음과 맞지 않는 행동으로 이상한 사람이 되었다가 어른이 되었다..에 참 맘이 가네요...(맘이 가는건 언제나 저의 모습이 보이기 때문이겠죠..)

<예전과 다른게 있다면 그게 보이지 않다가 서거히 보이다가, 이제는 훤히 보여서 같은 모습인 내가 민망하다다 가엽다가 밉다가... >

예전과 다른게 있다면 그래도 아주 조금씩 나의 그런 이상한 모습이 서서히 보인다는 것.. 그래서 나의 이런 모습이 싫다가.. 또 받아들이다가..또 이런 내 자신이 밉다가.. 슬프다가.. 또 받아들이다가..(안 받아들일 수가 없으니..)

<그걸 지금 꺼내 말하는 메가님은 용감한 사람. 나는 아직도 겁쟁이>

그냥... 말하지라도 않으면... 너무 답답하니까.... 이제는 자포자기 상태... 임금님 귀는 당나귀귀라고 소리치는 심정... 그리고 시원해지는 마음...나는 아직 변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나는 이런 못난 사람이야.. 나 이런 이상한 사람이야.. 라고 대나무숲에 마음껏 소리치고 이제 다 지난 세월을 토해내버고 싶은 심정... 그리고 중요한 것은.. 다시 새로 시작하고 싶은 열망...

<내게 도움되고 내게 안정을 주던 이들이 있었어요. 아주 긴 부분인 경우도 있었고... 그때의 나를 소환해서, 그때의 그들을 만나러 가고싶네요. 나 혼자가 아니었고... 우리였다... 그리고 그때의 그들에게 고마워요~ 하고 오고싶네요. 우리라 고마웠다고>

저도 있었네요... 그때의 나로 돌아가서 그때의 그들을 만나서 마음껏 마음을 풀고 웃고 떠들고 눈물짓고 그러고 싶네요..^^ 저도 그때의 그들에게 마음으로나마 고마웠다고 말하고 싶네요~~ 우리라 고마웠다고...^^ (왜 울컥하는거죠... ㅜㅜ)

북키퍼님~~ 앞으로도 그 ‘우리’를 만들어가봐요...^^

다시 울컥... 와이파이존에서 급하게 본 댓글에 베댓선정소식과 이렇게 길고 멋진 글이... 위로받고 가요... ㅎㅎ

울컥*100

‘우리’가 되길 바라며...

내성적인 사람들은 (저를 포함해서) 대체로 문제가 발생하면, 그 원인에 관계 없이 문제점을 자기 스스로로 부터 찾으려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사실은 내가 잘못한 일이 아닌데(물론 100%는 잘 없겠지만요) 그 원인을 나로 부터 발견하려고 노력하고, 그러면서 스스로 외로워 지는 경우가 많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그렇게 안으로 향하면 그 생각을 읽어줄 이들은 알 수가 없게 되어 버리죠. 사실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깊이의 정도만 다를 뿐 비슷한 생각들을 갖고 있는 데도 마치 서로 다른 곳을 보고 있는 것 '처럼' 보이게 되니까요.
하지만 이것이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또 시간이 좀 흐르면서 자연스레 깨닫게 되는 때도 있게 되고, 묵은 감정을 이야기 할 수 있게 되는 순간도 생기니까요.
모두가 같은 속도로 움직이는 것은 아닐 것이라서, 조금 더 느리게 다가서는 사람도 있고, 조금 더 빨리 다가서는 사람도 있고 그렇겠죠. 다만 속도의 차이일 뿐인데 '다르다' 생각하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일 뿐입니다.

흐음 스팀잇을 좋아하는 이유 챌린지를 하고 있던데.. 이 글에 저의 이유가 있네요.
스팀잇에서 느끼는 위로와 용기라는 것이 그리고 우리가 함께한다는 것이...
저도 이 공간에 언제나 글을 써주시고 같이 이야기해주시는 분들에게 '우리'라는 존재가 되길 바랍니다. 그렇게 되려고 노력을 많이 해야겠지만 ^^
이 공간에 들어오면 언제나 혼자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게 너무 좋아요 ㅎㅎ

나만 그런것이라고 나뿐이라고
그 외로운 유리막들을 깨줄 수 있는것이 문학이죠
거의 그 뿐이지요... 응원합니다.^^

위로 받으면 치유 되잖아요. 그런데 대부분 위로 받는 법을 모르는 것 같아요. 저도 그렇구요. 위로해 주기 위해서는 위로 받을 줄 알아야 하는데...

맞아요...... ㅜㅜㅜㅜ sadmt님 댓글 완전 공감이에요....

사람들은 생각보다 남들이 본인을 의식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르고, 본인만의 착각속에 빠지는 경우가 꽤 많죠.. ㅎㅎ

그리고 이 사실을 알고는 있지만 그래도 여기서 벗어나기 쉽지 않다는 사실도 알고 있죠~

다른사람의 경우야 "신경쓰지마~" 할 수 있지만, 막상 본인의 일이되면 걱정되고 신경쓰이는건 어쩔 수 없다는... ㅎㅎㅎ

마음 다스리기는 항상 어렵고 어려운것 같습니다요리요리요..!!

얼마나 나를 이해해주는 그 한명을 갈망했는지를.
얼마나 사랑 받고 싶고 사랑하고 싶었는지를.

요즘 다시 이런시기에 한없이 작아지고 다시 내가 싫어지고..

그 방황조차 가치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말씀 감사해요~!!

힘이되는 한마디.. 위로의 말..
누구에게도 시원히 말하지 못하고 누구도 말해주지 읺던 말들..

이런시기엔 언제쯤 이 지긋지긋한 비가 그치려나 한탄스럽게 느끼기만하다

또 그치고 나면 시원하게 내려주는 단비가 그리워지기도하고..

나와 있는 정답을 알고도 굳이 오답을 말하며 행동을 할 때면 나란 사람이 참 우스워 보이기도 하고..

흠.. 인생살이가 뭐 다 이런거겠죠.? ㅎㅎㅎ(문자로 나마 시원히 웃어봅니다~!)

책을 쓰신다고 들었어요! 저도 메가님 글로 위로를 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 더 많은 분들에게 글이 전해지기를 바래요! '우리'라는 감정을 느낄 수 있는 분들이 더 늘어나겠네요ㅎㅎ

내가 두려워했던 세상은 없었고,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들 각자의 외로움과 고통을 지니고 살았음을.

나만 외롭고 나만 힘든건 아니라는걸~ 알아야 용기낼 수 있는것 같아요~ 누군가와 함께 있고, 우리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기뻐할 수 있는 오늘을 감사하고 계속 지켜야하겠어요.

방황에도 가치가 있다는 글을 읽으니
응원해주는 거 같아요.
엄마는 있고 나는 없는 거 같은 방황하는 마음이 일고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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