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상

in #kr7 years ago (edited)

왜 지금까지 내가 이렇게 살았는지 가끔은 내 자신도 궁금해.

왜 이 나이 먹도록 어떤 시도도 하지 않았는지.
왜 열심히 살지 않았는지.

우선은, 뭘 시도해야 하는지 몰랐어.
남들 하는거는 나름 하고 살았지.

학원 보내주면 보내주는대로 가고 야자 하라고 하면 하고
왠지는 모르지만 알려진 대학에 가면 좋다고 해서
도서관 다니고 과외하고 했지.

엄마가 하루종일 서서 일한 돈으로 유학도 다녀왔고
전공을 써먹어야 한다는, 안 그러면 지금까지의 내 모든 경험이 뻘짓이 되는 것 같아
무조건 전공 써먹을 수 있는 작은 회사에 들어갔지.

그것도 얼마 버티지 못하고 나오고 결혼을 했어.
하라고 하니까. 다들 그 나이 되면 하니까.
아이도 낳았지. 결혼하면 낳아야 되는거잖아. 그게 법칙이잖아.

이 모든 것에 난 어떤 노력도 하지 않았어.
그때는 그게 노력인줄 알았는데 지나고 보니까 그냥 하는 척만 했던거야.
그래야만 되는건줄 알았지.

무엇을 위해,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건지
의문도 갖지 않고 삼십년을 살았어.
정해진 법칙에 따라 나에게 주어진 의무를 남들처럼 수행하면
그게 잘 사는건줄 알았어. 그게 인생인줄 알았지.

열정이라는건 책에서, 혹은 꿈을 가져야 한다며
열을 내며 말하는 강연에서나 볼 수 있는 단어였고
도대체 열정이라는게 뭔지, 어떻게 그렇게 열정을 가질 수 있는건지 신기하기만 했지.

그런 사람들이 이상한건줄 알았어.
평범하게 사는게 진리인데 꼭 그런 이상한 사람들이 성공하더라고.

성공이 뭐야? 열정은 또 뭐고?

불행 중 다행인건 나에게도 방황이란게 찾아온거야.
그래서 혼자 있는 시간이라는게 참 중요한가봐.

혼자 멍 하니, 남들이 보면 시간 낭비라 보일만한 그런 시간들을 보내며
문득, 통찰이라고 해야 하나. 암튼 불현듯 이상하다는 생각이 드는거야.

이 모든게 참 이상하다.
나 왜 지금까지 이렇게 살았지? 나는 또 왜 지금 이렇게 사는거지?
무엇을 위해서? 세끼 밥 먹으려고 사는건가?

아침에 눈을 뜨고 밤에 눈을 감기 전까지 이 모든 시간을
난 왜 이런 것들을 하며 살아가는거지? 뭐지? 진짜.. 삶이란게.. 뭐지?

안 그래도 남들따라 하는 척만 해온 인생이니
딱히 성과도 없고 부지런할만한 어떤 동기도 찾을 수 없는
게으른 나였는데 방황이 시작되니 더 심해졌지.

왜 아침에 눈을 떠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왜 내가 밥을 먹어야 하는지도 알 수 없는거야.
도대체 이 모든 것을 왜 하는거냐고. 나는 뭐 때문에 사는거냐고.

아무리 거센 폭풍도 가라앉듯이 방황도 알아서 가라앉대.
그러고 나선 매일 보던 세상이, 매일 보던 사람이 조금은 다르게 보였어.
주위를 둘러싼 모든 것이 참 신기하다. 내가 처한 오늘의 상황이 참 신기하다. 감사하다..

방황의 끝에는 평온이 찾아왔어. 물론 지금도 하루에도 몇번씩 방황하지만
그 후엔 내면에 어떤 깨달음, 교훈 같은 것이 찾아오더라구. 그러니 이제 방황을 덜 두려워하게 됐지.

나는 왜 그렇게 무기력하게 살아왔을까. 그 오랜 세월을 말이야.

내가 어쩌면 내 뜻대로, 내가 선택해서, 내가 스스로 우러나와서
자발적으로 살아본 적이 없어서 그랬던 것 같더라고.

사람은 자유가 없으면 죽은 것과 다름 없이 살게 되나봐.
자유에는 책임이 따르지만 책임이 싫어서 스스로 인생을 선택해야 하는 자유를 포기하면
몸은 살아있지만 죽은 것과 다름 없이 살게 되는거야.

근데 이게 이제 머릿속으론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겠는데
말은 누가 못해, 실천이 문제지. 근데 항상 입만 나불나불. 머릿속만 복잡.

이렇게 살아야 하는데.. 더는 이렇게 살면 안되는데..

무서운게 참 많아. 사람들의 시선, 비웃음. 무능력한 나를 확인하게 되는 일상들.
나는 사람들의 신뢰, 따뜻함 이런 것들이 필요한데 내가 가야할 길에 꼭 그런 것들만 있는 것은 아니잖아.
그런 것들은 소중하니 흔하지도 않지.

지금까지 누군가 나에게 보여줬던 스치듯 지나갔던 따뜻함 조차도
내 기억 속에 차곡차곡 저장해두는거야.
그리고 내 자신이 싫어질 때마다 야금야금 그 기억을 꺼내보는거야.
나도 꽤 괜찮은 사람이고 내가 원하는 내가 될 수 있다고 용기를 주었던 그 누군가를 떠올려 봐.

아참, 제일 무서운게 하나 남았네.

이 모든 것이 그저 내 머릿속에서만 떠도는 생각으로만 남는거.

결국은 이 모든 것이 그저 공상에 지나지 않았다는걸 인생 막바지에 발견하게 된다면
그것만큼 무서운게 있을까.

그러니 더 무서워지지 않으려면 조금 무서운건 조금은 견뎌야겠지.
나중에 롤러코스터의 무서움처럼 그 무서움조차 즐기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고
스스로 다독이며 말이야.

인생이 공상이 되지 않도록 하려면 결국은 실천 뿐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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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그게 노력인줄 알았는데 지나고 보니까 그냥 하는 척만 했던거야.
도대체 열정이라는게 뭔지, 어떻게 그렇게 열정을 가질 수 있는건지 신기하기만 했지.

저 역시 서른이 넘었고 한참 방황중입니다. 너무 제 생각, 감정과 비슷한 점이 많아 놀랐어요.
삶의 의미 같은 건 없다고 일상을 살아내는 것도 대단하고 숨쉬고 살아가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하지만 역시나 찾고 싶어져요.
저만의 삶을 살고 싶어져요. 살아내야 하니 사는 게 아니라 저답게 살고 싶어져요.그렇지 않으면 어느 순간 또 견딜 수 없을테니깐

오랜 관성에 또 무기력해질까 두렵지만 용기내 보려고요. 저는 변화려고 합니다. 다르게 살아볼까 합니다. 결과에 집착하지 않고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져볼까 합니다.

어떤 방향이 될 지 모르지만 megaspore님의 방황도 그 끝에 찾을 자신만의 해답도 응원하고 싶어요.

그리고 내 자신이 싫어질 때마다 야금야금 그 기억을 꺼내보는거야.

그래서 그런것일까요?


그런데 별님도 그런 경험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내 인생.. 그냥 시계추 같고 의미 없이 사는 것 같고 무기력하고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데..
어느날 내 주위의 누군가가.. 난 너의 삶이 부러워.. 너처럼 열심히 살고 싶다.. 이런 이야기 들어 보신적 없으세요?

<전 몇번 있었는데...그런 이야기를 듣고나선 또 내 삶을 다시 바라보며 뭔가 의미를 찾아내곤 했어요.. 지금도 여전히 줄어드는 기억력을 붙잡아 놓으려 애를 쓰지만.. 기억력이 문제인지 그게 아주 오래가지 않는다는게 함정이지만 >

오랜만에 긴 댓글을 쓰니 댓글이 산으로 가는 것 같아서..
요점은 우리는 그래도 꽤 괜찮은 인생을 살고 있는 것일지도.. :-)

<난 너의 삶이 부러워.. 너처럼 열심히 살고 싶다.. >

이런 얘기.. 주위에서 들어본 적 있어요..

나는 나에 대해 불만족하고 생활에 대해 불만족하고 항상 무언가를 찾아다니고 방황하고 있는데 저런 말을 들었을 때..

아.. 내가 느끼는 나와 주위에서 보는 내가 많이 <괴리>가 있구나..

그리고 어쩌면.. 내가 나쁘지 않게 사는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네요..^^

저두요. 세상 사람 모두가 자신들의 생각 보다는 조금 더 나은 삶들을 사는 사람들이 대부분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어요.

물론 그것을.. '너희가 모르니 그렇게 보이는거야'라고 받아드리는 사람들은 제외해야겠죠.

그래도 지금의 생활이 과거의 그런 작은 것들이 모여서 만들어낸 결과인 것 같기도 하구요. 그래서인지 아이들을 잘 키워야겠다는 '생각'만 가득한 하루하루를 사는 것 같아요 ㅎㅎ

'너희가 모르니 그렇게 보이는거야'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고 또 저 자신도 예전엔 자주 이렇게 생각했던거 같네요~~~

근데요.. 그렇게 시니컬하게 생각했는데.. 결국 시니컬하게 생각하면 그렇게 생각하는 만큼의 행복이 오고 또 감사하면 감사하는만큼 행복이 오고 다 어느정도 자기가 생각하기 나름인거 같아요~~ 행복이란 것도 정말 자기 만들기 나름..

이제 시니컬 보다는 감사하는 삶, 따뜻함을 주고 받는 삶이 제 스스로를 더 행복하게 해준다는걸 알기에...

아이들.. 애들 키우는 것에 대해서 모든 부모가 그렇듯이 걱정도 하고 그랬는데.. 결국 부모는 아이의 제일 큰 본보기이니.. 부모가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여주면 아이도 자연스레 행복하게 사는 법을 체득하지 않을까 싶어서.. 그래서 제가 어떻게 하면 더 당당하게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이제 거기에 포커스를 맞추게 되는 요즘이에요..^^

맞아요.
저도 아직 길지 않은 30여년 인생에서
깨달음을 얻었다면.. 그 단순한 ..
행복은 내가 만들어 간다는 진리가 아닐까 생각해요.

<인간이란 그런 존재인가봐요>

그래도 30여년만에 깨닫게 된것도 꽤 준수한게 아닐까 혼자 생각해봅니다~

40년만이잖아요..

오랜만이네요.

실천을 좀 더 구체화하는 방법으로
심상화기법을 한번 해보세요.

그러니까
자신이 그리는 꿈을 구체화할수록
그 꿈은 현실이 된다는 거지요.

보통 공상은 그야말로 막연한 희망으로
빈 꿈이 되고 말지요.

꿈이 절실할수록
심상화도 구체화되는 거 같아요.

아니에요 메가스포님 전혀 무기력한 삶이 아니었어요
그때는 그때 나름대로 고군분투하며 최선을 다해왔어요~ 그런 과정이 있었으니 지금의 내가 존재하고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지난 나를 돌아보며 후회보다는 고생했다고 다독여주세요 힘든 시절도 잘 견뎌왔다고 격려해주세요 그리고 감사해하세요~
오늘도 내일도 더 행복해 지시길 바랍니다^^

그때는 그게 노력인줄 알았는데 지나고 보니까 그냥 하는 척만 했던거야.
그래야만 되는건줄 알았지.

제 이야기도 있네요. 오늘은 특히 꼭 찝을 수 없게 모든게 공감이 많이 되었어요. ;;;;

오랫만에 뵙네요!
너무 공감가는 글이라 보면서 뜨끔...했습니다.ㅎㅎ

이미 자녀분에게 새 생명을 주고, 남편분과 함께 키워나가는 것만큼 멋지고 용기 있는 실천이 있을까요? 그저 공상이었다면 그 아름다운 보물이 존재하지 않았을 지도요!

이렇게 살아야 하는데.. 더는 이렇게 살면 안되는데..

저는 그냥 하지 말라는것만 하지말고 살다 현재 결혼도 안 하고 정말 먼지처럼 조용히 살고 있지만 감정은 너무 많이 공감됩니다. 핑개댈 결혼도 아이도 없이 이런 게으름을 그냥 행복으로 또는 그냥 살아가는걸로 위로하면서 사는게 가끔은 한심해 미치겠지만... 이제는 힘들게 감당하지 못 할 것들을 알기에 더이상 노력을 안 하게 되는것 같아요.. 비겁하지만... 또 힘내서 볼수 있게 노력해 보려구요~ @megaspore님도 화이팅 입니다!!!

heloo @megaspore , i see your SP has not been use for voting purpose and i offer you to delegate your SP to me.so i will share 200 steem the monthly income of your delegated SP. If you are interested please contact me at discord :levycore#8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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