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이야기] 10. PC 구입 최종 단계 - 부품 선정 및 제품 받은 뒤 할 일 (18.09.19)

in #kr6 years ago

지금까지의 포스팅을 통해 PC 구입하기 전 고려해야 할 부분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사실 대부분이 업계의 꼼수를 설명한 것이라 보다 자세한 가이드를 원하시는 분들 입장에서는 부족하실 수 있습니다.

앞선 포스팅을 통해 어디에서 구매하실지 대충 정하셨다면 이제는 스펙을 정해야겠죠?

용도나 가격별 추천 사양은 다음에 기회를 봐서 자세히 올려드릴 예정이고 이번에는 대략적으로 어떤 브랜드의 부품을 써야 하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CPU]

CPU는 별것 없습니다.
인텔 / AMD 정품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인텔의 경우 국내에 유통되는 제품은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벌크와 정품인데요.

정품은 국내 3개 정식 수입업체에서 직접 수입하는 제품입니다.
흔히 인터넷에서 보실 수 있는 정품 패키지 박스로 포장되어 있으며 , 보증서와 번들 쿨러가 함께 구성되어 있습니다.

반면 벌크는 일종의 병행 수입 제품입니다.
대량 포장 방식으로 유통되며 번들 쿨러 없이 CPU만 제공됩니다.

두 제품의 가장 큰 차이점은 3년 무상 유/무입니다.
정품은 용산의 공식 서비스센터를 통해 수입사에 상관없이 보증 기간 내에는 신품으로 1:1 무상 교환됩니다.
반면 벌크는 해외의 인텔 서비스 센터로 보내 교체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이 발생합니다.
사실상 국내 판매처에서는 1년간의 자체 보증 이외에는 지원이 되지 않습니다.

그간 제 포스팅을 보셨다면 아시겠지만 CPU는 메모리와 더불어 가장 고장이 덜 나는 부품입니다.
하지만 고장 발생 시 사실상 1:1 교체 이외에는 방법이 없고 그래픽카드와 더불어 가장 고가의 부품이기 때문에 반드시 3년 무상 적용이 되는 정품을 구매하셔야 합니다.


[메모리]

메모리는 삼성과 기타 브랜드 제품이 있습니다.
흔히 인터넷에서 보실 수 있는 녹색의 제품이 바로 삼성 제품이며 일반 리테일 유통은 되지 않기 때문에 따로 포장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기타 브랜드의 고가 제품들은 1개씩 별도 포장되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반적인 용도로 사용되는 제품은 삼성이나 기타 브랜드나 큰 성능 차이는 없습니다.
다만 삼성 제품의 경우 메모리 오버 클럭 시 좀 더 성공 확률이 높은 편이라 인지도가 높습니다.
나중에 중고로 처분하실 때도 삼성 제품이 조금 더 높은 가격을 받습니다만 그만큼 신품 가격도 더 비쌉니다.
저렴하게 쓰실 거면 기타 브랜드 제품을 써도 무방합니다.


[메인보드]

파워와 더불어 안정성을 책임지는 부품입니다.
역시 파워와 함께 가장 고장이 많이 발생하는 부품으로 브랜드도 다양하고 제품군도 다양합니다.

일반적인 용도라면 가장 기본 칩셋을 쓰는 모델을 쓰셔도 무방합니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브랜드의 인지도에 따른 품질입니다.

개인적인 기준으로는 다음과 같이 나눕니다.

ECS , MSI , COLORFUL < ASROCK < GIGABYTE < ASUS

ECS , COLORFUL : 대표적인 저가 브랜드입니다. ECS는 저렴한 가격 탓에 MSI와 함께 대기업 OEM으로도 많이 쓰입니다. 가격만큼 저렴한 품질입니다.

MSI : 브랜드 자체는 고가 브랜드이나 국내에서는 A/S가 안 좋다는 평 때문에 큰 인기는 없습니다.

ASROCK : 중저가 보드의 대명사로 가격 대비 성능은 가장 좋습니다. 가장 무난하면서도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GIGABYTE : ASUS와 더불어 탑을 다투는 브랜드입니다. 개인적으론 BIOS 편의성 때문에 ASUS를 더 선호합니다.

ASUS : 잘 모르시면 그냥 이거 고르시면 됩니다. 전 특별히 고객님이 별도로 선호하시는 제품이 없으시면 무조건 이 브랜드를 씁니다. BIOS의 편의성이 좋아서 유지 보수가 편하고 품질도 좋은 느낌입니다. 인지도와 선호도에서도 GIGABYTE와 함께 항상 추천받는 브랜드입니다.


[SSD/HDD]

일부 저가 업체에서는 가격을 낮추고 용량을 높이기 위해 SSD를 빼고 HDD만 쓰는데 요즘 컴퓨팅의 기본은 SSD입니다.
가장 체감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부품으로 저렴한 제품이라도 꼭 쓰는 것이 좋습니다.

SSD를 고르실 땐 삼성 제품은 가격만큼 성능을 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단순한 스펙을 떠나 실제 작업 시 미묘한 체감 성능 면에서 확실히 빠릅니다.

기타 브랜드의 경우 가격과 성능은 비례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120GB 기준으로 삼성과 저가 브랜드는 2배 넘는 가격 차이를 보이는데 실제 벤치마크나 실 사용 시 그만큼 차이도 납니다.
예전에는 WD GREEN 제품을 주로 썼는데 요즘은 저가형 중에선 별로 추천할 만한 제품이 없네요.

HDD는 히타치 제품이 가장 좋으나 제 거래처에선 취급을 하지 않아서 대신 WD 제품을 씁니다.
WD 제품은 번들로 백업&복구 프로그램인 아크로니스 트루이미지를 OEM 버전으로 제공해서 별도의 프로그램을 쓸 필요가 없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파워]

가장 말이 많고 문제가 많지만 일반 소비자들은 모르고 당하는 부품입니다.
보통 시장에서 많이 쓰이는 저가 파워는 1~2만 원대의 제품들로 실 출력은 200~300W 이하입니다.

국내 시장 점유 1위의 '그 업체'도 이런 제품을 쓴다는 걸 보면 참 이 바닥이 얼마나 양심불량이고 경쟁이 치열한지 드러납니다.

500W 정격 파워 중에서 가장 저렴한 것들이 3만 원 중반 대입니다.
유저들이 많이 쓰는 마이크로닉스 클래식2 500W , FSP Hyper K 500W 가 4만 원 중반 이상이고요.
대략 2~3만 원만 더 쓰면 게임용으로도 문제가 없고 A/S도 긴 , 제대로 된 제품을 쓸 수 있습니다.
하지만 100원이라도 더 내려야 하는 최저가 경쟁 시스템 덕분에 소비자들은 이런 사실을 알지 못하고 그냥 저가 파워를 사게 됩니다.
이런 저가 파워는 운이 좋으면 문제없이 쓸 수 있지만 고장이 날 경우 제가 여러 번 설명드린 사기 수법의 원인이 됩니다.

단순히 파워만 교체해도 되는 상황이 다른 부품까지 함께 갈아버리는 사기 수법의 표적이 됩니다.
애초에 2~3만 원만 더 써서 제대로 된 파워를 샀다면 문제가 없거나 문제가 생겨도 A/S를 받을 수 있는데도 이런 일이 반복됩니다.

2만 원이면 하루 28원도 안 되는 돈입니다.
그 돈 아끼려다가 지금의 이 말도 안 되는 일들이 벌어지는 겁니다.


[그래픽카드]

이건 긴 말이 필요 없습니다.
가장 고가이며 부하를 많이 받는 부품이기에 무엇보다 A/S가 중요합니다.

국내 소비자들의 추천 1위는 이엠텍
일명 '묻지 마' A/S로 유명합니다.

반면 MSI는 고성능에도 불구하고 A/S로 인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위치합니다.

예전에는 1티어가 이엠텍 , 2~3티어를 갤럭시와 ZOTAC이 경쟁 중이었는데 암호화폐 채굴 이후 갤럭시 A/S 규정이 아주 까다로워졌습니다.
우선 이엠텍 제품을 고르시고 재고가 없으면 ZOTAC을 고르시길 추천드립니다.


[케이스]

케이스는 흔히 2가지 방식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많이 쓰는 저가 사무용 케이스는 기본 싱글 팬 구성입니다.
파워가 케이스 상단에 위치하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고사양 게임을 돌리기에는 쿨링 성능이 좋지 못합니다.
사무용으로만 추천드립니다.

게임용으로 많이 쓰는 구조는 주로 3만 원 이상의 제품들입니다.
기본 3개 팬으로 구성되며 팬 사이즈도 120mm입니다. (사무용은 80mm)
파워와 하드 디스크가 하단에 별도 구역에 격리되어 열로부터 보호됩니다.

추천 제품은 3RSYS의 J210 해머와 ABKO 아수라입니다.
그나마 저가형 제품 중에서는 마감과 조립 편의성이 가장 좋습니다.
다른 케이스들도 써 봤는데 대부분 외형만 요란하지 조립하기는 더 불편하더군요.
(개인적으론 이런 제품들은 조립비 더 받고 싶어집니다......)


[제품을 수령하고 나서 할 일]

저는 혹시나 판매 후에 고객분들이 다른 곳에서 수리를 받으실 경우 발생할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명세서에 부품의 가격은 물론 시리얼 번호까지 다 기재해서 드립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만약 다른 곳에서 부품을 바꿔치기할 경우 소비자나 제가 이를 입증할 자료를 가지고 있어야 피해 사실에 대해 항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끔 저한테 사지도 않으신 분들도 초기 불량이라면서 신품 교체 A/S 해달라며 오실 때도 있습니다.
그런 경우에도 대비해야 하고요.

애초에 판매자가 이런 수고만 해줘도 고객이 볼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데 현실은 대부분 팔고 나면 끝이죠.

완전히 조립이 된 부품들의 시리얼 번호를 고객이 다 확인한다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별도의 비용을 받고 부품 박스까지 다 챙겨주는 곳이라면 그거라도 챙겨 두세요.

인텔 CPU의 경우 본체에 정품 시리얼 스티커를 붙이게 되어 있으니 그것도 확인하시고요.

시리얼 번호가 없으면 나중에 동일한 고장 부품으로 바꾸는 것까지는 막을 수 없으나 최소한 부품 빼돌리기나 단순한 돌려 막기 등의 수법은 예방할 수 있습니다.
별도의 명세서를 받지 않은 경우라면 반드시 판매 상품의 스펙을 캡처하시거나 해서 보관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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