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슬 아들과 할 수 있는 게 하나 둘 늘어나기 시작함

in #krlast year

우리 집에는 티비가 없음.

아들이 영상 보다는 책과 먼저 친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티비를 안 둠.
물론 워낙 수단이 많기에 영상 접하는 것 자체를 원천 차단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최소화할 수는 있음.

대신 토요일 하루를 영화 보는 날로 정하고 자기 전에 엄빠랑 같이 불 다 끄고, 스피커도 주렁주렁 연결하고 프로젝터로 최대한 영화관 흉내를 내서 한 편씩 보여줌.

아빠 세 밤 자면 영화 볼 수 있는 거야?
아빠 두 밤 자면 영화 볼 수 있는 거야?
아빠 한 밤 자면 영화 볼 수 있는 거야?
아빠 언제와?
아빠 어디야?

대략 수요일 부터는 난리도 아님.
영화 보기 전에 팝콘도 튀기고 어찌어찌하다 보면 사실 애 보다 으른들이 더 재밌어서 나도 같이 안달나는 것도 사실임.ㅋㅋ

영화 다 보고 나면 양치하고 자리에 누워서 방금 본 영화에 대해서 질문을 많이 던짐. 얼른 재우려면 영화를 보고 난 흥분도 가라앉혀야 하고, 에너지를 소모 시켜야 하기 때문. 엄빠2 : 아들 1의 전황인데도 다 받아내는 걸 넘어서 오히려 역질문 러시에 우리 부부가 지쳐가는 걸 겪다 보면 역시 아이들 에너지는 미스테리임.

처음 봤던 영화는 나홀로집에 1이었는데, 도둑 아저씨가 쾅했어! 정도로만 설명이 가능하더니, 점점 경험치가 쌓이면서 부터는 줄거리 요약 실력이 일취월장하는 게 느껴짐.

드래곤 길들이기를 보고 나서는 한다는 말이 블랙 드래곤은 눈으로 사람하고 대화할 수 있어! 이럼. 오.. 내 자식이라 그런 거겠지만 대견함.

세상만사 아웃풋이 있으면 신나는 법.
내일은 뭘 보여줄까 와이프랑 영화 고르면서 또 어떤 신박한 줄거리 요약이 아들 입에서 흘러 나올지 기대됨.

요새는 정말 육아가 세상에서 제일 재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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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육아를 잘 하고 있으시네요..
애니 sing 추천드려요~

감사합니다. :)
sing 찾아볼게요-

저희도 집엔 TV를 안뒀습니다. 토요일은 보고싶어하는 컨텐츠, 일요일은 아빠가 정해준 영화. 지난주엔 미니언즈 1을 봤네요. 2는 OTT에 올라와 있는데 1은 없더라고요. 유튜브에서 1,400원 주고 대여해서 봤습니다. 미디어 보다는 관계 놀이(아이가 셋이에요ㅎ), 그리고 만들고 뛰어 다니면서 놀 수 있게 돕고 있습니다. 같은 육아관 가지신 분 만나 좋네요!

오오 아이가 셋씩이나..
애국자십니다.ㅎㅎㅎ

웬만하면 애니 보다는 실사로 보여주고 싶은데 아직은 너무 어린가 봐요. 연령 제한 때문에 너무 많이 걸러지네요. 저희 꼬마도 뛰노는 것 좀 해야 하는데 뛰어 노는 걸 싫어해서 아쉬워요. 요새는 어떻게 하면 땀 좀 흘리게 만드나 고민하고 있습니다. 차차 팁 좀 공유 부탁 드립니다.ㅎㅎ

저도 그래서 아이들과 함께 컨텐츠를 시청하면서 선별을 해주었습니다. 가급적 악의 축이 존재하고 선을 공격하여 폭력을 정당화시키는 컨텐츠는 가려내었고, 협동, 상황 속에 찾아오는 위기에 대처하는 좋은 컨텐츠들이 은근 찾아보니 있더라구요.

어릴 땐 옥토넛 탐험대 애청자로 만들어버렸죠ㅎ

가급적 악의 축이 존재하고 선을 공격하여 폭력을 정당화시키는 컨텐츠는 가려내었고,

이거 좋은 생각 같네요. 권선징악만 볼게 아니었군요. 감사합니다. :D

오. 멋진 아빠세요 ^^ @medo.nft 님 이야기를 듣고나니 요즘 아빠들은 다 멋진듯 해요.

해야죠.ㅎㅎ
요새는 남자들의 육아 참여가 디폴트 맞는 것 같습니다. x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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