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온다

in #kr6 years ago (edited)

지난 토요일의 면접을 끝으로 딸아이의 수시 일정이 끝나고 몸살이 날 것 같은 몸을 이끌고 어제는 딸과 함께 미용실에 가서 씨컬이라는 퍼머를 해주고 귀도 뚫어주고 오늘은 진짜로 드러누워야지 했는데 막상 그렇게 되지 않는다.

나이에 비해 새치가 없는 머리인데 갑자기 새치가 늘어 염색약을 머리에 바르고 기다리는 동안 오랜만에 일기나 적어볼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눈에서 안보이면 멀어진다고 매일 들락거릴 땐 한없이 가까이 느껴지던 공간이 벌써 낯설다. 내가 이 공간에서 얻고자 했던 것은 무엇일까?

익명의 공간에서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했던 것인데 익명이 어느 순간 익명이 아닌 것처럼 느껴지고 난 어느새 가식을 떨고 있다. 속마음을 나눌 친구가 셋만 있어도 성공한 인생이라 하는데 나는 과연...

아이들의 대학진학을 겪고 나면 정말 친구인지 아닌지 판가름이 난다고들 한다. 요즘은 발표가 나도 합격했다고 말하지도 못하고 떨어지면 오히려 말하기 쉬울지도 모르겠다. 좋은 학교에 진학한 아이를 둔 엄마에게 진심으로 축하의 인사를 전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분명 들어서 알고 있을 텐데 묻지도 축하인사도 하지 않는다. 질투가 많아 평소에 그러려니 하는 사람이면 이해가 되지만 참 그런 사람같지 않아보였는데 그럴 경우 내가 아직 인생 헛살았구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되고....엄마들의 질투심이 참 무섭기도 하고 그렇다. 입장 바꿔 이해가 되기도 하는걸 보면 나도 무서운 엄마일지도....

아이들을 키워온 동네를 약간 벗어나 새로운 곳으로 가는 것이 참 좋다. 지금이 새로운 곳에 갈 시점이다. 어쩌면 이제 나의 인생 이막이 시작되는 시기일지도....

Sort:  

"아이들의 대학진학을 겪고 나면 정말 친구인지 아닌지 판가름이 난다고들 한다. 요즘은 발표가 나도 합격했다고 말하지도 못하고 떨어지면 오히려 말하기 쉬울지도 모르겠다. "
공감 100% 1000% 10000%...............대학 서열화를 없애야 나라가 산다

요즘 수시 때문에 많이 바쁘셨군요 ㅎ
좋은 결과가 있을 테니 그 부분은 너무 걱정하시지 말고 ㅋ
그 동안 고생한 따님과 좋은 시간 많이 보내주시면 좋겠네요
그리고 이제 열정적인 학부모의 인생은 놔 주셔도 될 것 같네요!!
고생하셨어요

럭키2님이 스팀잇에 잘 안보이시니 우울하네요
예전처럼 활발한 활동으로 스팀잇 이막도 시작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랜만에 포스팅을 하셨네요!! 럭키누나~ ㅎㅎ
언젠 딸아이가 시험보는 거라면서... 누나가 왜 몸살이? 부모의 자리란게 다 그런건가봐요!! 암튼 고생하셨어요^^
사람의 질투라는게 어쩔수 없나봐요!! 자신이 잘 되는것 보다 자식이 더 잘되길 바라는 부모입장에선 더 많은 질투를 가질수도 있죠!!
부디 속마음을 나눌 벗이 남아있길 바래봅니다!!

이제부턴 나을 찿아가는 시간을 가지시길

아쿵..
신경을 너무 많이 쓰셨나봐요
새치가 날 정도로 신경을 많이 쓰셨다니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ㅎㅎㅎ

진심이 스며든 글이네요.
인생 이막은 더 즐겁게~~^^

인생 이막이라..!
낮설지만 새로이 시작하며 설계할수 있다는 것은
흥분되는 일이지요!!
간만에 럭키님의 짬뽕아닌 싱글일기 차분하면서도
뭔가 새로이 다지는 듯함이 엿보이는데요~^^
행운을 빌께용옹.

경쟁이 심하고 상대적이다 보니
서로 마음에 여유가 없어지나 봅니다.
앞으로 인생이막. 응원해요~^^

오늘은 왠지 김종서의 겨울비가 떠오르네요

겨울비가 서글픕니다.

저는 오늘 초등학교 취학통지서가 나오는데 시간이 흘러 아이가 고등학생이 되면 럭키님 심정을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겠지요 ㅠ

Coin Marketplace

STEEM 0.19
TRX 0.15
JST 0.029
BTC 62922.70
ETH 2543.02
USDT 1.00
SBD 2.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