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1편] 엄마는 어쩌자고 외간남자를 작은방에 들였을까?

in #kr3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
처음으로 소설을 써보려고 하는 풋내기 입니다. 소설이 재미있다면 팔로우 부탁 드려요.


돈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엄마를 이해 못하는 건 아니지만, 고작 월세 50만원 때문에 겪을 불편을 생각하면 벌써 머리가 지끈거린다.

남자가 이사오는 날이다. 다른 짐은 눈에띄지 않는데 유독 책 꾸러미가 한 짐이다. 책 좀 보시나 보지? 아닌게 아니라 이사온 첫 날 부터 틈틈이 눈에 뜨이는 모습이 죄다 책 읽는 모습이다. 집에 에어컨이 거실에만 있어 남자는 더위를 못 참고 종종 방문을 열어둔다. 그러다 보니 거실을 오다가다 자꾸 눈길이 문이 열린 그 남자의 방으로 향한다.

아침에 일어나 남자는 커피포트로 물을 끓인다. 그리곤 커피를 한잔 내려 마시고 조용히 생각에 잠긴 듯 한 곳을 응시하곤 한다. 늦잠으로 헐레벌떡 아침시간이 분주한 내 모습과 비교되면서 서로의 시간이 왜곡되는 것을 느낀다. '아... 늦었다 아침은 가면서 대충 때우자...'


출처 : unsplash.com

저녁에 돌아오니 남자는 팔굽혀펴기를 하고 있다. 매일 빼먹지 않고 제법 꾸준히 하는 것 같다. 팔굽혀 펴기가 끝나면 노트북을 열고 자판을 진지하게 두드린다. 처음엔 여느 남자들처럼 게임을 하는 줄 알았는데, 엄마 말로는 책도 쓴 작가라고 한다. 이 남자 묘하다.

남자는 회사에 갈때를 제외하곤 밖으로 나가는 법이 거의 없다. 집에도 나보다 늘 일찍 들어와있다. 엄마 말로는 7시면 칼같이 들어온다고 했다. 찾아오는 사람도 없고 늘 혼자서 책을 보거나 차를 마시고 글을 쓴다. 그다지 재밌어 보이지 않는 일상인데, 가끔 보면 히죽히죽 웃는게 나름 삶을 즐기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런 남자가 처음으로 내게 말을 걸었다.
"저녁에 집에서 맥주 한 잔 하실래요?"
"맥주요?? 아...네...."
너무 놀라서 차마 거절을 하지 못했다. 근데 왠걸 이상한 미소가 지어진다. 회사에서 있는 내내 무슨말을 하고 무슨일을 했는지 기억나지 않게 저녁을 맞았다.

'그래 엄마도 같이 있는데 무슨 일이야 일어나겠어?'
생각과는 다르게 마음은 무언가 일어나길 은근 바라고 있었다. 남자는 맥주 한 캔을 까며 이야기를 꺼냈다.
"저 오늘 회사 그만 뒀어요. 그래서 이 집도 낼 모래면 나가게 될 것 같아요."
"낼 모래요?? 아...네..."
예상치도 못한 소리를 들은 나는 창피하게도 소리를 지르듯이 대답했다. 괜시리 두 뺨의 온도가 올라갔다. 마음을 진정시키려 맥주 한 모금을 꿀꺽 들이켰다.
"앞으론 어떻게 하시려고..."
자꾸 말끝이 흐려졌다. 남자는 더이상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며 살고 싶지 않다고 했다. 남들이 이래야한다 저래야한다 정해놓은 일상대로 살고 싶지 않다고도 했다. '다들 그러는데 안 그러면 어쩌라고' 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이상하게 공감됐다. 나도 이 쳇바퀴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했으니 말이다. 대화를 나눠보니 이 남자 뭔가 독특하다. 더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은데 이사를 간다니 씁쓸한 기분 마저 든다. 그래도 여자인 내가 먼저 연락처를 물어보긴 자존심 상해 싫었다. 이틀 후 이사 나간 남자의 빈 방을 보며, '아 그냥 연락처라도 받아두는 건데...' 후회가 밀려왔다.

그렇게 남자가 떠나간지도 몇 년이 지나고 이제는 기억조차 희미해질 무렵, 엄마가 다급히 나를 불렀다.
"야야~ 그 작가양반 TV에 나왔다야~TV에서 보니 또 신기하네~"
나는 한 걸음에 달려가 TV 앞에 앉았다. 어느 강연 프로그램이었다. 그 특유의 여유와 가끔 히죽히죽 웃는 모습에 다시 두뺨의 온도가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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