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에 관한 두서없는 글] 1편. 꼭 '온라인'이어야 하는가?

in #kr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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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포스팅을 너무 많이 올린 인디게임 개발자, 라메드입니다.... )

곰곰히 생각해보니, 이 방향이 맞는 것 같아서 앞으로는 저도 셀프보팅을 하지 않겠습니다.

1980년 ~ 1990년 세대들과 또 많은 다른 세대들에게, 대부분의 인생 게임은 "온라인 게임"인 경우가 많다. 바람의 나라와 스타크래프트 , 이어서 메이플 스토리 등등으로 이어진 온라인 게임은 그에 대비되는 싱글 플레이 게임을 자리를 가볍게 빼앗았다. 1993년에 나고 자란 꼬꼬마인 나로서도,' 게임은 친구와 피시방에서 멀티플 조져줘야 하는것 ' 정도의 인식이 머릿속을 지배하는 중추 중 하나이다. 최근 배틀그라운드의 흥행 성공은 " 재미있는 게임 = 멀티플레이 게임 " 임을 더욱 더 강화해주는 것 같다.

나는 이런 분위기가 싫다. 사실 어떻게 보면 꼬장에 가깝다. 슈퍼-예술가는 아니더라도 창작을 하는 입장에서 , 내가 표현할 수 있는 방식을 한계짓는 것은 절망스러운 일이다. 감정적인 칭얼댐 말고도, 그럴싸한 이유를 가지고있다. 바로 제작 비용에 관련된 것이다.

개인적으로 인디 게임 개발을 사랑한다. 게임은 모두의 것 이어야 한다. 게임 제작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탈중앙화를 외치는 암호화폐에 내가 재빨리 설득당한 것도 비슷한 이유다. 그래서 개발의 문턱을 높이는 고정관념은 사라졌으면 한다. 게임 = 온라인 이라는 잘못된 도식 못지않게, 게임 = 그래픽 이라는 도식이 게임 생태계를 와장창 무너뜨렸다고 생각한다. 둘은 사실 비슷한 이유로 멀리해야 될 악마의 유혹이다. 온라인 게임이 아니면, 그래픽이 쩌는 게임이 아니면 게임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생태계에서, 게임 하나를 만드는데 드는 비용은 커져만 간다. 게임을 만드는 비용이 커져가면, 신생 회사나 작은 회사는 출시와 개발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사실 비용이 커지면 대기업도 결국엔 부담이 된다.

작은 회사도 큰 회사도, 게임 비용이 커져 부담을 겪다보면 경제적으로 결국 한 가지 길을 택하게 된다. 바로 '안전한'길을 걷는 것이다. 기존의 흥행한, 또는 기존 흥행 공식으로 미루어보아 안전한 게임들만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된다. 요즘 게이머들 대부분은 "할 게임이 없다" 라고 말한다. 게이머들 탓만 하기는 그렇지만, 정말 몇몇 '악독한' 게임 개발사들만이 지금의 처참한 한국 게임 생태계를 만들었을까? 음.. 잘 모르겠다.

'공짜' '멀티플레이' 게임에 찌든 나부터 좀 '돈주고' 하는 '싱글'게임에 노출시켜봐야겠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은 이래 저래 생각이 좀 많아져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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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게임성보다 그래픽을 먼저 고려하는게 잘못 됐다고 생각합니다. ㅠㅠㅠ

슬픈 일입니다 ㅠㅠ.

그래픽이 단순해도 게임성만 좋으면 누군들 안할까요... 요새 그런 게임이 부족한게 너무 아쉽네요.
월드오브워크래프트만 봐도 지금와서는 '으 구려' 하는 그래픽이지만 게임성이 너무 좋아서 장수하죠.
오히려 그래픽이 단순하면 향수를 불러일으켜서 좋을것 같기도 해요.

늘 함께 고민하는 문제지만 역시 게임의 그래픽은 관심을 끌게 만들 순 있어도 즐거운 플레이 경험을 만들어주는 요소는 아니라고 봅니다. 정말 설계가 잘된 게임이라면 도트 하나만 등장해서 움직여도 즐거울 수 있을겁니다.

좋은 책이나 영화는 혼자 감상하고 같이 나눌수 있듯 좋은 게임도 그렇다 생각합니다. 그런 류의 게임들이 인생게임인 1인이네요. @lhamed님을 미약하게나마 응원드립니다.

돈을 내는 플레이어의 수요가 바뀌지 않는한
정말로 힘들거라고 봅니다.

그렇다고 희망이 아예없는 것도 아니라고 봐요
오히려 반등으로 나온 대표적인 사례가 '마녀의 샘'이죠

하지만 반등으로 드문 드문 나오는게 아닌
흔하디 흔해서 사례에도 비추지 못할 정도로 시장이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참 씁쓸한 현실이긴 합니다. 게임시장이 커지게 되면서 사업가들이 많아지고, 보다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는 방향으로 이동하게 되죠. 참신한 인디게임보다 가챠게임이 훨씬 많은 돈을 벌게 되니 사업적 관점에서는 그 길을 택하는 거죠. 작은 회사는 투자를 받기 위해 검증된 사업모델로 가게 되고, 큰 회사는 그걸로 돈을 벌었기 때문에 검증된 사업모델을 활용하면서 다양성은 점차 줄어들게 됩니다. 진성 게이머들한테 화자되는 "좋은 게임" "유료게임"이 많긴 합니다만, 그보다 국내의 썩은물게임이 버는 돈이 너무 압도적이라서 사업은 그 길을 계속 쫓으려 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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