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인이 기쁠때나 슬플때나 곁에 있던 [몸국]

in #kr6 years ago

안녕하세요!!! 음식 읽어주는 남자 Aron입니다.
첫번째 제주 향토음식 이야기의 주인공은 몸국입니다.
제가 그동안 제주생활을 하면서 먹어본 음식 중 단연 으뜸이라고 할 수 있는 음식인데요.
여러분들에게 좀 더 정확한 맛의 리뷰를 들려드리고 싶어 한그릇 해치우고 왔습니다ㅎㅎ
(소주도 곁들인건 안비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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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국.

몸국의 몸은 모자반의 제주말입니다.
모자반은 제주 해역에서 서식하는 해초인데 암석지에 붙어 있어
해녀분들이 캐오시기도 하고 자그마한 배를 타고가 대나무로 칭칭감아 올리기도 했답니다.
이런 해초 몸과 돼지뼈와 돼지 내장이나 고기를 푹 고아내고 배추나 무청 등 갖가지 채소들과 버무려져 메밀가루를 풀어 한소큼 끓여내면걸쭉한 영양만점 몸국이 탄생합니다.

이렇게 정성이 담긴 몸국은 제주도에서는 예전부터 집안의 경조사가 있을 때 먹었다고 합니다.
고기가 귀하던 시절, 4면이 바다인 제주도는 얼마나 더 귀했을까요......
1970년대 이전만 해도 제주도 농가의 변소에 가면 돌담을 둘러 지은 똥통을 볼 수 있었는데요.
이 안에는 제주말로 '꺼멍 도새기'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검은 똥돼지가 살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 똥돼지를 주로 경조사에 잡아서 손님에게 베풀었다고 합니다.
살고기는 수육으로 요리되고 남은 내장이나 뼈, 뼈에 붙은 고기로 몸국을 끓여 대접했다고 합니다.
몸국의 별명은 '큰일집'인데 큰일을 치르는 집에서나 맛볼 수 있는 음식이었으니 이런 별명이 붙은 것 같습니다. 이렇듯 몸국은 큰일을 치르며 지친 사람들에게 원기 회복해주는 자양강장제 역할을 해주는 음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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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빠질 수 없는 맛에 대한 리뷰를 해드리겠습니다!!!
비주얼은 4년째 봐왔지만 아직 적응이 안됩니다.ㅠㅠ
하지만 ! 시선을 외면한채 한입 삼켜보면 굉장히 익숙한 맛이 날겁니다.
돼지육수가 베이스여서 그런지 저는 감자탕맛과 흡사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굉장히 담백해서 몸이라는 해초가 굉장히 돼지고기와 잘맞는구나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습니다. 먹으면서 국물의 걸죽함과 몸이 입안에 돌아다니는 식감은 아주 재밌습니다. 밥을 말아먹어도 좋지만 국수와의 궁합도 아주 잘 어울립니다.
여러분도 지친 몸 영양만점 몸국으로 위로받아 보시는 건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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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몸국.. 약간 오돌한 식감에 시원한 국물이 맛있었어요!! 제주여행 마지막에 먹었었는데, 또 먹고 싶네요

제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이라 좀 아쉬워요 ㅠㅠ

저도 몸국 좋아해요 !

크으.. 뭘 좀 아시는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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