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남매 워킹맘 간호사이야기] 신졸은 슬퍼 T.T

in #kr6 years ago (edited)

간호대학을 다닐때 간호사의 내가 상상하던 간호사의 모습과 막상 일하기 시작하면 겪게 되는 간호사는 너무나 달랐습니다.  한번쯤 들어보신 간호사 태움. 그것때문에 신졸 1년 내내 울고 다녔던 기억이 나네요. 

제가 좀 낭창한(주위사람신경 별로 안쓰고 혼자 편안한.. 하지만 다른사람들은 답답한..) 성격이긴하나 그 낭창함이 제 신졸 생활을 커버해주긴 너무나 벅찼던.. 

직업 선택을 다시 해야하나.. 난 이 일을 하면 안되는 사람이었나.. 정말 고민 많이 했습니다. 

누구나 처음 일을 하게 되면 실수를 많이 하게 되고 잘 모르는 일이 많죠. 하지만 간호사란 직업의 특성상 실수했다간 환자의 목숨이 왔다갔다하는 일이라... 선배 간호사들이 가르치고 가르치고 또 가르치고 그와함께 본인들의 스트레스도 함께 풀고..... ㅠㅠ

제가 신졸생활을 했던 곳은 대학병원 소아병동이었습니다. 이상하게도 제가 첨 들어갔을때 수쌤 차지쌤 두명 연차 높은 쌤 빼고는 다 miss 들이더라구요.  (결혼 출산 육아후 제 생각은 소아병동 간호사들은 젊은 결혼 안한 간호사보다는 아줌마 간호사들이 더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 미스들이 절 교육시키고 단합시킨다는 명목하에 밥도 사주고 혼도 내고 술도 못하는 저에게 술을 마시라고 사주기도 하고.. 그러면서 본인들 말을 안들으면 엄청 갈궜더랬죠.

이상하게... 한사람 한사람 따로 만나면 저에게 머라고 하진 않는데 뭉치니 절 못살게 굴더라구요.. 저만 신졸이었을때는 저만 괴롭히다가 몇개월 뒤 제친구가 들어왔죠. 타겟이 그쪽으로 옮겨졌드랬죠. 친구한테 참 미안했지만 제가 괴롭힘 안당하는게 좋았어요. 그리고 또 한명의 다른 친구가 들어왔더니.. 또 그쪽으로....  그러다가 1년이 지나갔습니다. 

그러곤 또 제 밑에 신졸들이 들어왔죠. 그러면서 절 괴롭히던 쌤들이 점점 로테이션이 되서 다른 병동으로 가며 그 miss들의 집단의 세력은 점점 약해졌고 전 점점더 일할 만 해졌었던 기억이 납니다. 저랑 제 친구들은 그 집단에게 넘 괴롭힘을 당해서 저희 밑에 간호사들에게 태움이란걸 하지 않았죠. 저희 셋다 그럴 성격도 못됬고.. ㅎㅎ

요즘에도 여전히 간호사들이 여기저기서 태움을 당하고 있어요. 간호사 커뮤니티 사이트에 보면 가관입니다.. 아직도 저러나 싶기도 하고... 특히 큰 대학병원들이 더 심한거 같아요. 업무 강도도 세고.. 스트레스도 많고. 거기에서 일한다는 자부심도 많으니...

그래도 10여년 전 만큼 참고 살진 않는거 같더군요. 여기저기다 제보도하기도 하고... 

이런 나쁜 태움 같은건 없어져야한다고 생각해요.  저도 계속 일을 하다보니 정말 답이 없는 친구들이 있긴 하더라구요. 아무리 가르쳐도 같은 실수 반복하고 같이 근무하는 사람 더 힘들게 하는... 그야말로 임상 간호사는 적성에 맞지 않는...그렇다고 그 간호사를 태울 순 없죠.  

쓰다보니 태운다는 단어도 별로 맘에 들진 않지만 정말 그 상황에 있으면 몸이 타는것같이 고통스러우니 적절한 말인거 같기도 하네요. 

신졸 간호사들도 살기좋은 환경에서 일했으면 좋겠습니다. 한 100년쯤 걸리겠죠?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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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군요 스트레스가 많고 업무강도가 높을수록 연차나 직위에 의한 복종이 강해지는 경향이 확실히있는거같아요 힘든직장생활 잘 견뎌내셨군요!!!

아하하.. 그 힘든 직장생활 4년차되면서 떼려치웠어요. 그러곤 다신 간호사 안하리라 미국을 떠났건만 거기서도 다시 한국 돌아와서도 간호사를 다시 하고 있네요.

주변에 간호사를 좀 많이 알고있어서 태우는 문화가 이해가 안갔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잘못된 방식의 스트레스 발산법이라고 생각됩니다.

이제 없어져야겠죠....

태우는 문화가 스트레스 발산법에도 문제가 있지만 간호사가 해야하는 일이 너무나 많다보니 생기는 문제인것도 같아요.

태움을 당하는 상황이 참 안쓰럽습니다. ㅠ_ㅠ
결국은 사람을 귀하게 생각하도록 사회가 변해야 할 것 같은데.. ㅠ

맞아요. 사람을 귀하게 생각해야하는데... 그렇지 않는 병원들도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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