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나 vs 아무것도 안하고 있지만 격렬하게 아무것도 안하고 싶은 나

in #krlast year (edited)



  1. 퇴근 후 돌아오는 ‘일하는 자아’로 충만해진 사람과의 대화는 훨씬 매끄럽게 느껴진다. 전보다 훨씬 더욱 확신에 가득 차 있고, 올라간 텐션으로 현재와 미래를 더욱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이런 것들이 누구나 '일하는 자아'를 가져야 하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2. 문득 그런 생각을 했다. 나의 한계를 넓히는 것, 자아를 최대한 늘리고 늘려 더 큰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자라기를 바라는 것. 이런 소망은 일을 해야만 진정 거듭날 수 있는 걸까?

  3. 영화 About time(2013) 에서 주인공의 아빠 역을 연기하는 영국 배우 빌 나이는 이런 말을 한다. 자신이 시간여행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난 이후로 그는 대부분의 시간은 책을 읽는데 썼다고. 어떤 책은 두, 세번까지.

  4. 사실 난 일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다. 멋드러진 선생님의 각오도 직함도 명예도, 사실은 내게는 안중에 없는 일이다. 만약 내게 시간여행을 할 수 있고, 어떻게 그 능력을 쓸 것이냐 묻는다면- 그 질문에는 이렇게 대답할 듯 싶다. 일확천금은 바라지 않으나 다만 책과 음악을 듣고 글을쓰고 음악을 연주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낼 것이고, 이를 몇 번이나 반복할 것이라고. 어느 날은 다시 돌아가 그 날을 한 번 더 살거나 지금도 읽으면 온 몸에 전율이 이는 책을 다시 한 번 또 읽거나, 잊지 못할 뮤지션의 공연장에서 눈물을 흘렸던 시간으로 다시 돌아간다던가 하는...일하는 자아인 다른 내가 들으면 놀고 있네 라고 코웃음을 팽 칠만한 그런 선언일 수 있겠지만...

  5.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늘어놓는 김에 또 한가지 기록하자면 시간여행 능력을 가진다면 정말 사랑했던 사람과 함께 했던 그 시간, 그 장면 속으로 시간을 돌려 다시 돌아가볼 것 같다. 그리고 그 컷을 다시 한번 온 몸으로, 마음으로 그 시간을 감사히 느껴보지 않을까 싶다. 이런 것들이야말로 지금의 나를 살게 하는 원동력일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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