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리뷰] 블로거 필독서 Vol 02. "명예훼손" 편

in #kr7 years ago (edited)

01.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알아두면 쓸모있는 법률상식을 모아 풀어드리는 로맨스입니다. 오늘은 '블로거 필독서' 시리즈의 두 번째 순서, "명예훼손"에 관한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1편에서 소개해드렸던 "저작권" 문제는 주로 콘텐츠의 저작자와 이용자 사이에 발생하는 갈등입니다. 그에 반해 "명예훼손" 문제는 주로 이용자와 이용자 사이에 발생하는 갈등입니다. 명예훼손죄는 서로 얼굴을 마주하는 현실 공간에서보다 익명성을 특징으로 하는 인터넷 공간에서 훨씬 더 자주 문제 됩니다. 


  특히, 특정 커뮤니티의 공통적 관심사를 폭로하는 이용자로서는 자신의 폭로가 혹시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닌지 지나치게 걱정하게 됩니다. 이와 반대로, 폭로 당하는 이용자는 종종 명예훼손을 무기로 폭로하는 사람들의 입을 막아보려 하기도 합니다. 


(출처 : 서울경제, "의정부고 졸업사진 빵 터지는 김무성 노룩패스 “작년 명예훼손 고발로 조사까지 받아”", http://www.sedaily.com/NewsView/1OIFMLKDJY, 2017-07-11)  


  명예훼손을 지나치게 넓게 인정한다면, 사람들은 타인의 일을 언급하는 것 자체를 꺼리게 될 겁니다. 사회 내의 부조리는 계속 수면 아래에만 머물러있겠지요. 우리 사회의 발전은 멈출 것입니다. 반면에 명예훼손을 지나치게 좁게 인정한다면, 사람들은 타인의 인격을 함부로 훼손함에 망설임이 없을 겁니다. 사회 구성원 사이의 신뢰는 금방 깨져버리겠지요.


  어떤 발언이 명예훼손에 해당하는지 판단하기는 결코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그러나 법조문과 판례의 해석을 찬찬히 뜯어보면 블로거들이 꼭 익혀두어야 할 최소한의 가이드라인 정도는 얻을 수 있을 겁니다. 타인의 인격을 침해하지 않으면서도 모두에게 유익한 글을 쓸 수 있는 노하우, 아래에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02. 명예훼손죄


  •   명예훼손이란?


  제307조(명예훼손) ①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형법 제307조에 규정된 명예훼손죄는 사실 또는 허위의 사실을 공연히 유포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하는 범죄를 말합니다. '명예'는 어떤 사람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철수가 회사 돈을 횡령해서 룸살롱에 갔다더라"라는 글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게 되면,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명예훼손죄의 적용대상이 됩니다. 철수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를 훼손하는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명예훼손죄는 폐지되어야 할 악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허위사실뿐만 아니라 사실을 언급해도 처벌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말 한번 잘못 하면 전과가 생깁니다. 사실상 전 국민을 잠재적 범죄자로 만들 수 있는 법입니다. 정치인 등 권력자들이 자신을 보호하는 수단으로 악용하기도 합니다. 자신에 대한 언급이 나오기만 하면 고소를 남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회 내에서 제대로 된 비판이 이루어지기 어렵습니다. 결과적으로 국민의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를 억제하는 기능을 합니다.  


  진실한 사실을 유포하는 것에 대한 대응은 금전적 손해배상이나 가처분 등 민사적 조치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처벌이 지나치게 확대될 우려가 있기에 형법에서도 다양한 예외 사유들을 규정하고 있기는 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하나씩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명예훼손죄 규정에 대한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떤가요?  


  • 죽은 사람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도 처벌할 수 있을까?


제308조(사자의 명예훼손)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자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죽은 사람(사자)의 명예를 훼손하더라도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이때는 '허위의 사실'을 유포한 경우에만 처벌됩니다. 예를 들어, "유병언은 죽은 사람이 아니라 중국에서 도망 다니면서 돈을 펑펑 쓰고 다니는 나쁜 놈"이라는 내용의 글을 블로그에 게시하면 유족들이 형법 제308조를 근거로 고소할 수도 있습니다. (정말로 유병언이 살아있다는 것이 밝혀진다면 제307조 1항이 문제 될 겁니다) 역사 드라마에서 허위의 사실을 구체적으로 묘사함으로써 특정 인물에 대한 역사적 평가를 훼손하는 경우에도 이 조항을 근거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10. 4. 29. 선고 2007도8411 판결)


  • 특정 집단의 명칭을 거론하는 것이 구성원에 대한 명예훼손에 해당할 수 있을까?


  명예훼손죄는 "특정한" 사람 또는 단체에 대하여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따라서 피해자가 누구인지가 구체적으로 특정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서울시민들은 모두 강간범이다'라는 허위의 글을 게시하였다고 하더라도 서울시민 중 한 명이 이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집단의 명칭을 언급하는 것으로도 명예훼손죄에 해당할 수 있는 예외가 있습니다. 법원의 판단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명예훼손죄는 어떤 특정한 사람 또는 인격을 보유하는 단체에 대하여 그 명예를 훼손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이므로 그 피해자는 특정한 것임을 요하고, 다만 서울시민 또는 경기도민이라 함과 같은 막연한 표시에 의해서는 명예훼손죄를 구성하지 아니한다 할 것이지만, 집합적 명사를 쓴 경우에도 그것에 의하여 그 범위에 속하는 특정인을 가리키는 것이 명백하면, 이를 각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볼 수 있다. (대법원 2000. 10. 10. 선고 99도5407 판결)

 

 즉, '서울시민'처럼 집단의 규모가 지나치게 넓은 것이 아니라 '스팀잇 먹스티벌 참가자들' 정도로 집단의 규모가 작아서 그 구성원들을 특정할 수 있다면 집단 명칭에 의한 명예훼손의 성립도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먹스티벌 참가자들이 신규 가입자들을 상대로 다단계 활동을 했다'라는 허위사실을 누군가 블로그에 게시한다면, 참가자 전원에 대한 명예훼손죄가 성립합니다. 이 경우 참가자 전원이 게시자를 고소할 수 있습니다.   


  • '공연히'라는 요건은 무슨 말일까?


  앞서 살펴본 것처럼, 명예훼손죄는 사실 또는 허위의 사실을 "공연히" 유포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하는 범죄입니다. 다른 사람에 대한 사실 또는 허위의 사실을 말하더라도 '공연성'이 인정되지 않으면 명예훼손죄 자체가 성립되지 않습니다. '공연성'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를 한번 알아봐야겠습니다. 


명예훼손죄의 구성요건인 공연성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하므로 비록 개별적으로 한 사람에 대하여 사실을 유포하였다 하더라도 그로부터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면 공연성의 요건을 충족한다 할 것이다. (대법원 2008. 2. 14. 선고 2007도8155 판결)


  예를 들어, 인터넷 게시판이나 포털사이트의 댓글처럼 불특정 다수의 사람이 게시자의 글을 볼 수 있다면 공연성이 인정됩니다. 그런데 한 사람에게만 사실 또는 허위의 사실을 이야기한 경우에도 그 사람이 그 사실 또는 허위의 사실을 널리 알릴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는 공연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우리 대법원은 개인 블로그의 비공개 대화방에서 상대방으로부터 비밀을 지키겠다는 말을 듣고 일대일로 대화하였다고 하더라도 공연성을 인정할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공연히'라는 말을 굉장히 넓게 해석하고 있습니다. 가족 등 특별한 친분이 있는 사람에게 이야기 한 것이 아니라면, 사실상 거의 모든 경우에 공연성을 인정합니다. 인터넷 공간에서 활동할 때에는 특별히 주의해야겠습니다. 


  • 사실을 말했는데 무조건 처벌하는 것은 너무하지 않은가!

 

  제307조 제1항에서는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를 처벌합니다. 도입부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이는 전국민을 잠재적 범죄자로 만들 수 있는 규정이기에 형법에서는 이에 대한 예외 사유를 별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제310조(위법성의 조각) 제307조제1항의 행위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


  즉, 1. 언급한 사실이 "진실"한 것이고, 2. 그 사실을 언급한 것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면 위법하지 않은 것으로 봅니다. 이때 '진실'하다는 것은 객관적 사실에 부합한다는 의미입니다. 세부적인 내용이 약간 다르더라도 대체로 객관적 사실에 들어맞으면 진실한 것으로 봅니다. '공공의 이익'에는 사회나 국가의 이익뿐만 아니라 특정 집단이나 그 구성원 전체의 관심사도 포함됩니다. 예를 들어, 스팀잇 커뮤니티 내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표절 문제를 다룬 글을 포스팅한 경우에도 이를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봅니다. 그 과정에서 설령 특정인을 거론하였다고 하더라도 처벌되지 않습니다. 


  한편, 블로그에 게시한 글의 내용이 허위임에도 게시자가 이를 진실한 사실로 착각할 수 있습니다. 주로 기자들이 기사를 쓸 때 자주 문제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경우 1. 기사작성의 목적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고, 2. 그 기사 내용을 작성자가 진실한 것으로 믿었으며, 3. 그와 같이 믿은 데에 객관적인 상당한 이유가 있다면 처벌하지 않습니다. 쉽게 말해, 글을 쓰기 전에 그 내용이 진실한지를 확인하기 위한 노력을 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A 식품회사의 만두에 중국산 쓰레기 단무지가 들어가있다는 내용의 제보를 받은 기자는 그것이 사실인지 여부를 가리기 위해 직접 성분을 분석하고 A사에 직접 찾아가 취재하는 등의 노력을 해야 합니다. 만약 기자가 제보만 듣고서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노력조차 하지 않고 곧바로 A사를 비난하는 내용의 기사를 작성하였다면, 설령 그 내용을 진실한 것으로 믿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제310조가 적용될 수 없습니다. 즉, 제307조 제1항의 명예훼손으로 처벌받게 됩니다.  

 

  • 명예훼손죄에 해당하면 무조건 처벌되는 것일까? 


제312조(고소와 피해자의 의사) ① 제308조와 제311조의 죄는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
② 제307조와 제309조의 죄는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내가 한 행위가 명예훼손죄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무조건 처벌되는 것은 아닙니다. 죽은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행위를 처벌하기 위해서는 유족들의 고소가 있어야 합니다. (이를 '친고죄'라고 합니다) 고소가 없다면 수사기관에서 수사하지 않습니다. 고소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유족들과 합의하면 고소를 취소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다시 같은 사유로 고소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일반적인 명예훼손죄의 경우에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합의'로 이해하시면 됩니다)를 표시한 경우에는 처벌할 수 없습니다.(이를 '반의사불벌죄'라고 합니다) 피해자의 고소가 없어도 수사기관이 수사를 하고 법원이 처벌할 수 있습니다. 피해자와 적극적으로 합의하라고 만든 규정입니다. 정치인이나 연예인 등 주로 명예훼손 피해자의 입장에 있는 사람들이 이 규정을 이용하여 합의금을 삥(?)뜯기도 합니다.      


03. 사이버 명예훼손


  • 사이버 명예훼손이란?


정보통신망법 제70조(벌칙) ①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③ 제1항과 제2항의 죄는 피해자가 구체적으로 밝힌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앞서 설명한 형법상의 명예훼손 행위를 다른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인터넷 공간에서 할 때에는 정보통신망법 제70조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정보통신망법 제70조에 규정된 내용을 흔히 '사이버 명예훼손죄'라고 부릅니다. 인터넷 블로그에 글을 올렸지만 '비방할 목적'이 없는 경우에는 정보통신망법이 아니라 일반 형법이 적용됩니다. 타인을 '비방할 목적'이 있다는 점,비방글이 유포되는 속도가 현실 공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다는 점 때문에 처벌이 훨씬 무겁습니다. 


  다만, 일반적인 명예훼손죄와 마찬가지로 '반의사불벌죄'입니다. 즉, 피해자와 합의하면 처벌할 수 없습니다. 


  • '사람을 비방할 목적'이란?


  이 사건 법률 제61조 제1항 소정의 ‘사람을 비방할 목적’이란 가해의 의사 내지 목적을 요하는 것으로서, 사람을 비방할 목적이 있는지 여부는 당해 적시 사실의 내용과 성질, 당해 사실의 공표가 이루어진 상대방의 범위, 그 표현의 방법 등 그 표현 자체에 관한 제반 사정을 감안함과 동시에 그 표현에 의하여 훼손되거나 훼손될 수 있는 명예의 침해 정도 등을 비교,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한편 ‘사람을 비방할 목적’이란 가해의 의사 내지 목적을 요하는 것으로서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과는 행위자의 주관적 의도의 방향에 있어 서로 상반되는 관계에 있다고 할 것이므로, 적시한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비방할 목적은 부인된다고 봄이 상당하고,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에는 널리 국가·사회 기타 일반 다수인의 이익에 관한 것뿐만 아니라 특정한 사회집단이나 그 구성원 전체의 관심과 이익에 관한 것도 포함하는 것이며, 행위자의 주요한 동기 내지 목적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부수적으로 다른 사익적 목적이나 동기가 내포되어 있더라도 비방할 목적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대법원 2003. 12. 26. 선고 2003도6036 판결)


  판례가 복잡해 보이므로 실제 사례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성형외과 전문의 A가 운영하는 병원에서 눈 시술을 받은 한 여성이 시술 결과에 불만을 품고 네이버 지식인 Q&A게시판에 “아.. A씨가 가슴전문이라.. 눈이랑 턱은 그렇게 망쳐놨구나... 몰랐네...”, “내 눈은 지방제거를 잘못 했다고... 모양도 이상하다고 다른 병원에서 그러던데... 인생 망쳤음... ㅠ.ㅠ”이라는 내용의 글을 게시했습니다. 그러자 병원 측이 이 여성을 사이버 명예훼손죄로 고소하였습니다. 이 여성은 처벌받았을까요? 


  대법원은 '비방할 목적'이 없다고 하면서 사이버 명예훼손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A씨에 대한 인신공격성 표현이 없다는 점, 다른 피해사례를 막기 위해 글을 올린 점, 글을 삭제해달라는 A씨의 요구를 받고 바로 글을 삭제한 점 등 구체적인 사정을 고려하여 비방할 목적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이러한 내용의 글은 다른 사람들이 A씨에게 수술을 받을지를 결정함에 있어서 도움이 되므로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이러한 '공공의 이익'이 인정된다면 '비방할 목적'은 부정된다고 합니다. 


  바꾸어 말하면, '비방할 목적'은 공공의 이익과는 무관하게 오로지 피해자를 해치기 위해 사실 또는 허위의 사실을 게시하는 경우에 인정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 특정 아이디를 비방하는 경우에도 사이버 명예훼손죄가 성립될까? 


  명예훼손죄와 모욕죄의 보호법익은 다 같이 사람의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인 이른바 외부적 명예인 점에서는 차이가 없고, 명예의 주체인 사람은 특정한 자임을 요하지만 반드시 사람의 성명을 명시하여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야만 하는 것은 아니므로 사람의 성명을 명시한 바 없는 허위사실의 적시행위도 표현의 내용을 주위사정과 종합 판단하여 그것이 어느 특정인을 지목하는 것인가를 알아차릴 수 있는 경우에는 특정인에 대한 명예훼손죄를 구성한다. 그러나 피해자의 인터넷 아이디(ID)만을 알 수 있을 뿐 그 밖의 주위사정을 종합해 보더라도 그와 같은 인터넷 아이디(ID)를 가진 사람이 누구인지를 알아차리기 어렵고 달리 이를 추지할 수 있을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는 경우에 있어서는, 외부적 명예를 보호법익으로 하는 명예훼손죄 또는 모욕죄의 피해자가 특정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특정인에 대한 명예훼손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 (의정부지방법원 2014. 10. 23. 선고 2014고정1619 판결)

  

  앞서 '집단명칭에 의한 명예훼손'을 논하면서 명예훼손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피해자가 누구인지 구체적으로 특정되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넷 공간에서 특정 아이디나 닉네임에 관한 사실 또는 허위의 사실을 언급하는 때도 같은 논리가 적용됩니다. 


  예를 들어, 'lawmance'라는 스팀잇 아이디를 사용하는 홍길동이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어떤 스팀잇 이용자가 'lawmance는 성범죄자다. 조심해라.'라는 내용의 글을 포스팅하더라도 명예훼손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lawmance'라는 아이디만으로는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홍길동'을 특정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명예훼손죄는 가상세계에 존재하는 아이디가 아니라 '사람'에 대해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그러나 'lawmance'라는 아이디가 홍길동의 아이디라는 것을 여러 사정을 통해 알 수 있다면, 'lawmance는 성범죄자다. 조심해라.'라는 글은 홍길동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입니다. 홍길동이 스팀잇에 가입인사를 하면서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시 중랑구에사는 29살 홍길동입니다. 한국대학교에 다니고 있구요. 법을 전공하고 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라는 내용의 글을 남겨 자신의 신상정보를 공개하였다면, 스팀잇 이용자들은 그의 아이디만 보아도 그가 홍길동임을 알 수 있게 됩니다. 이러한 예외적인 경우에는 'lawmance'를 비방하는 것이 곧 홍길동을 비방하는 것과 같게 다루어지며, 명예훼손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04. 나오며



  스팀잇에 가입한 이후로 자기 전 kr 커뮤니티에 새로 올라오는 글들을 보는 것이 취미가 되었습니다.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분들의 글을 읽으면 너무나 흥미진진합니다. 자취생활을 오래 한 탓인지 외로움을 자주 타는데, 여러분들과 소통하면서 외로움도 달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가상화폐 시장이 갑작스레 침체한 탓인지 커뮤니티의 분위기가 다소 어두워진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가상화폐에 관해서는 아는 것이 없지만, 이 어려운 시기가 얼른 지나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스팀의 가격이 얼마나 하락하든 저는 스팀잇의 가치와 잠재력을 믿습니다. 네이버나 페이스북의 주가가 폭락했다고 해서 이용자들이 플랫폼을 떠나지 않듯, 스팀잇 또한 마찬가지일 겁니다. 스팀의 가격과는 전혀 상관없이 이 새로운 플랫폼의 가치는 시간이 갈수록 점차 드러날 것이고, 저처럼 취미로 혹은 본업으로 글을 쓰는 사람들이 대거 이동해 올 날이 머지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냥 꾸준하게 글을 쓰고, 공부하고, 생각하며 실력을 쌓아두려 합니다. 언젠가는 빛을 볼 날이 오겠지요. 모두 힘내셨으면 좋겠습니다. 


  꼭 필요한 내용만을 쉽게 전하려다 보니 빠진 부분이 너무나 많습니다.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채워 넣겠다는 변명이 또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아무쪼록 이 부족한 글이 커뮤니티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모두 행복한 한 주 보내시길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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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Q&A] 내가 개발한 S/W의 저작권은 누구에게로?

[법률리뷰] 블로거 필독서 Vol 01. "저작권" 편

[법률상식] 정당방위, 도대체 어디까지 가능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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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우맨스님 제 글을 보셨을지 모르겠습니다. 내일 제가 저작권 협회에 연락을 하려고 하는데 아까 제가 저격한 계정이 [1.거의 고스란히 배껴온데다가 2. 출처를 명시하지 않은 글 3.해당 글로 영리추구 ]

이 세가지에 전부 해당하는 글을 인용이라는 말로서 법적문제가 없다고 하는데 이게 사실인가요? 지금 답변을 하지 않는 걸로보아 저작권협회에 전화를 한게 아닌것 같은데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질 않아 이렇게 여쭈어봅니다.

저도 @marginshort 님의 글을 방금 읽었습니다. 오후에 열심히 공부하고 글을 쓰고 퇴고하고 몇 분 전에 포스팅버튼을 눌렀는데, 또 표절 문제가 불거지니 정말 힘이 쫙 빠지네요.

당연히 문제가 되지요. 전화상으로 어떻게 글의 표절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답니까? 헛웃음밖에 안나오는군요.

역시나 그렇군요. 감사드립니다. 내일 위원회와 연락을 취해봐야겠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잘 봤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사실을 언급해도 명예훼손이 된다는 게 의외였어요. 글 잘 읽었습니다.

참고로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307조 1항)는 객관적으로 허위의 사실이지만 유포자가 허위인 점을 알지 못했을 때에도 적용됩니다. 사실을 언급해도 처벌하는 조항을 둔 나라는 우리나라와 일본 정도 말고는 없는 것으로 알고있어요. 세월이 지나면 폐지 논의가 있을 것으로 봅니다. 감사합니다^^

오호 먹스티발까지 예를 들어주시다뇨 긴글이지만 재밌게 잘읽었습니다ㅎㅎ
요즘 한참이슈가 되는 저작권 문제에 대해 이야기 해주셨는데 많은분들이 기준을 잡으실 수 있을듯합니다

다큐레이터보고 들어왔습니다. 미리 찾아 뵙지못해 죄송합니다.

헉 또 찾아주셨군요!
긴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자주들리도록하겠습니다.ㅎㅎ 필요할 떄는 자문도 구하고..ㅎㅎ 매번 좋은 법관련 정보감사드립니다.

명예훼손은 참... 안 좋은 의도로 사용될 수 있는 것 같네요.

명료하게 정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주로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패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뉴스에도 종종 보도되곤 하지요. 긴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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