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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qrwerq, diary] 문장을 훔치고 싶은 나날들

in #kr6 years ago

정말 쉬운일이 없는 것 같아요. 문장 필사도 하시는군요?ㅎ 저도 문장수집이란 워드파일에 좋아하는 문장들을 모아놨어요. @qrwerq 님이 좋아하실진 모르겠지만 하나 붙여넣어 봅니다 :-)

이것저것 많은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지만 그중 대부분은 도망 다니는 일 이었다. 잘하고 못하고 상관없이 나는 괜찮다. “가치 있는 재능과 가치 없는 재능을 평가하고 나누는 세상이 가장 문제죠. 다들 재능을 다각도로 부정하는 삶을 살고 있어요. 우리는 모두 무언가의 천재가 맞는데, 이 사람이 가진 천재적인 분야가 스스로든 남에 의해서든 평가절하돼서 드러나지 않는 게 문제라고 봐요.”

-채널예스, 5월, 만화가 이종범 인터뷰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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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를 할 때에 느껴지는 호흡을 정말로 좋아합니다. 눈으로만 슥 훑으면 느껴지지 않는 감촉, 여운, 생각의 전개를 사랑합니다.

"무언가의 천재"라는 말이 좋네요. 재능은 재능대로 드러날 수 있는 삶 - 온전히 바랄 수 있는 삶의 여건이 가끔은 부러워지기도 합니다. 도망다니지 않을 수 있는 태도를 견지하는 것만으로도 굳건한 중심을 잡고 있는 삶일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마 아실 것 같지만, 저는 이현세 선생님의 "천재와 싸워 이기는 방법" 이라는 글을 좋아합니다. 아래 일부 문단을 붙여봅니다.

"인간이 절대로 넘을 수 없는 신의 벽을 만나면
천재는 좌절하고 방황하고 스스로를 파괴한다.
그리고 종내는 할 일을 잃고 멈춰서 버린다.

이처럼 천재를 먼저 보내놓고
10년이든 20년이든 자신이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꾸준히 걷다 보면
어느 날 멈춰버린 그 천재를 추월해서
지나가는 자신을 보게 된다.
산다는 것은 긴긴 세월에 걸쳐 하는
장거리 승부이지 절대로 단거리 승부가 아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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