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al Review] 뮤지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앞에서

in #kr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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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The Bridges of Madison County



운좋게 공짜티켓이 생겨 뮤지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를 보고왔다. 뮤지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영화로도 만들어진 바 있는 소설을 각색한 작품이다. 혹시 줄거리를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간략하게 덧붙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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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들른 샤롯데 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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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포스터
오늘의 캐스팅은 포스터에 나온 차지연, 강타



낭만과 불륜사이...

산통깨듯 한줄 요약을 하자면 ‘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로맨스의 끝판왕 스토리’ 되시겠다. 좀 포장하자면 현실과 이상(꿈) 사이의 갈등...이 될 수도 있겠다. 일반적인 줄거리는 이러하다. 이탈리아 출신 프란체스카는 미국남자와 결혼을 한 후 미국 아이오와주의 시골에서 평범한 삶을 살고 있다. 남편과 아이들이 로데오 축제를 위해 떠난 날,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사진작가 ‘로버트 킨케이드’가 ‘로즈먼 다리’를 찍기위해 마을에 찾아온다. 길을 잃은 그는 우연히 프란체스카의 집 앞에 차를 세워 길을 묻게 된다.



뮤지컬의 묘미, 무대연출

뮤지컬의 묘미라면 무대연출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뮤지컬에서는 소재와 빛을 잘 활용한 무대디자인에 감동했다. 무대 전체가 월넛컬러의 나무로 제작되었고, 가구나 집기도 나무로 제작되었다. 씬이 바뀔때마다 집기와 벽등이 스르륵 부드러운 동선을 그리며 이동하는데, 그 느낌이 참 좋았다. 무대 안쪽에는 아이오와를 나타낼 수 있는 옥수수가 심어져있었다. 밤과 낮을 나타낼때는 나무로 된 셋트 위에 영상을 비추었는데, 나무 질감위에 노을, 아침햇살 등의 오버랩된 느낌이 따뜻하고 좋았다. 로즈먼 다리는 액자구조처럼 나무 틀을 연속적으로 배치해서 표현했는데, 한정된 공간안에서 잘 표현해낸 것 같다.



중요한 매개체 - 로즈먼 다리(Roseman Bridge)

두 주인공을 만나게 하는 매개체인 로즈먼 다리. 1883년에 지어졌다가, 1992년에 보수했다. 백년도 더 지난 목재다리. 길을 감싼듯한 형태와, 붉은색이 인상적이다. 찾아보니 아이오와에는 이런 Covered Bridge 가 유명한 게 몇개 더 있었다. 아래는 보수한 이후의 로즈먼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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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seman Bridge
https://everipedia.org/wiki/Roseman_Covered_Bridge/
(*더 자세한 정보는 에브리피디아 링크참조)



비오는 날의 이별씬

영화에서 유명한 장면이 있다. 비가 쏟아지는날 이별하는 장면이다. 여주인공은 남편과 함께 차를 타고 있다. 시선이 닿는 곳에 함께 떠나길 원하는 남자 주인공의 차가 있다. 여주인공은 현재의 삶을 버리고 새로운 사랑을 찾아 떠날까 말까 자동차 문손잡이를 잡았다 놓았다 하며 고민하는 장면이 있다. (아래 유튜브 링크 첨부) 영화속에 아름다운 장면들도 많지만, 떠나가는 남자를 쫓는 메릴스트립의 시선, 감정연기가 압권인 장면이다.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장면

아쉽게도 뮤지컬에서는 영화보다는 헤어지는 장면의 몰입도가 덜했다. 소설을 보지못해서 위의 영상의 장면이 소설에서는 어떻게 표현되었는지 모르겠다. 영화속의 장면이 잔상처럼 떠올라 오버랩이 되려다 말았다. 아쉽게도 눈물이 맺히려다가 마는 느낌이었다. 아무래도 뮤지컬 자체가 노래와 춤이 함께 표현되는 장르 특성때문인지, 조용하면서 감정의 밀도가 높아지는 영화의 분위기와는 사뭇달랐다. 그 다름이 감동을 자아내진 않았다. 소설을 보지않고 영화만 접했던 사람으로써는 프란체스카의 출신이나 성장배경에 관해서는 기억에 없었는데, 그 부분은 뮤지컬을 통해 노래와 함께 잘 전달된 것 같다.



여러 형태의 사랑

언제 사랑이 올지 예상할 수 없겠지만, 원하지 않을 때에 거부할 수 없는 사랑이 다가왔을 때, 가족을 지키려는 마음도 다른 형태의 사랑이라 생각한다. 산다는 것은 고단한 것이다. 힘든날들 속에서도 서로 의지하고 살아갈 힘을 만드는 것도 사랑일 것이다. 언젠가 라디오에서 들었던 말이 있다.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아도, 아침에 일어나서 출근을 하고, 힘들어도 하루의 일과에 최선을 다한다면 사랑하고 있는것이라고. 물론 표현을 잘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ㅎ 그리고 이 이야기가 영화, 뮤지컬로 만들어진데에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대한 환상같은 것이 더해진 것 같다. 갖지 못한것은 더 갈망하게 되듯, 이루어질 수 없는것에 대한 갈망은 미화되기 쉽다. 빛 바랠일없이 아름다운순간만 선명하게 남기기 쉬우므로...아름답게는 기억되지 못할지라도, 생을 함께하고, 힘들고 슬플때 서로를 위로하며 어려움을 함께 겪어나가는 사랑이 더 위대하다고 생각한다.



덧붙여서

극에서, 사랑이 무르익어갈 때, 문득 주변 관객들의 얼굴을 봤는데, 엄마 또래의 아주머니들이 소녀같이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자신의 삶보다는 가정과 자식들을 위해 헌신해 온 엄마들이 공감할만한 캐릭터여서 더 그랬던 듯 하다. 다음 뮤지컬은 엄마랑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연이 끝나고 배우들이 인사를 하러 나왔는데, 일행이 얘기해서 봤더니 차지연배우가 여전히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왜 그럴까 했더니, 커튼콜 뒤에 남자배우와 헤어지는 엔딩씬이 남아있었던 것...감정을 이어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그녀에게 다시 한 번 반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아, 맞다...그 얘기를 빼놓을뻔했네요.
키스신이...많았어요. 쑥쓰..ㅎㅎ


예매정보
샤롯데씨어터
http://www.charlottetheater.co.kr/performence/current.asp


This posting is a review of the musical Madison County Bridge. I have summarized what I felt after seeing musicals such as stage art, motifs, and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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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뮤지컬은 느낌이 약간 다르긴 하겠죠? 영화는 감명깊게 봤어요

네 아무래도 장르적 특성때문에 느낌이 많이 다르더라구요ㅎㅎ

소설과 영화 다 봤는데 워낙 오래전이라 소설의 묘사는 잘 기억이 안 나네요.
뮤지컬로 보면 또다른 느낌이겠네요.

무대에서 공연으로 보니 영화랑은 전혀 다른 분위기 이더라구요.
브리님이 보셨다면 아이오와의 느낌을 더 잘 이해하셨을 것 같아요.
전 미국의 주는 잘 모르는데, 이번 뮤지컬에서 아이오와에 대해서 배웠어요 🙂

저두 이 영화 봤는데 넘 감명깊었어요
뮤지컬로 나왔군요.
저라면 사랑을 택하지 않았을까합니다!

사랑을 택하면...가족들과 등지는거리 실제로 그런 선택을 할 수 없으실지도 몰라요ㅎㅎ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배우들 다른것도 그렇지만 우는 연기하는거 보면 참 신기해요ㅎ

그러니깐요ㅎ 감정 이어나가는걸 현장에서 보니 신기하고 대단했어요..!

매디슨 카운트의 다리를 제대로 본적이 없네요
이 글을 보고 한번 시간내서 봐야 갰어요~~
크림맥주를 옆에두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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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ㅎ 관심있으시다면 시간나실때 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줄거리를 떠나서 배우들의 연기가 좋은 작품이라 생각합니다ㅎ

오 ㅠㅠ 넘 좋으셨을 것 같아요 경아님...
뮤지컬 안 본지 너무 오래됐...
올 가을엔 뮤지컬 좀 보러 가야겠네요 ㅎㅎ

전 내년 1월에 라이언킹! 이 기대되요!
친구가 마틸다도 재미있을꺼라고 추천해줬네요ㅎ

무대의 언어
영화의 언어
둘의 다름을 ^^

환상의 빛과 무대 공연이었겠어용~!

공연 관람 후기 감사합니당~ ^^

짧은 댓글에 제가 하고싶었던 말들이 적혀있네요!
무대의 언어ㅎㅎ 좋은 표현이네요! 감사합니다.

글로서 전해져 매우 기뻐용~ ^^

영화 관람 후
감독님 배우님 대화 시간에

영화의 언어가 아닌
이미 영화에서는 전달한 언어임에도

굳이 일상의 언어로 대화해야 함이
예술가들 작가들에게는
상당히 큰 부담인거 같아요~ ^^

연극 공연은 뒷풀이 자리에서 이야기 나눌 수 있겠지만
관람인들은 무대의 언어를 전해 받아
깊은 여운으로 공연을 복기할 수 있어 더욱 좋은거 같아요~ ^^

물론 공연 더블 캐스팅으로 배역에 따라 다름은 있겠지만
같은 공연임에도
매번 다름을 느낄 수 있으니 더욱 좋더군요~!

이 매력과 맛에 연극공연 관람이 더욱 행복하고 좋하요~ ㅋㅋ

강타도 뮤지컬을 하는군요 역시 노래를 잘부르니
영화라도 다시 한번 봐야겠어요
봤던 영화같은데 기억이 하나도 안나네요

아이돌 출신치곤 대단한 것 같아요. 영화는 줄거리보다는 배우들의 연기가 볼만했던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이란 기본적으로 타인에 대한 호감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해요. 결혼을 하면 제도권상 일부일처가 되는데...이 후에도 또다른 호감을 주는 사람은 언제나 존재하겠죠. 결혼이란 그 호감을 소중히 잘 유지해나가는 노력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고 봐요. 강렬한 호감이 꼭 잘 유지되는 호감이 아닐 수 있으니,,,, 하지만 설레이는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겠죠? 소녀,,,,참 생각이 많이 드는 단어입니다. 오늘도 우리 집엔 여전히 나를 호감있게 봐주는 ? 아니 보려고 노력하는? 소녀 하나가 나를 맞아 줍니다. Thanksfully!!!

그쵸, 저는 가족을 지키려는 마음도 사랑이라 생각해요. 소녀라고 부르는 분과 오래오래 행복하시길 바래요ㅎㅎ 감사합니다!

(╹◡╹) 소설과 영화 둘다 참 좋았던 기억이 나네요~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메릴 스티립의 연기가 정말 좋았었죠...

네, 연기가 압권이었죠ㅋ 이 작품을 소설로는 못봤지만, 개인적으로 고전인데 로맨스가 주를 이루는 내용은 저는 잘 못보겠더라구요. 아마도 너무 은유적인 표현들이 많아서 읽다보면 지루해서 그런가봐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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