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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북리뷰]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in #kr7 years ago

전 이 책에서

역사는 부정확한 기억이 불충분한 문서와 만나는 지점에서 빚어지는 확신이다.

이 문구가 아직 기억에 남아있네요. 후반부의 반전과 의문이 풀리는 부분도 인상적이지만 거기까지 가는 과정도 흥미진진했어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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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제가 리뷰를 써 놓고 마음에 안들어 했는데 줄거리를 추가할까 하다가 말았어요. 사실 전 줄거리보다는 그냥 시간과 기억에 대한 이야기가 더 좋았거든요. 근데 왜 리뷰 쓰기가 점점 어려워질까요? 스팀잇하고 눈만 높아졌나봐요. 책임지세요! ㅋㅋㅋㅋ

근데...소울메이트님! 제가 궁금해서 그러는데요. 작가는 왜 이런 결론을 내렸을지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반전이라고 하기엔 너무 황당하지 않나요? 물론 복선이 전혀 없었던 건 아니어서 그닥 놀라지는 않았지만 이러한 결론이 가지는 의미를 잘 모르겠어요... 혹시 소설가의 입장에서 설명해주실수 있나요?

위의 문구가 결론에 도달하는데 하나의 키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큰 거 같아요. '역사는 부정확한 기억이...' 이 말은 역사학자가 한 말이 아니고 작가가 지은 말이라고 알고 있어요.
개인의 역사 안에서도 부정확한 기억- 어쩌면 자신이 한 일에 대한 합리화나 의식적인 망각-이 존재하고 내가 기억하지 않더라도 내가 저지른 일은 큰 파급력을 갖고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려고 한 게 아닐까 싶네요. 의식적인 망각, 책임의 회피, 합리화 등이 일어나려면 정상적인 상황이 아닌, 비윤리적이고 말도 안되는 일을 저질러야 하죠. 작가는 말도 안되는, 주인공이 부정확한 기억을 갖고 살고 싶을 정도의 비윤리적인 일이 무얼까 생각했겠죠. 그래서 그런 결과가?ㅋ 상쾌하거나 유쾌하지 않은 결말이지만요.
어디까지나 같은 독자의 입장에서 의견을 드린 거구요, 소설을 쓰는 입장에서 말씀드리자면, 어느 날 말도 안되는 불륜을 쓰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 주인공은 그렇고 그런 짓을 한다 -> 자 이제 이것에 의미를 부여해보자. 아, 지난 번에 써두었던 역사의 정의와 한 번 결합해보는 건 어떨까,,ㅋ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이런 구상의 과정이 있었을지도 모르겠어요.
소설은 대부분 서사(이야기)를 먼저 떠올리고 거기에 의미를 담고 얼개를 짜가는 식으로 구상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어떤 때는 소설가가 생각하지도 못한 의미들을 독자나 비평가가 찾아내고 만들어내기도 하지요ㅎ

정성스러운 답변 감사드립니다. 제 평생 이렇게 작가님들과 질문 답변의 시간을 가지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 이거 꿈만 같습니다. ㅎㅎㅎ 서사적인 구성으로 보면 이야기는 재밌게 전달된건 맞는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는 조금 과하지 않았나 했는데, 오히려 영화에서는 그 부분을 편안하게 풀어냈더군요.... 아! 학생이 된것 같아요. 배움의 기쁨! ㅎㅎㅎ

작가님과 질문 답변이라니요~~ㅋㅋ 스티밋 작가끼리 대화 아닌가요~ 아니라면 아주 민망해집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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