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백 일기] 모두를 만족 시킬 수 있는가

in #kr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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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knowkorea 입니다.

주말에 너무 힘들게 일을 했는지.. 온몸이 아프고, 잠만 계속 자고있어요.
저번달부터 제가 매번 즐겨찾는 글이 있습니다. 바로 @tutorcho 님의 일기입니다. 한참 어뷰징문제, 그 후의 강의료 문제등으로 스티미언분들의 신경이 날카로울 때, 자정에서 새벽 3시사이에 올라오는 @tutorcho 님의 글들을 챙겨보았습니다.

영어학원의 원장님으로서 인사관리 / 학원관리 / 그리고 시험대비를 위해서 열심히 일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부분들을 느끼고 배우게 되었습니다. 짧지만 진심어린 일기였으니.. 매번 잠자기 전에 읽고 자는 그런 즐거움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kr-youth 태그에 맞게 아웃백 아르바이트에 관련된 글을 작성하면서, 저도 튜터조님처럼 일기를 꾸준하게 써볼가합니다.


직장에 다니시는 많은 분들에게는 어떻게보면 법정공휴일은 정말 좋은 휴일입니다. 징검다리 공휴일에 연차를 사용할 수도 있고요. 직장에 다니면서 받은 스트레스를 풀고, 혼자만의 시간을 가진다던지, 아니면 자기 개발에 힘쓸 수 있죠.

페밀리 레스토랑은 법정공휴일 및 이벤트날에 훨씬 많은 손님들이 입점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 날들을 합쳐서 Big day (빅 데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Big day : 추석, 발렌타인 데이, 화이트 데이, 주말,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 이브, 연말 및 연초, 직장인 월급날 등 법정 공휴일 및 이벤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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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최악(?)은 크리스마스와 크리스마스 이브입니다. 평균적인 매출에 2~3배가 뛰어넘는 날이기도 하며, 알바생들에게 크리스마스의 지옥을 선사해주기도 합니다. 때는 제작년 크리스마스 부근이었습니다. 저희 매장은 앞쪽에 룸이 크게 2곳이 있습니다. 이 룸에서 연회 및 단체회식 등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마 연말이었는데, 당시 100명의 회식이 예약되어 있었습니다.

100명의 예약은 엄청난 의미를 지닙니다. 주방에서 식자재를 더 발주하여야 하고, 홀에서도 인원배치를 훨씬 신경써야하는데, 굉장히 안타깝게도, 그 날 배치가능한 인원이 넉넉하지 않았고, 당시 일반사원이었던 저와 경험이 많은 매니저님과 함께 단 둘이 100명을 응대했어야 했습니다.

아무래도 예약 인원 수가 크고, 매장 매출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었던만큼, 저와 매니저님은 어떻게 진행을 할지 고민을 하였고, 제가 계속 움직이면서 손님이 필요한 것들을 가져다주고, 매니저님은 계속 룸에 계시면서, 저에게 무전기를 통하여 전달하는 형식으로 진행하기로 하였습니다.

생각보다 훨씬 Hell(지옥)이었습니다. 100명 중 50%인 50명이 필요한 부분등을 요청하면, 저는 50번을 움직여야하고, 매장 뒤쪽에 위치한 주방과 매장 앞쪽에 위치한 룸사이에 거리도 많은 부담이 되었죠. 그리고 다 드신 그릇 및 컵들을 치우는것도 곤욕이었습니다.

인원이 2명밖에 배치가 안되었고, 저와 매니저님도 슬슬 체력적 한계에 부딪힙니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었지만, 손님들은 자신이 요청한 것들이 늦게 나오자, 나중에는 재촉을 하기 시작하죠.

제가 온 힘을 다하며 뻘뻘거리고 있는 모습을 보시더니.. 이 때, 매니저님이 하셨던 말씀이 기억이 납니다.

"@@아, 모든 손님들을 만족 시킬 수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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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들이 평화롭게 살 수 있고, 모든 사람들을 만족시키는 것이 가능하다고 굳건히 믿고있었기에, 이 말은 사실상 충격이었습니다. 그 당시 아웃백을 일하면서, 모든 손님들을 만족시킬려고 노력했던 저의 노력과 사상에는 반하는 말이였죠. 어떻게 보면 완벽주의자로서 모든 일을 퍼펙트하게 하려고 노력했던 저를 허망하게 만드는.. 그런 말이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이렇게 해석을 했습니다.

인원의 배치가 부족하기에, 모두를 만족을 못 시키는것이다. 인원이 많았더라면, 모두를 만족 시킬 수 있을거다.


2년 전이었고, 아직 한참 배우고 성장 중이었던 날이고, 사회생활 경험도 없이, 저만의 이상과 희망을 가지고 계속 부딪히고 있던 저는 이런 해석을 내렸죠.

하지만, 지금은 이렇게 해석합니다.

그 당시 많고 적절한 인원이 배치되었어도, 손님들 100명 모두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었을거라고.


모든 사람이 완벽할 수 없듯이, 모두를 만족 시키기는 불가능합니다.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다고해도, 그 과정 중에 불협화음은 생기고, 이 불협화음에 또 불만을 가지는 사람들이 생기겠죠. 그래서 당시 상황과 매니저님의 말씀을 곰곰이 계속 생각해보았죠.

Let it go


많이들 들어보셨을겁니다. 한참 유행을 탔던, 영화 겨울왕국에 대표 OST 제목입니다. 미국에서 학교생활을 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Let it go' 는 (마음 속에서) 털어내라 / 잊어버려라 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완벽하게 일을 하고, 저만의 이상을 바라보며, 모두를 만족 시킬 수 있을거라는 저에게 새로운 확장을 시켜준 에피소드였습니다.

자신이 완벽하지 않은 부분을 인정한다.
완벽하지 않은 자신이 모두를 만족 시킬 수 없음도 인정한다.
자신의 선택에 불만을 가진 자들의 생각을 마음 속에 오래 둘 필요가 없다. 그들의 의견을 통해서 배웠으면, 과감하게 Let it go


사고가 바뀌었고, 모두를 만족 시킬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어떤 이가 자신에게 노골적으로 불만을 가지고 덤벼들더라도, 일을 처리한 후에 'Let it go' 할 수 있게 되었죠. 아직 배우고 성장중이니, 지금 이렇게 해석을 한 부분도, 후에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고, 새로운 가치관이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해요.

가끔씩 저보다 어리고, 아웃백에 막 입사한 친구들이 서버를 보기 어려워합니다. 10명 가까이되는 단체손님들을 케어하려고 노력하다가 좌절에 빠집니다. 그 때 Key 로서 매번 얘기해줍니다.

"신경쓰지마, 너 혼자 모두를 만족 시킬 수는 없어. 다음에 더 잘하면 되지."

그냥 위로가 아닌, 제가 느끼고 배웠던 부분을 농축하여 전달한것인데, 그 친구는 아마 형식적인 위로로 들었을 수도 있겠네요.

무슨 아무것도 아닌 아웃백 알바를 통해서, 이런 글을 쓰냐고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세상에는 많은 종류의 사람이 있으니깐요. 하지만 가벼운 일에 의미를 부여하고, 노력하고 배우려는 자세를 가지면, 아무리 사소한 에피소드라도 충분히 배우고 느낄만한 값어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밑 링크를 타고, 다른 아웃백 관련 포스팅을 읽으실 수 있습니다.

[아웃백 일기 - 리더로서의 역할]
[아웃백 알바의 단점과 협동심이란?]
[아웃백 알바의 장점]
[아웃백 알바생이 말해주는 아웃백 꿀팁 대방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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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울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힘들때 짜증내지 않고 적정의 선을 잘 지키느냐가 중요한것 같습니다. 선을 넘을땐 깔끔히 포기하고 선택과 집중을 하는게 맞다고 봅니다. 자원을 무한정 쏟아부을수가 없기에 어찌보면 완벽함이란 다가가기 힘든 영역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게 중요하죠. 베테랑이 되어갈수록 남들이 바라보지 못하는 영역과 상황을 캐취해서 상황을 대비하도록 만드는게 월급 더 받는 이유일것이고 이것은 어느 조직에서나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오늘하루도 수고하셨습니다~ 푹 쉬세요...

감사합니다. 자원의 유한성으로 완벽함에 다가가기 힘들죠. 체력과 사고에도 한계가 있으니.. 어려울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힘들고 짜증내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아직 쉽지않습니다. 어디 어느 부분이 적정한지도 잘 모르겠고요. 배우려고 노력해봐야겠어요. 항상 좋은 댓글 감사드립니다. 댓글로 조금 더 사고가 확장되고, 많은 경험을 가지신 분들에게 들으니, 더 배워가는 부분이 많은 것 같아요

각자에게 개인 별 자원의 제한선이 있습니다.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죠. 다 만족시킬 수 없었더라도, 더 만족을 시킬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교훈을 얻으셨다니... 값진 경험이었네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자원의 유한성에서 최선을 다해야겠죠. 조금씩 모두가 만족이 가능한 방도를 찾아봐야겠어요

확실히 모두를 만족시킬순 없죠..
힘든 경험 하나하나가 나중에 큰 도움이 될 거라 믿습니다ㅎㅎ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는 없다... 의미가 크게 와닿네요..

자신이 완벽하지 않은 부분을 인정한다.
완벽하지 않은 자신이 모두를 만족 시킬 수 없음도 인정한다.
자신의 선택에 불만을 가진 자들의 생각을 마음 속에 오래 둘 필요가 없다. 그들의 의견을 통해서 배웠으면, 과감하게 Let it go

20대 중반때만 해도 모두를 만족시키고 싶어서, 완벽에 가까워지고 싶어서 아둥바둥 했던 게 생각나네요.. 정말 key다운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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