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어 바로잡기] 005. 쉬엄쉬엄 익히는 모음 정리 <2> 빠히지양은 어디 사는 양인가요?
잊을 만하면 돌아오는 프랑스어 바로잡기 시간입니다.
스팀잇에도 믿을 만한 불어 선생님@zzoya이 생긴 관계로 쉬엄쉬엄 연재합니다.
본 포스팅의 목적은 다음과 같습니다.
- 잘못된 외래어 표기법에 의해 표준어에서 벗어난 발음으로 표기되고 있는 불어 단어를 살펴본다.
- 프헝스
프랑스현지인들은 어떻게 읽는지 알아본다.
지금까지 우리는 불어의 앙과 엉을 살펴봤습니다.
앙 | in | im | yn | ym | ain | aim | ein | un | um |
엉 | en | em | an | am |
이제 우리는 몽 상-미셸Mont Saint-Michel과 몽 블렁Mont Blanc을 제대로 읽을 수 있습니다. Enfant이 앙팡이 아니라 엉펑이라는 것도 더 이상 비밀이 아니게 되었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저 중에서 en이란 놈을 뒤로 보내면 어떻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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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미인간은 언제 나타날까요.
긴급한 상황에서죠.
Urgent 위흐정 : 긴급한/긴급한 일
위흐정? 아무 일 없는데요?
당연합니다. 함정이었으니까요.
뒤에 달린 t를 없애고 en만 보내야 합니다.
이쯤에서 드립을 하나 날리든지 짤방을 쓰든지 하고 싶지만 긴박하니 바로 넘깁시다.
우리가 누굽니까? 배달의 민족 Coréen 아닙니까!
Coréen
...코(꼬)헤엉?
지금까지 배운 대로면 그게 맞습니다. 그래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이건 그렇게 읽지 않습니다ㅠㅠ
뒤에 다른 자음을 붙이지 않은 en이 단어 맨 뒤로 가면 다르게 읽힙니다.
Coréen 코헤앙
표준 규칙에 따르면 이렇게 읽습니다.
단어 맨 끝에 간 en은 /앙/으로 읽기 때문입니다.
계속 /엉/으로 읽다가 자음 하나 떼고 뒤로 갔다고 다르게 읽어?
위험한 데 줄 서는데 믿음직한 친구 하나 안 데려갔더니 죽빵 터진 격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또 함정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이렇게도 읽습니다.
Coréen 코헤양
정식은 아닙니다. 하지만 무시하기에는 너무 많은 사람이 이렇게 읽습니다.
이렇게 된 데에는 한 가지 추측이 있습니다.
언어는 항상 쓰기 편한 쪽으로 변합니다.
안녕하세요 보다는 안녕하세여가 말하기 더 편합니다.
chien : 개
뭐라고 읽을까요? 쉬엥?
이게 아니라는 건 이제 너무 잘 아실 테구요.
쉬엉? 이게 아니라는 건 방금 배웠죠.
그럼 쉬앙?
chien [ʃjɛ̃] 쉬양
이렇게 읽습니다.
앙 앞에 다른 모음이 있을 때 양으로 바꿔주면 연달아 읽기 더 수월합니다.
-이앙 보다는 -이양이 더 쉽습니다.
다행히 이건 규칙으로 딱 정해져 있습니다.
규칙으로 정해졌다는 건 그만큼 많이 쓰인다는 뜻이겠죠.
그렇습니다. Coréen코헤앙을 코헤양으로 읽는 건 위의 규칙에 따른 습관 때문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코헤앙/코헤양 둘 다 쓰이는 실정입니다.
그런데 사실 오늘은 이걸 설명하려고 하는 게 아닙니다.
관심법을 쓸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여러분의 표정이 읽힙니다.
안심하세요!
저는 투머치토커가 아닙니다!
위에 chien을 다시 보겠습니다.
en이 독고다이로 뒤로 가면 엉->앙으로 변하는 건 알겠습니다.
그런데 앞에 < i >를 만나더니 아예 양으로 변했단 말입니다.
이건 거부할 수 없는 변화입니다. 무조건입니다.
왜냐하면 < i >는 뒤에 오는 모음을 변화시킬 수 있는 마성의 소유자니까요!
눈치채셨나요?
네. 이건 영어의 < y >와 비슷한 녀석입니다.
비슷하다고 한 이유는 불어의 < y > 역시 같은 짓을 하기 때문입니다.
불어에선 이것을 반자음Les semi-consonnes 혹은 반모음 Les semi-voyelles이라고 합니다.
끝내기 전에 예제 몇 개 더 보시죠.
약국에 한 손님client이 들어옵니다.
인근 대학의 학생étudiant입니다.
의사médecin에게 받은 처방전을 내밉니다.
약사pharmacien가 약을 짓는 동안 손님 한 명이 더 들어옵니다.
근방에서 유명한 음악가musicien입니다.
그의 개chien도 함께 왔습니다.
client 클리영 : 손님, 의뢰인
étudiant 에튀디영 : 대학생
médecin 메드상/멛-상 : 의사 (-de-는 곧잘 받침으로 사용)
pharmacien 파흐마시양 : 약사
musicien 뮈지시양 : 음악가 (s는 어두에선 ㅅ으로, 중간에선 ㅈ으로 읽음)
chien 쉬양 : 개
규칙을 확인하셨나요?
그럼 오늘의 제목을 다시 보시죠.
빠히지양은 대체 뭘까요?
같이 유추해 봅시다.
'빠히'를 우리가 평소대로 표기한다면 어떻게 할까요.
네. 파리 정도일 겁니다.
파리지양.
어디서 많이 들어본 것 같죠?
<Rue de Paris, temps de pluie> Gustave Caillebotte, 1877
Parisien 빠히지양 : 파리 사람(남자)
눈치 빠른 분들은 -ien이 주로 사람에게 붙는 어미라는 걸 알아채셨을 겁니다.
그럼 chien개는?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래서 여긴 언제 가는데?
여러분.
불란서프헝스는 밤에 돌아다니면 위험한 나라입니다. (진지)
아아.. 여러분의 표정이 읽힙니다.
이제 머지 않았습니다.
정말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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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듬떠듬 스펠링 보면서 읽는데
뮤지시양.. 시양.. 읽다 보니 자꾸 욕처럼 느껴지는 건 제가 아직 프랑스어를 못해서겠죠.? ^^;
잘하면 더 욕처럼 됩니다ㅋㅋㅋ
프랑스어.. 대학 때 독학하려 책만 사 놓고 몇 페이지 안 읽고 덮어버린 기억이 납니다~ en 잘 배웠습니다 ^^
그때 덮은 게 다행일 수도 있습니다. 안 그랬음 인지부조화가 일어났을 겁니다ㅋㅋㅋ
ㅋㅋ 외국어는 새로 배우려면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어렵죠. 나중에 시간 많아지면 도전해봐야겠습니다. 가즈앗!!! ^^
2편에 알러주싯다던 코헤양이 궁금해서 들렸습니다! 오늘도 좋은 강의 감사합니다 삘릴리 피리를불어 재규어가 눈에 익네요 ㅎ
잊지 않고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짤은 역시 재규어 시리즈가 제일인 것 같아요ㅋㅋ
요즘 부쩍 개그가 느신것 같아요 ㅎㅎㅎ
언어 공부를 이렇게 재밌게 할수 있다는걸 처음 알았습니다! 감사합니다 ㅎㅎ
평소 포스팅에서 못다 한 개그 욕심 여기서 다 풀고 있습니다ㅋㅋ 이 강의가 재미있다니 에빵님은 학구파가 확실하신 듯!
여기서 빵! 터졌어요 ㅋㅋ 독자의 표정까지 읽어주시는 섬세함이라뇨 ㅋㅋ 그림과 글의 섬세한 조합까지! ^^
오늘도 소리내서 클리영! 에튀디영! ㅋㅋ 그냥 에취 하고 싶은 ㅋㅋ 멛 샹! 파흐마시양! 뮈지시양! 쉬양! (아.. 이건 너무 쎄게 발음하면 안되겠어요 ㅋ) 빠히지양!!
빠히지양! 펜반장님~ 오늘도 재미있게 배웠습니다!! ^^
훌륭합니다 :D 하나, 의사 선생님한텐 샹 붙이면 안 돼요. 처방 대신 죽방을 맞을 수도 있습니다. -cin은 그냥 '상'인데요. 물론 실제 발음은 자연스럽게 '쌍'이 되겠죠. (이것도 좀 욕 같네요...)
아무래도 대화 박스에 쓰면 글자가 작아져서 구분이 잘 안 되는 것 같네요. 뭔가 방법을 찾아봐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
죽방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갑자기 쪼야님 죽방이 ㅋㅋㅋㅋ
(아~ 너무 강한 죽방이었어요 ㅋㅋ)
메드상!!! 으로 발음 하겠습니다. :)
아니에요. ^^ 구분 잘 되어요~
포스팅에 정성스러움이 한가득 묻어나네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
세상에는 왜 이렇게 외계어가 많습니까. 학교 다닐 때 가장 힘들었던 강의도 다름이 아니라 스페인어였습니다. 스페인어는 읽기라도 덜 어려웠는데, 프랑스어는 무슨...
익숙해지면 영어보다 읽기 쉽습니다. 문법까지 쉬웠으면 영어의 자리를 빼앗았을 텐데 밸런스 패치를 당하는 바람에...
빠히지양 김작가님.
프랑스어 한국어로 변환하면 왜이렇게 욕같은게 많죠 ㅋㅋㅋㅋ '쉬양' 발음 빨리하면.........
쪼야님 포스팅에서 본 '씨벨롬' 폭격을 받은 후유증인가용...
그런 반면 얘네 진짜 욕은 하... 우리 옆동네 섬나라랑 비슷한 수준으로 참 심심합니다ㅋㅋ
ㅋㅋㅋㅋ죽빵터진격에서 빵터졌네요 롸임살아있나요? 많이 배웠지만 왠지 쉬양~이 강렬하게 남습니다....
하필 뜻도 개라서... ㅋㅋ
와아아 쪼야님 프랑스어시간에도 느끼지만....
참 어려워요~@_@ ㅋㅋㅋㅋㅋㅋㅋ
읽는 법은 영어보다 쉽다고 단언합니다. 그 이후가 문제죠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