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선생님이랑 결혼했다 _ 19. 우리 이래도 될까요?(2)

in #kr6 years ago (edited)

크기변환_KakaoTalk_20180414_014600938.jpg
[제목을 멋지게 써주신 @kundani님께 감사드립니다^^]

나는 선생님이랑 결혼했다 @kimssu

_


나는 학교 정문에 들어서는 순간
아차 싶었다.
"근데 오빠... 학교 가도 될까요?
다른 선생님 있으면 어떡해요?"
"아...선생님들 다 퇴근 하셨을 걸~
일단 내가 갔다가 와 볼게.
안되면 우리 집으로 가서 뽑든지 하면 되니까..."
"오빠 집에 프린트 있어요?
그럼 오빠 집으로 바로....갈까요?"
"아냐, 아냐. 잠시만.
일단 현관 열려있는지 보고 올게."

오빠는 중앙현관으로 달려갔다가
문을 흔들어보더니 금방 다시 차로 돌아왔다.
"안되겠다. 우리 집으로 가야 되겠는데.
문이 잠겼네."


19.
우리 이래도 될까요?(2)

"그럼 오빠 집으로 가요~
오빠 집에 프린트 있다면서요~"
오빠는 핸들을 잡지 않고
잠깐 생각에 빠진 표정을 지었다.
'왜...그러지? 아무래도 혼자 사는 오빠 집에
내가 가는 건 좀 그런가...'

"아...안되는데...어쩌지...
오늘 이사한다고 하는 것 같던데..."
오빠는 혼잣말을 했다.
사실 그것도 들릴 듯 말 듯 해서
내가 알아들은 말이 맞는지 확신할 수 없었다.
'이사? 뭔 이사? 흠....뭐래는 거야.
안 된다는 말인가...'

망설이는 오빠 모습을 보니
내가 오빠를 난처하게 만드는 것 같았다.
"아무래도 제가 오빠 집에 가는 건 좀 그렇겠죠?
그럼 그냥 가요~ 다음에 뽑아도 되요."
"아냐... 그게 아니고.... 음...
일단 가보자."
'집에 못 보여줄거라도 있나...
아~ 빨래해서 널어 둔 것 중에
팬티 같은 거 걸려 있어서 그런거 아냐?ㅋㅋ'
나는 너무 단순하게도
내가 오빠라면 할 수 있을 법한 생각을 해냈다.

나는 오빠가 학교 가까이에 산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오빠가 거기서 자취를 하는지는 처음 알았다.
오빠는 길가에 차를 주차하더니
"여기야." 라고 말했다.
그리고 얼굴을 앞으로 삐죽 내밀더니
건물을 올려다 봤다.
꽤 걱정스런 표정을 지었다.
"오빠~ 집에 팬티 걸려 있고 막
그래서 그런거예요?ㅋㅋ 난 진짜 괜찮은데~ㅋㅋ"
매우 밝게 이야기 했는데 오빠 반응은 신통찮았다.
"뭐...그런 것도 있긴한데....
그게 문제가 아니라
사실
오늘 이사 한다고 들었거든."
"이사요? 누가...이사 해요?"
오빠는 뒷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했다.
"...어... 그 여자.
그 여자가 옆집에 살았는데...
오늘 이사하는 날이라
그 부모님들이 다 올 수도 있어서...
그러니까 마주칠..."
오빠는 약간 횡설수설했다.
"아... 그래서,
그거 걱정하고 있었던 거예요?"
나는 오빠 눈을 가만히 들여다 봤다.
게다가 나는 기운 빠진 목소리를 냈다.
"아니다. 뭐 어때!
내려. 들어가자."
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실실 웃었다.
그러면서 오빠 말을 똑같이 따라 했다.
"뭐 어때! 보면 어때!"

나는 괜히 조심스럽게 차에서 내렸다.
오빠 뒤를 졸졸 따라
살금살금 좁은 계단으로 올라갔다.
3층에 올라서니 왼쪽, 오른쪽에 문이 있었다.
오빠는 오른쪽 문 앞에 서서 열쇠로 문을 열었다.
그러니까
왼쪽은 그 여자가 살던 방이겠지.
오빠가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왼쪽 집에서는 별 기척도, 소리도 없이 조용했다.
살짝 기분이 나빠졌다.
그 여자와 바로 옆에, 그렇게 가깝게
살았다는 것도 처음 알았는데
실제로 그렇게 가까운 거리에,
문만 열면 닿을,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를
내 두 눈으로 직접 보니
기가 찼다.
'흥!'

오빠를 따라 집으로 들어갔다.
내 눈 앞에 펼쳐진
낯선 남자의 방.
그럴 줄 알았다.
남자가 혼자 사는 방은 그럴 거라고
예상했던 그대로였다.
그래서 그렇게 많이 놀랄 것도 없었다.
제일 처음 눈에 들어온 건
옷걸이가 되어 있는 헬스 싸이클.
그 다음은 빨래 건조대에 널린
양말과 팬티였다.
그 외에는 솔직히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팬티....ㅋㅋㅋㅋ"
"아잇, 숙녀분께 참...못 볼 것을...하하..."
나는 쿡쿡대며 웃었다.
오빠는 팬티를 급히 걷는 듯하더니
그냥 포기했다.
왜냐면 내가 이미 다 봤으니
그냥 두라고 얘기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빠가 방 문을 열길래 따라 들어갔는데 바닥에 이불이 깔려 있었다.
바닥이 뜨끈뜨끈했다.
"아 따뜻해라."
"짜잔 여기가 내 자취방이지. 하하.
딴 건 모르겠고 진짜 따뜻해.
바닥이 완전 찜질방이라니까."
오빠와 내 사이에는 약간 어색한 공기가 흘렀다.
오빠 말투가 달라진 걸 느꼈다.
"자. 그냥 앉으면 돼. 편하게 앉아."
나는 방 문을 열고 들어 올 때부터
한 곳에 시선이 집중돼 있었다.
바로...
바닥에 있는 모니터.
모니터, 키보드, 마우스가 다 바닥에 있었다.
오빠가 평소에 방에서 어떻게 하고 있는지
안 봐도 비디오였다.
"왜 모니터가 바닥에ㅋㅋㅋㅋㅋㅋ"
나는 자꾸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아 여기 배 깔고 누워서 컴퓨터 하면
진짜 따뜻하고 좋아.
잠이 솔솔 온다니까."
오빠는 자연스럽게 몸을 숙이고 모니터를 켰다.
"와! 선이 하나도 없네요?"
"응! 무선이지, 무선!"
"아...그래서 이렇게 누워서 쓰나보네요?"
나는 자연스럽게 모니터 앞으로 몸소 엎드렸다.
"어어. 맞아~ 내가 평소에 그러고 컴퓨터 해."
나는 치마를 입고 있었던 것을
다시금 깨닫고 아차 싶어
얼른 다시 일어나 앉았다.
"아...이러면 안되는건데...하하.."
"아니야, 아니야. 누워서 편하게 컴퓨터 써도 돼~
프린트 연결 해줄테니까
프린트 누르기 전에 말해줘.
프린트 안 쓴지 오래 되서 될지 모르겠네."
오빠는 일어서서 프린트가 있는 책상 쪽으로 갔다.
나는 앉은 채로
약간 상체를 숙여 키보드와 마우스를 눌렀다.
"다 됐어요. 이제 뭐 누르면 되요?"
오빠는 다시 내 앞으로 와서
인쇄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프린트 된 장학금 고지서를 가져와서
나에게 내밀었다.
"고마워요."

장학금 고지서를 쥐고 그냥 오빠 방을 휙 둘러봤다.
내 뒤로는 매트리스가 있었다.
'매트리스....라....
옆집에 그 여자가 와서 같이 팔베게하고
누웠던 자릴까.....'
"여기서 자긴 해요?"
오빠는 웃음면서 대답했다.
"아니. 주로 컴퓨터하다가 그냥 바닥에서 자지.
등도 지지고 좋거든."
"그 여자...바로 옆에 사니까 자주 왔었겠네요?"
나는 일부러 오빠를 쳐다보지 않고 말했다.
"엥? 아냐. 자주 안 왔어.
걘 걔네 엄마랑 같이 살았거든."
"아....엄마랑 산다고 들은 적 있어요.
그 여자가 드레스 같은 원피스를 학교에 입고 왔길래
무슨 날이냐고, 왜 그렇게 입고 왔냐고 물어봤더니
뭐 자기가 엄마랑 같이 사는데, 엄마가 서랍 속에 있는 옷을
죄다 세탁기 넣고 돌려버려서 입을 옷이 그것 밖에 없었다고 하더라구요."
오빠는 그냥저냥 고개를 끄덕였다.
"그냥 가끔 한 번씩 왔었지, 뭐..."
이야기 주제를 다른 걸로 넘겨야 할 것 같았다.
"근데 궁금한 게 있는데
성모 마리아 상...?
이게 왜 이렇게 많아요?
종교... 음... 성당? 다녀요?
여기도 있고, 저기도 있고...
이 주변에 성당이 없을텐데..."
"아~ 나 예전에 있었던 학교가
천주교 재단 학교 였거든. 그래서 그래."

'이제 무슨 얘기...해야하지?
집에 가야...하나.'
나는 두리번 두리번 거리다가
앞에 마주 앉은 오빠랑 눈이 마주쳤다.
내가 먼저 환하게 눈웃음을 지었다.
'이제 가자고 할까...
근데
여기 우리 둘 뿐인데.....
누가 볼까 걱정 안 해도 되고...
어젠 술 취해서 안은 거 였으니까
오늘은 맨정신에...'
나는 생각 끝에 일단 장학금 고지서를 내려놓고
오빠를 향해 양 팔을 벌렸다.
"일로 와봐요."
오빠는 나에게 가까이 다가와서
나를 안았다.
내가 오빠 등을 토닥거리며 말했다.
"어제 많이 힘들었죠?
나한테 기대줘서...고마워요.
나도...
어제 오빠 많이 보고 싶었어요.
그리고...
오빠가 보고 싶었다고 말해줘서... 좋았어요."
오빠도 내 등을 톡톡 두드렸다.

오빠랑 가까이 붙어있는데
파마약 냄새가 너무 진동을 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오빠한테도
그 냄새가 지독하게 느껴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던 찰나
오빠 입술이
내 귀에서 볼로
볼에서
입으로
내려왔다.

_다음편에 계속


@calist님의 아이디어를 빌려왔습니다^^
다음 글의 링크를 달아 둘테니 정주행에 막힘없이 달리세요~

▷▶▷▶나는 선생님이랑 결혼했다 _ 19. 우리 이래도 될까요?(3)


Sort:  

꺅!!!!!!!!!!!!
헤헤헷~~~
히히힛~~~

헤헤....헤헷......ㅋㅋ

ㅋㅋㅋㅋㅋ 센스!

오.....적절했어요~아주^^

꺆~~~~~~~
감사합니다^^

아무것도 안봤어요 ㅎㅎ

어.....안되는데 ㅋㅋㅋ보셔도되는걸요 ㅋㅋㅋㅋ
수위조절을 좀 할까요?^^

이거 정말 실화 그대로 쓰는 거죠??ㅎㅎ
그 여자가 옆집에 살고 있었다니...
이건 너무 드라마 설정이지 싶어서..ㅋㅋㅋ

드디어 첫키스~~으흐흣

그런데 이거 분위기 보면 재돌샘이 당하는 거임.

"일로 와봐요."

재돌샘~~~~ #미투 운동 합시다~!!!!^^;

calist 님 덕분에 정주행이 편하답니다 ㅋㅋ +_+
쑤님이 '소설'이라고 하셨었으니 요 정도 장치는 인정해줍시당 ㅋㅋㅋ

그러죠 뭐~ 인정해줍시다~ㅎ
일단 '소설'로도 인정해주고 읽고 있는데..ㅋㅋㅋㅋㅋ

제 덕분에 정주행이 편하시다니 좋긴 한데...
대단한 아이디어도 아니지만
킴쑤님이 쓰시라고 말씀은 드렸지만
누가 이런 것에 시시하게 보상을 바라겠습니..........................................다!!!! 암것도 없어요~ 암것도~ㅋㅋㅋㅋㅋㅋㅋ

캘님...그리고 @kimegggg님~
소설이기는...하지만요
물론 사실을 바탕으로 하구요 ㅎㅎ 음... 근데 제가 뭘 의도하고 그 설정을 깔았을까요?
그럴 이유가 없었는걸요?ㅋㅋㅋㅋㅋㅋ
저건 사실이었다고 꼭 밝히고 싶군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으흐흣....
제가 아주 썬쌩님 꼬시려고 애 많이 먹었다구요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핳하하하하하

변명.jpg

그럼 키스 장면이 사실이 아닌...??ㅎㅎㅎㅎㅎ

키스 장면 실제 상황 재구성

[킴쑤] 일로 와 봐요
[재돌샘] 갑자기 왜 그래?
[킴쑤] 이리 오라니까요!!! (와락)
[재돌샘] 안된다니ㄲ..웁!
장면전환.
재돌샘 입술을 훔치며 울고 있다.

뭐 이런 강제적인~ㅋㅋㅋ

악...ㅋㅋㅋㅋㅋㅋ
정말 저 정도면 진짜 미투감 아닙니꽈....

철컹철컹....ㅋㅋㅋ
재구성 나뽜요....아 증말 ㅋㅋㅋㅋ

!!! 힘찬 하루 보내요!

짱짱맨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되세욥!

흡흡 ㅠㅠ 킴쑤님 링크 보내주신걸로 13회까지 정주행하고 왔는데 ㅋㅋㅋ 막대사탕부터 남친 그리고 재돌쌤이랑 다시 만나기까지 혼자 슬펐다 기뻤다 막막했다를 반복했네요 ㅎㅎ 지금 18회라서 또 진도가 뻥 뛰어버렸지만...으아 ㅋㅋㅋ 드디어 ...!!!

우와 벌써 많이 달리셨군요~ 화이팅!!ㅋㅋ 고맙습니당ㅎㅎ
요번에 뻥 뛰어버릴 수 없었던 스토리라는 것을 인정합니다 킼키킼킼

어머낫!! 올 것이 왔어!!
그런데. 첨에 막 화가 났는데.. 이런 마무리를 ~~
재돌쌤이 봐도 되는게 맞나요? 왜냐면.. 저는 재돌쌤이 막 싫은데 ㅜ.ㅜ 우째요~~ 우리 착하고 순진한 킴쑤씨 입술을 ㅜ.ㅜ

하하하하하핳언니ㅋㅋㅋㅋㅋㅋㅋㅋㅋ
킴쑤가 정말 착하고 순진하기만 했을까요오오옹?!
오홍홍홍홍
우리 언니가 킴쑤를 넘넘 애정하셔서 그렇게 생각하신 것 같아요~~~~(♡)
우리 재돌샘 막 싫어하진 마시고....ㅋㅋㅋㅋ지켜봐주쎄용~ㅋㅋ
누구에게 뺏길 수 없었던 최고의 남자였답니다^ ^헤헤...

Coin Marketplace

STEEM 0.19
TRX 0.15
JST 0.029
BTC 63818.94
ETH 2624.28
USDT 1.00
SBD 2.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