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선생님이랑 결혼했다 _ 1. 있을 수 없는 일(3)
[뉴비@kimssu는 대역폭 제한 때문에 밤 10시 안에 급하게 글을 올리려다보니 아침에 다시 읽어보면 고쳐야 할 부분이 생기네요. 점점 그럴 일이 없을 예정입니다.^^ 양해를 구합니다. 감사합니다.]
나는 선생님이랑 결혼했다 @kims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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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등 뒤에 각목을 숨기고 있을 법한 표정을 가진
새로 오신 남자 수학선생님 앞에 서서
선생님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질문할 수 있는 친구가 부러웠다.
수준별 수업 A반인게 부러웠다.
그 친구는 가슴까지 내려오는 검은 머리카락을 찰랑거렸고
하얀 피부에 빼빼하기까지 했다.
게다가 자주 이야기를 나눠보니
내가 생각했던것보다 꽤 털털하고 장난끼도 많지만 착했다.
심지어
핸드폰도 가지고 있는,
핸드폰으로 선생님이랑 연락도 하는
친구 옆에 설 때마다 사실 내가 향단이 같이 느껴졌다.
그런데
그 날
선생님이
날 보고
웃었다.
1.
있을 수 없는 일(3)
"...그래서 사각형 AMCN의 넓이는 3분의 81이야. 어때? 할 만해?"
설명을 마친 새로 오신 남자 선생님은
나와 내 친구를 보고 번갈아 보며 웃었다.
"모르겠으면 또 물어봐."
또 나랑 눈이 마주쳤다.
그리고 또 그 선생님이 나를 보고 미소 지었다.
선생님이 날 보고 있어서 나도 모르게 대답을 했다.
"저, A반 아닌데요...?"
아차 싶었다. 대답을 괜히 했다고 생각했다.
"다른 선생님한테도. 혹시 바쁘다고 안된다 하셔도 또 물어보고, 계속 물어봐. 알겠지?"
선생님 등 뒤에는 각목이 없었다.
각목은 숨겨져 있지 않았다.
입학식 때 봤던 표정도 아니었다.
무서운 사람이 아니었다.
묵직한 목소리로
모의고사 제일 마지막 장에 있는 29번 문제를
자상하게 설명해주시는,
새로 오신 남자 수학선생님은
세상 다정한 사람이었다.
웃는 모습에
내 마음이 녹았다.
선생님이 꽤 귀여워 보였다.
친구는 선생님에게 투닥투닥 장난스런 말투로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눴다.
선생님이 웃을 때마다
나도 수줍게 미소를 지었다.
A반에 들어가야 겠다고 생각했다.
수학 공부는 열심히 한다고는 했지만
나보다 더 열심히 하는 친구들을 넘어서기는 무리였다.
시험이 끝나면 시험 결과로 다시 반편성을 하는데
B반에서 A반으로 가기란
뜨거운 여름, 하늘에서 차가운 함박눈이 내리는 격이었다.
내 수준에 새로 오신 여자 수학선생님께 수업 듣는 것이 더 알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 오신 여자 수학선생님은 앙증맞은 키에 미모까진 아니지만 예쁘장하고 친절하셨다.
이해가 안되는 부분에서 멍 때리고 있으면
그걸 알아차리고 나를 위해서 다시 설명해주시기도 했다.
다시 물어보기 창피하고, 다른 친구들은 다 아는데 나만 모르는걸까 싶어서 질문하는 것이 부끄러웠다.
그래서 결국 A반에 못 갔다.
A반 수학선생님의 중저음 목소리는
쩌렁쩌렁하기도 했다.
B반 수업시간에도 바로 옆 교실이라
A반 수학선생님 목소리가 들려서
가끔 확성기를 끼고 수업하시는 것 같다고 얘기하며 우리끼리 웃기도 했다.
나는 선생님 목소리가 들리는 게 좋았다.
선생님이 날 보고 웃었던 장면을
한 동안 생각날 때마다 떠올렸다.
A반 수학선생님은 웃는 소리도 엄청 독특했다.
1학년 교실에서 웃는 소리가 나면 반대 쪽에 있는 3학년 교실까지 들릴 정도였다.
학교 전체가 울리는 웃음소리였다.
호탕하다는 표현이 적당하다.
근데
나는 그 웃음소리가 좋았다.
“으하학하하하하하학.”
“아 웃음소리 큰 거 봐ㅋㅋㅋㅋㅋㅋㅋ 오빠는 웃는 게 왜 그렇게 웃겨? 예전부터 물어보고 싶었어.”
“너도 그렇게 웃잖아?”
“내가?”
“너도 그렇게 웃어.”
“아닌데? 난 오빠 닮은거지? 아니다, 오빠한테 배운 거 같아.”
“내가 그걸 가르쳤다고?”
“으하하학하하하핳학.”
TV보시며 웃으시는 우리 어머님.
“나 오빠 웃는 거 누구한테 배운지 알거 같아.”
“누구?”
“어머님.”
나랑 오빠랑 동시에 웃었다.
"으하학하하하하학."
“우리 가족들은 다 그렇게 웃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_내일봐요!
웃음 소리가 크긴 크지 ㅎㅎ
@홍보해
나도 크지 ㅎㅎ
제 지인도 그렇게 잘 웃으시는데~
내일도 이야기 기다릴게요~ 클라이막스가 좀 필요합니다 ^^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전개가 느린 걸까요^^;;
학창시절 생각해보면 선생님들은 왠만하면 자기가 가르치는 학생이 아니어도 물어보러 오면 좋아하시더라구요 :)
대역폭 문제가 있으시면 https://steemkr.com/kr/@abdullar/bandwidth 이 글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
링크 소개 시켜주셔서 감사합니다! 글도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ㅠㅠ임대를 받아볼까 했는데 사실 남편 방학이 끝나면 밤10시부터는 어쩔 수 없는 시간이 될 것 같아요...하하하
나도 수학과 갈걸...
아니 각목 숨길것 같은 얼굴이 아니어서 패스 !!
각목 숨길 것 같은 얼굴이 아니사라면 더 좋은 케이스 아닌가요?ㅎㅎ
수학 약한 이과출신인데...
쑤 사모님이
과목 추천 좀...
제 남편도 ㅋㅋ 으하하하하하 하고 웃는데! 완전 공감해요~~!! ㅋㅋㅋ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공감해 주셔서 좋네요~~~ㅋㅋ
혹시 선생님이 첫사랑이셨나요??ㅎㅎ
첫사랑이라는 의미에 따라서 다르게 정해질 것 같아요.
그런데 수학선생님은 첫사랑, 첫 짝사랑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감사합니다! 화이팅, 화이팅!! :)
함께 호탕해지셨군요 ㅎㅎ 행복하게 웃네요 ㅎㅎㅎ
근데 둘 다 같이 웃으면 너무 커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래도 웃을 때마다 재밌긴해요ㅋㅋㅋ
역시 웃음은 호탕하게 웃어야 제맛입니다 . 하하하하
으하학하하하하핳하 맞아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으쌰으싸 같이 힘내요
즐거운 주말
행복한 스티밋 !
오늘도 감사합니다^^ 항상 화이팅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