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게 취미(?)-습관의 힘(#47)

in #kr6 years ago

빗방울 대문.jpg

이 글은 @momoggo님이 제안한 이벤트로 씁니다. 주제가 ‘취미’입니다.

저는 이 주제를 보는 순간, 취미라는 단어가 아득하게 느껴집니다. 왜 그럴까? 이참에 한번 정리해보고 싶습니다.

점점 멀어져가는 취미

돌아보면 저는 취미가 제법 많았습니다. 스포츠만 해도 워낙 여러 가지를 다양하게 즐겼습니다. 어린 시절 썰매타기부터 자전거에 이르기까지. 공놀이도 다 좋아했습니다. 근데 점점 안 하게 되네요.

눈으로 즐기던 스포츠라면 류현진이 나오던 프로야구. 이마저도 류선수가 부상을 입고 나서부터는 안 보게 되고 이제는 예전처럼 즐겁지가 않습니다. 승부에 집착하는 모습들이 안쓰럽습니다.

경쟁 위주 스포츠는 멀어지지만 몸을 관리하는 운동은 점점 좋아집니다. 나이가 들어서인지 모르지만 몸 관리 차원의 운동은 눈으로 보는 운동에 견주어 한결 깊은 거 같습니다.

여러 가지 일을 두루

취미가 왜 점점 멀어지는 걸까? 취미란 자신이 즐겨서 하는 그 무엇입니다.

제게 즐거움은 일하는 데서 오는 거 같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일이란 굉장히 넓습니다. 음식을 해먹는 일부터 돈벌이에 이르기까지. 그러니까 잠자는 것 빼고는 다 일입니다. 아니, 잠자는 것조차 어쩌면 일의 연장이 아닐까 싶습니다. 충분히 잘 자야 일을 잘 하게 될 테니까요. 쉬는 것 역시 일하기 위한 쉼인 거지요.

그렇다고 모든 일이 다 즐겁지는 않습니다. 여전히 하기 싫지만 해야 하는 일이 있습니다. 하지만 꽤나 많은 일들이 좋습니다. 그 이유는 일을 해야 자신과 가족이 살고, 일을 통해 자신을 실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무언가가 내 손을 거쳐, 내 앞에 떡 하니 나타날 때오는 즐거움. 물론 실패하는 일도 있지만 그리 치명적이지 않습니다. 대부분 다음 하는 일에 적절한 자극이 되곤 합니다.

일하지 않고는 살 수가 없습니다. 물론 돈이 많다면 빈둥거리면서도 살 수 있겠지요. 하지만 그게 삶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빈둥거리는 것도 한두 달. 제게 계속 일하지 말고 그냥 놀기만 하라고 한다면 차라리 죽는 게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살아있음을 뼛속까지 느낄 수 있는 건 일이라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제가 하는 일의 가짓수는 꽤나 여러 가지입니다. 가장 기본이 먹을거리를 마련하는 일입니다. 농사와 요리. 농사도 고루 짓습니다. 요리 역시 제철 재료로 형편껏 합니다. 이렇게 해가다가 뭔가 느낌이 오면 사진을 찍고 글을 씁니다. 뭔가 더 깊은 울림이 오면 시를 짓고, 노래도 만들어봅니다. 책을 내다보면 가끔 강의 요청도 받습니다. 강의 역시 한번 할 때면 준비를 많이 하게 됩니다.

소비보다는 투자를

저는 쇼핑하는 즐거움에 익숙하지가 않습니다. 그렇다고 물건을 안사는 게 아닙니다. 다만 소비가 아니라 투자라는 개념으로 접근합니다. 제법 큰돈이 드는 노트북이나 카메라를 사는 건 당연히 투자입니다.

신발 한 켤레조차 투자 개념으로 삽니다. 기존 신발을 버리고 새로 살 만큼 가치가 있는가? 그러다보니 유행을 탄다거나 멋을 내는 소비하고는 까마득히 멀어지더군요.

남들이 보면 소박한 삶이라고 하기도 하지만 제 기준은 그저 투자일 뿐입니다. 남들만큼 멋을 내는 일에 관심이 없습니다. 남한테 불쾌감을 주지 않을 정도면 무난하지 않을까.

일을 즐긴다고 돈을 많이 버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반대입니다. 어차피 큰돈 벌 팔자가 못 된다는 걸 잘 알기에 돈 쓰는 재미를 느끼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 대신에 일하는 즐거움을 많이 누리고자 하는 것뿐입니다.

여행조차 겸사겸사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좋아합니다. 저도 딱히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그저 눈으로 보고 즐기는 여행은 즐거움이 적습니다. 이런저런 일들을 엮어서 하는 걸 즐깁니다. 한마디로 겸사겸사 여행입니다.

이를테면 어디를 방문해야한다거나 강의요청을 받으면 그 김에 그 일대를 둘러보는 여행을 즐깁니다. 해외라면 딱 두 번. 한번은 농업 연수로 정부 지원을 받아, 일본과 중국을 다녀왔습니다. 또 한 번은 정말 오랜만에 옛 친구들과 베트남을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이 때 역시 단순한 여행이 아니었습니다. 이를테면 같이 간 일행이랑 현지 청년들과 어울려 뀌년 해변에서 쓰레기 줍는 일도 했습니다. 여행 과정을 사진으로 찍고 글을 써, 여행 경비를 벌었습니다. 베트남 여행 사진은 지금도 틈틈이 우려먹는 자산입니다.

해야 하던 일을 하고 싶은 일로

취미가 멀어지고 일이 취미처럼 바뀐 주된 요인은 일이 갖는 소중함이라 하겠습니다. 해야 하던 일들을 하나 둘 하고 싶은 일로 바꾸어 가는 과정이라 하겠습니다. 먹어야 하는 음식이 아니라 먹고 싶은 음식입니다. 써야하는 글이 아니라 쓰고 싶은 글입니다.

그 중심에 ‘나’가 있고, ‘일’이 있습니다. 나와 삶과 일은 분리될 수 없는 하나입니다. 일을 손에서 놓는 것은 곧 삶을 끝내는 것이 아닐까요? 우리 모두가 온전히 하루를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살 수 있다면 취미라는 단어가 사전에서도 사라지리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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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즐거운 스티밋하세요!

수고 많아요^^

살아가는 것이 일이라면 삶이 심심하진 않겠지만 저는 요즘 고령화시대에 은퇴가 사라지는게 아닌가 하는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 부분이 있지요.
하지만 은퇴라는 말은
하기 싫지만 해야하는 일을 오래도록 한 사람에게 적합한 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일로써 자신을 실현해가다가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다고 느낄 때
스스로 삶을 마감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스코트니어링처럼요.^^

해야 하던 일을 하고 싶은 일로...

저도 노력해봐야 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같은 일인데
어떻게 접근하느냐에 따라 차이가 너무 큰 거 같아요.
화이팅입니다.

취미는 늘 시간을 내어서 잠깐 하루수 있는 것이
되어버렸지요~!! 하고픈 일을 하는 것에서 오는
행복은 너무나 큰데 님의 글을 통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네요~!!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그래도 스팀잇은 취미를 일로
바꾸어주는 역할을 하네요.^^
남은 일요일 잘 보내세요

나이가 들수록 해보고 싶은 취미는 많았는데, 점점 더 취미를 즐기기 어려워 지는 것 같더라구요.

저도 그래요.
기타도 배워보고 싶어, 지역 문화 프로그램에 등록도 하고 했는데
잘 이어지질 않더라고요.

광화님은 자기 인생을 사실줄 아시는 분 같읍니다!
누구나 자기 인생에 행복하다면 그 길이 다른 사람의 그것과 다르더라도 성공한
인생이라고 생각해요!
요즘 젊은 지식인들 시작으로 삶의 형태가 많이 달라지고 있죠...
십년후에는 회사를 다니고 월급을 받는 직업이 없어질수도 있다고....ㅎㅎ
최미로 돈버는 세상이 올거에요~~~^^

기본 소득이 주어지면 누구나
하고 싶은 일을 하면 서 살아갈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ㅎ

한 가지 하고 있는 취미생활이 있잖아요? 스팀잇!!
직장에 육아에 정말 시간 내는 것이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취미생활의 패턴도 결국 여럿이 하는 것에서 혼자하는 것으로 바껴져 가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자신에게 투자를 해야하는데....

스팀잇도 저는 취미보다 투자로^^

한가지 취미가 오래가지는 않더라고요... 점점 흥미를 잃어간달까요...

그런 점도 있겠군요. 처음에는 흥미롭다가 점차 식어가는...

이상주의자의자 현실주의자이신 뉴맨님...ㅎㅎ

이현주의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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