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 뿌리와 잎, 그 상보성[相補性]에 대해-순간을 영원으로(#24)

in #kr6 years ago

밥이 흔한 세상. 너무 흔하다 보니 정작 벼가 어떻게 뿌리 내리고 자라는 지를 잘 모릅니다. 쌀값이 커피 값에도 턱없이 미치지 못하니까요. 커피에 대해서는 온갖 정보가 넘치지만 정작 우리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벼에 대해서는 관심들이 적습니다.

이는 달리 보면 자기 스스로를 하잖게 여기는 것과 무관하지 않으리라 봅니다.

우리 몸과 마음을 소중히 한다는 건 바로 우리 몸이 되는 먹을거리를 소중히 하는 것과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 맥락에서 이번 주제는 벼의 씨앗인 볍씨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참고로 우리말 ‘씨’는 영어 seed와 발음이 비슷하네요.

우선 그림으로 먼저 보시지요. 그림 출처는 이은웅이 지은 『수도작』(향문사) 책 46쪽입니다. 볍씨를 자세히 보여줍니다. 쌀알(현미)이 어떻게 껍질에 쌓여 있는 지. 이 껍질은 다시 자세히 보면 둘로 나뉩니다. 큰 껍질과 작은 껍질로.
볍씨구조.JPG

이 껍질은 때가 되지 않으면 쉽게 벗겨지지 않습니다. 그 때란 바로 온도와 습도. 즉 싹이 틀 수 있는 환경이 되어야 합니다.

일부러 벗기는 건 어렵지만 때가 되면 저절로 벌어집니다.

껍질을 벗긴 쌀은 이제 벌레가 갉아먹을 수 있습니다. 곰팡이도 덩달아 신이 납니다. 그래서 보관을 잘 해야 합니다.

하지만 껍질은 견고한데다가 자신을 지키는 독특한 물질을 함유하여, 벌레도 곰팡이도 뚫고 들어오기 어렵습니다. 사람조차 이 껍질을 벗기자면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언제 기회가 되면 아이들과 한번 볍씨를 구해서 손톱으로 껍질을 벗겨보세요. 이 볍씨는 보관(수분을 5%까지 줄이고, 영하 20도 상태)만 잘 하면 300년까지도 생명을 갖는다고 해요. 엄청나지요. 우리가 먹는 쌀은 바로 이런 생명력을 가졌습니다.

이번에는 싹이 트는 모습을 봅시다. 이제 곧 못자리를 할 때라 물에 담가 둔 볍씨가 막 싹이 틉니다.

싹이 트는 볍씨.JPG

온도와 습도가 맞으니 사진에서처럼 그 완강한 껍질을 스스로 뚫고 싹이 틉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세요. 볍씨 두 개가 좀 다릅니다. 왼쪽이 정상입니다. 하얀 싹이 둘 인데 하나는 뿌리, 또 하나는 잎입니다. 그런데 오른쪽 볍씨는 하나만 길게 싹이 자라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볍씨가 정상적인 조건이라면 뿌리가 잎보다 조금 먼저 나옵니다. 앞날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뿌리 먼저 내리게 됩니다. 오른쪽은 물속에 너무 깊이 잠겨 있었기에 산소가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볍씨는 호흡을 하려고 안간힘을 다해, 잎을 먼저 길게 올려 물 위로 나오려고 합니다. 이런 벼는 웃자라 허약합니다.

뿌리와 잎은 서로 밀접하게 연결됩니다. 뿌리를 잘 뻗어야 잎도 잘 자랍니다. 잎으로 광합성을 잘 해야 뿌리는 더 왕성하게 활동을 합니다.

이를 우리 사람한테 적용해면 어떨까요. 볍씨는 우리 몸이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영감을 줍니다.
뿌리는 현실이요, 잎은 꿈이라 하겠습니다.
현실에 뿌리 내리지 못한 꿈은 공허하고, 꿈이 없는 현실은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현실에 탄탄히 뿌리 내릴수록 꿈도 커지고, 그 꿈은 다시 현실을 더 깊이 사랑하게 합니다.

여러 분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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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 벗기는 건 어렵지만 때가 되면 저절로 벌어집니다.

모든 생명에는 때가 있다는 게 볍씨에도 해당이 되는군요...
300년의 생명력이라니...그걸 먹는 사람에게 얼마나 큰 에너지가 전달될까요...
오늘부터 더욱 벼의 소중함을 생각하며 밥을 먹어야 겠습니다.

고마워요. 근데
@ddllddll님 어제 올린 글을 읽어주셔야 하는데...
님 글을 인용했거든요^^
https://busy.org/@kimkwanghwa/24

앗!! 얼른 가서 볼게요...
요즘 정신이 없네요!! ㅠㅠ

꾸욱.들렸다가요

방문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래도 나름대로의 꿈은 가지고 있다는 것에 위안을 삼아봅니다^^

이오스 날아가는 만큼이나 꿈이 크신 거 아닌가요?^^

스팀잇에뿌리를잘내리고싶네요 유익한글감사드립니다^^

응원합니다.

잘 뿌리 내리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거두시길 바랍니다.

좋은 포스팅 감사하게 잘 읽었습니다. 바로 우리의 바탕이 되는 볍씨입니다. 그 생명력은 우리 민족과도 닮은것 같습니다.

맞아요. 볍씨는 수천년 우리 민족의 뼈와 살과 마음을 이루어온 바탕이지요^^

일교차가 큰 날씨에요 감기조심하세요^^
오늘은 비가 온다고 합니다 우산챙기세요

<행복한 스팀잇 만들기 프로젝트>
참여 감사합니다! 기분 좋은 하루 되세요~ :D

늘 좋은 프로젝트, 고맙습니다.

현실에 탄탄히 뿌리 내릴 수록 꿈도 커지고, 그 꿈은 다시 현실을 더 깊이 사랑하게 됩니다. 두 발은 땅을 딛고 있지만 손가락을 들어 바라볼 건 자기 발끝이 아니라 저 멀리 있는 달을 향해.

달을 향해, 태양을 향해, 우주를 향해^^

Joey Park의 모두를 위한 보팅 파워 나눔

0.19$ 보팅 완료(늦어서 0.04$ 추가 보팅)

이벤트 참여자가 많아 다 읽지 못 하는 점 양해 부탁드려요 ~ ^^

고맙습니다. 좋은 날 잘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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