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 어머님의 부고 - 장례식장에 다녀오며..

in #kr6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8월 첫날을 보냅니다.

오늘은 작가이신 지인 분의 어머님의 부고를 접하고 저녁에 조문을 다녀왔습니다.

장례식장에 들어가자마자 작가님을 만나게 되었는데
얼굴에 큰 슬픔이 아닌 평온한 모습이어 안도가 되었습니다.

장례식장 안에는 어머님의 생애가 정리되어 있는 조문보가 있어, 그 생애를 알 수 있었답니다.

작가님의 어머니는 남편을 먼저 보낸 이후 상실감으로 힘들어하시다가 치매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자녀와 며느리가 돌아가며 간호를 해 주었습니다.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지만 예상치 못한 시간에 갑자기 돌아가시게 되었습니다.

어머님은 산소호흡기에 의존하시던 중.. 새벽에 갑자기 산소수치가 급격하게 떨어지며, 주무시듯이 아주 편안한 얼굴로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정말 이제껏 본 적 없었던 평안한 얼굴이셨다고 합니다.

어머니의 약전을 기록한 조문보를 준비해 놓으셨는데, 한 부분을 소개합니다.

작년 겨울, 딸과 함께 꽁꽁 언 나무를 바라보며, 나무가 마치 내 몸이듯이 측은했습니다. 그 겨울을 다시 맞이할 수 없겠지만, 우리 아이들을 기억하지 못하는 참담한 그 날이 오기 전에 꿈 꾸듯이 천국으로 가고 싶습니다. ..... 천국을 소망하며 남편의 유지를 받을어 나도 OOO 의대에 헌체를 기증합니다.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살리는 데 내 몸이 가교가 된다면 그 또한 감사한 일입니다. 고맙습니다. ... 안녕! 고마웠다. 내 사랑들아!

조문보를 읽으며 고인이 되신 어머님의 삶과 생각을 더 깊게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장례식장을 다녀오게 되면 삶에 대해서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됩니다. 지금 살아가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고, 살아있는 동안 어떻게 살아야 할까를 생각하게 됩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는 이전에 보이지 않던 것들이 하나씩 하나씩 느껴지고 보이게 되고, 들리게 되는 것 같습니다. 나 스스로에게도, 그리고 함께 하는 가족들에게도 그런 것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고마웠다.. 사랑한다.. 내 사랑들아..

그런 인사들처럼요..


Carrie Underwood - Temporary Home
새로운 부모를 만나게 되는 아이, 일자리를 구하려는 엄마, 그리고 딸.. 마지막으로 삶의 마지막 끈을 잡고 있는 아버지를 표현. 이 땅은 진정한 집이 아닌 잠시 머물다 가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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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에게 나는 어떤 모습으로 기억될지....

하루하루의 삶이 쌓여가는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나를 다시 돌아볼수 있는 시간입니다.

이 땅은 진정한 집이 아닌 잠시 머물다 가는 곳...
예전에 책에서 그런 글귀를 본 적이 있어요.

삶이란 죽은자의 방학과 같은것.
학창시절, 우리는 방학을 알차게 보내라고 배웁니다. 같은 의미로 우리의 삶이 죽은자의 방학과 같다면... 삶을 어떻게 하면 알차게 보낼 수 있을지 생각해보게 만드는 글이네요.

모든 사람이 동일하게 겪는 과정이라 한번 쯤 진지하게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놔야 하는 것 같아요. ^^ 멋진 방학 생활이 되고 싶네요. ㅎ

죽음도 삶의 일부분이죠
저도 죽고 싶지 않지만 인정하고
받아드려야죠 저 천국에서 행복한 삶을 사시길...

죽음에 이르는 과정까지가 본인의 몫이라면 그 이후는 남겨진 세대가 이어가게 되네요. 남겨진 시간이 얼마큼 되는지 유념하고 살아야겠습니다. ^^

저는 살아생전에
죽음맞이 잔치를 해보고 싶습니다

특별하시네요. 뭔가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갈때는 심란하고 갔다오면 잊어버리고
그래서 인간사람이겠지요. 아니면 로봇사람이겠지요.

네~ 사람은 살다보면 잊기 마련인 것 같습니다. 중간중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고 마음을 붙잡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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