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em essay @jjy의 샘이 깊은 물 - 지각 선물

in #kr6 years ago

지각 선물@jjy

내 생일은 언제나 추석을 기준으로 앞뒤로 왔다 갔다 한다.
아버지께서 앞으로 점점 양력을 쓰는 세상이라고 하시며
어릴 때부터 양력으로 생일을 해 주라고 하셔서 남동생들은
음력으로 해도 나는 양력 생일을 지냈다.

여자는 남의 집 가면 생일 얻어먹기 쉽지 않기 때문에 쉽게
잊어버리는 음력보다 신경 쓰지 않아도 알게 되는 양력으로
하도록 하신 게 진짜 이유였다. 하나 밖에 없는 딸이 나중에
시집가서도 생일 잘 찾아먹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셨다.

그러나 결혼하고 생일을 챙겨 먹은 적은 별로 없었다.
다행이 아들이 크면서 엄마 생일을 얘기하면서 선물을 챙겨
주기 시작했다.

올 해는 기나긴 추석연휴 지나고 바로 생일이라 집으로 가고
생일날 아침에 카톡이 왔다. 엄마 생일 축하한다고 하면서
예쁜 이모티콘을 보내면서 갖고 싶은 거 있느냐고 묻는다.

마침 수영복을 새로 살 예정이었는데 수영장이 공사를 하면서
수영을 못하게 되어 그냥 미루고 있었다. 공사 끝나면 새로
산 수영복 입을 생각이라 하나 사달라고 했다.

그런데 아들 돈은 내 돈보다 더 아까워서 함부로 쓰지 않으려고
균일가에 들어가서 브랜드와 상품번호를 보내고 나면 품절이라
몇 차례 시도를 하다 실패했다.

하는 수 없이 이틀 전에 아들과 같은 시간에 접속해서 그 상품을
찍어 바로 구입 한 택배가 오늘 낮에 도착했다. 택배 상자를
열어보니 배송비 아깝다고 수경까지 하나 얹어 보냈다.

공짜도 좋지만 선물은 더 좋다. 시간이 지나도 오래오래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준다. 젖먹이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돈
번다고 엄마 생일 선물하는 아들이 딸 없는 허전함을 메워주고
있어 고맙다.



대문을 그려 주신 @cheongpyeongyull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Sort:  

선물이 예쁘네요. 밴드로 이모티콘을 보냈었는데요. 행복해 보이시네요.

감사합니다.
덕분에 행복한 날이었습니다.

Coin Marketplace

STEEM 0.29
TRX 0.12
JST 0.032
BTC 60318.52
ETH 2983.06
USDT 1.00
SBD 3.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