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em essay @jjy의 샘이 깊은 물 - 보이지 않는 면류관

in #kr5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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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면류관@jjy

어머니께서 부르신다.
또 티브이가 고장이라고 하시는데 가보면 고장은 아니고 손 감각이 떨어져
리모콘을 잘 못 쓰셔서 화면이 안 나오기 때문이다. 얼른 들어가서 켜드리면
좋아하신다.

티브이에서는 사극을 하는지 면류관을 쓴 임금이 보인다.
면류관을 처음 볼 때는 임금이라 좋은 옷을 입고 멋있는 왕관을 썼다고
생각하고 넘어갔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눈앞이 어른거려 답답하고 거추장스러워 보였다.
내친 김에 면류관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게 되었다.


면관(冕冠)·평천관(平天冠)이라고도 한다.
중국 고대 관모의 하나인 작변(爵弁)에서 발달된 것으로 후한(後漢) 때
완성되었다. 작변은 세포(細布)를 옻칠하여 머리를 넣는 각을 만들고
그 위에 평천판을 더한 형태이다.

조선시대에는 1403년(태종 3)에 명나라에서 왕의 면복을 가져온 이후
한말까지 착용하였다.

“면판(冕版)의 너비는 8촌, 길이는 1척6촌으로 앞은 둥글고 뒤는 네모졌다.
겉은 검은색[玄色] 증(繒), 안은 붉은색[朱色] 증으로 쌌다. 관신(冠身)의
앞 높이는 8촌 5푼, 뒤 높이는 9촌 5푼으로 앞으로 숙여진 형태이며
금식(金飾)하였다. 면류(冕旒- 앞뒤로 구슬처럼 늘어진 장식)는 9류로서
앞뒤 18류인데 유마다 주(朱)·백(白)·창(蒼)·황(黃)·흑(黑) 오색 구슬을 차례로
꿰었다.

면판의 옆에는 검은색 담이 있어 여기에 청옥으로 만든 청광충이(靑纊充耳)와
백옥의 진을 귀옆까지 늘어뜨렸다. 또 굉(紘:組纓)이 있어, 자조(紫組) 2줄을
관신의 양쪽 무(武)에 부착시켜 턱 밑에서 맺고는, 나머지를 늘어뜨렸다.

면류관의 앞에 늘어뜨린 유는 왕이 너무 눈이 밝음을 경계하는 뜻이 담겨 있다.
좌우에 단 광과 진을 귀 옆까지 늘어뜨려 놓은 것은 귀가 너무 밝은 것과
외청(外聽)을 경계하는 뜻이 포함되어 있다.

매일처럼 수영장에서 뵙는 어른이 며칠 째 안 보이신다.
궁금하게 생각한 사람들이 혼자 사시는 어른이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건
아닐까 혹 감기 몸살이라도 걸려 혼자 앓고 계신 건 아닐까 하며 가정할
수 있는 상상을 하며 서로 걱정을 했다.

서울로 친구들 모임에도 자주 나가시며 즐겁게 사시는 분을 모두들
왕언니라고 하며 부러워하는 분이 며칠째 안 보이시니 궁금했다.
그런데 뜻밖의 답을 듣게 되었다. 며칠 전부터 허리가 아프시더니
다리까지 아프셔서 병원 다니시기도 힘들어 아들 집으로 가셨다고 한다.

그 말이 채 끝을 맺기도 전에 한 분이 점잖은 해석을 한다.

사람은 나이가 들면 나이 값을 해야 하는데 너무 부지런 한 것도 무조건
좋기만 한 건 아니라고 한다. 그래서 갈 데 안 갈 데 다 따라다니지
말라고 다리도 아프게 되는 거고 너무 자세히 보면 참견이 많아지니 적당히
보라고 나이 들면 눈도 침침하게 만들고 젊은 사람들 하는 말 다 듣고
참견하지 말라고 귀도 어둡게 만든다고 해서 모두들 수긍하면서도 왠지
서글픈 느낌도 든다고 한다.

나도 이미 노안이 온지 오래인데 이제 보니 나이 값 하라고 보이지 않는
면류관 씌워 주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고 보니 늙는 것도 순리가
아닐까 한다.

하루를 달려 온 해도 저렇게 순순히 지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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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면류관이네요

그런 셈이지요.
나이가 참 여러가지 일을 하네요.

아직도 수영을 하시다니 건강하시네요
전 아직 면류관 쓸 자격은 부족한가 봅니다. 그러다보니 발목 삐고 허리 다치고 ㅎㅎㅎ^^
풀로 첫인사 드리고 가요~

아이구
조심하셔야지요.
그러다 금손이라도 다치게 되면 어쩌시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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