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의 장래희망이 건물주, 공무원인 암담한 나라? + 꿈에 대한 이야기

in #kr7 years ago

안녕하세요, 정식으로 쓰는 첫번째 글이네요. 주제는 수년 전부터 가끔씩 보이던 기사제목입니다. 잊을만하면 페이스북 등 sns에 이런 자극적인 제목과 부정적인 내용이 쓰인 글들이 올라오고 인해 댓글란에도 부정적인 내용들이 넘쳐났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댓글을 다는 사람들은 보통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우리가 학교를 다닐 때만 해도 초등학생의 꿈은 과학자, 대통령, 우주비행사, 사업가 등이었는데 요즘 아이들은 어린 나이에 현실에 찌들어서 안정적인 직장, 그리고 돈만을 탐하게 되었다. 이는 모두 어른들의 잘못이다.' 어디선가 본 기사 제목이고 댓글들일 것입니다.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이들 계시겠지요.

하지만, 이런 글을 볼 때마다 항상 같은 생각을 합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학생들의 장래희망이 공무원인 것이, 건물주인 것이 왜 나라의 미래를 암담하게 만든다고 생각하는가 하는 내용입니다. 간단하게 공무원과 건물주에 대해 짚어보자면, 공무원은 경기(서민경제)가 어려운 요즘같은 때에 정년이 보장되고 퇴직 후에는 연금을 보장받는 안정적인 직업이며, 건물주는 상사와의 갈등, 고객으로 인한 스트레스 등 대부분의 직장인이 받는 나쁜 감정들에서 자유로우며, 불로소득인 임대소득을 통해 비싼 차, 비싼 집에 살며 여행을 가고 싶으면 여행을, 취미 활동을 하고 싶으면 취미 활동을 누리는 직업(?)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기서 한번 생각해보아야 할 점은, 개발도상국이나 제3세계 국가가 아닌 선진국, 낮게 쳐줘도 중진국정도는 되는 대한민국에서 금전적으로 안정적이고 정서적으로 여유로운 삶을 추구하는 어린 학생들이 많은 것이 과연 정말로 나라의 미래를 암담하게 만드는가 하는 것입니다. 이와 함께 '꿈'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습니다. 수십년 전과 달리, 대한민국은 전 세계적으로 보아도 매우 잘 사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어느정도 안정적인 직장만 있다면 자기 집에서, 자기 차를 타고, 가정을 이루고, 휴가를 내고 해외여행을 가고, 기념일에는 외식도 할 수 있는 나라이지요. 불행한 다른 나라의 사람들을 보면서 상대적인 행복감을 느끼라는 것은 아니지만, 생존 그 자체가 꿈이고 유일한 희망인 나라가 아직도 존재하며, 10살이 되기 전부터 살아남기 위해 하루 16시간씩 카펫을 짜며 생활하는 도중에도 기회만 주어진다면 꼭 학교에 가서 열심히 공부하여 의사가 되는 것이 꿈인 아이들이 많은 나라도 아직 존재합니다. 사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 태어난 것은 천운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이 내용에 대해서는 다른 글에서 다시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능력없는 사람, 준비되지 않은 사람은 점점 살아남기 어려워지는 세상입니다. 물론 '살아남다'의 의미는 다른 나라들과는 조금 다르겠지요. 이런 면에서 볼 때 건물주와 공무원을 장래희망으로 가진 학생들은 상당히 현실적인 사고를 하는 학생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장래희망을 적으라고 하여 반 장난식으로 적은 학생들도 많을 것으로 봅니다. 사실 학교를 다닐 때 제출하는 장래희망은 매년 바뀌고, 또 바뀌기 때문에 신빙성이 있다고 하기도 힘들겠지요.

하지만 이런 학생도 있었습니다. 제가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의 담임을 하고 있을 때, 저는 진로교육에 중점을 두고 아이들을 지도하였습니다. 또한 진로교육은 '직업'이 아닌 '하고싶은 일'이나 '되고 싶은 모습'에 초점을 맞추고 진행하였습니다. 처음 아이들을 맡고, 자신의 장래희망을 써보라고 하였을 때 다들 어떤 '직업'을 가지고 싶은지에 대해서만 고민하고, '직업'을 쓴 종이만을 제출하더군요. 그 중 전교회장을 하고있던 학생이 장래희망을 '돈 많고 시간 많은 사람'이라고 썼습니다. 그렇게 쓴 이유를 묻자 하기 싫은 일은 굳이 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일들을 하며, 학교를 하나 지어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현실적인 학생, 현실적인 장래희망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너무 허황된 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 같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하며 어떻게 그 많은 돈을 벌 것인가를 물었습니다. 요즘 여러 가지 책들을 읽고 있는데 책에 나온 사업 모델이 마음에 든다며, 성인이 될 때까지 많은 생각을 해보고, 작게 사업을 시작해보고, 여러가지 실패를 거치며 돈을 벌어보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만 12세 어린이가 한 것 치고는 참 훌륭한 생각이었지요. 그 이후로 개인적으로 많은 상담도 하고,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꿈은 현실적이어야 하지만 동시에 이상을 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의 꿈이 너무 현실적이기만 하다면 세상이 삭막해지겠지요. 글을 읽으시는 분들의 자녀들 중에도 건물주, 공무원을 장래희망으로 가진 현실적인 아이들이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이 목적도, 노력도, 계획도 없이 공무원과 건물주만을 외치는 나라라면 정말 암담할 것이고, 더욱 암담해질 것입니다. 실제로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는 사람들은 지원자 수에 비해 매우 적지요. 준비되지 않은 상태, 목적이 없는 상태로 그저 취업만을 위해 달려드는 사람들은 대부분 시험에 낙방합니다. 아마 학생들 중 대부분이 이런 상태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학생인 자녀를 키우는 학부모라면, 현실적인 생각을 가지고 꾸는 허황된 꿈(건물주는 물론, 요즘은 공무원 취업도 상당히 힘들지요)이 명확한 목적과 계획, 노력을 동반한 진짜 꿈으로 바뀔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첫 글이라 어느 주제를 중점적으로 다루기보다는 한 기사를 통해 저의 생각을 글 여기저기에 써넣은 느낌이 강하네요. 앞으로 종종 포스팅을 할 예정입니다. 글에 대한 질문이나 토론은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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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읽어보았습니다 읽다보니 생각나는게 있어 댓글 보다는 포스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일맥상통하는 부분도 있겠구 다른시각의 얘기가 될수도 있을꺼 같은데요
곧 올리도록 해보겠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올리시면 보러 가겠습니다.

토론이나 반대의견은 아닐껍니다 제가 격었던 실제경험담들인데 일반인들께서 보시기에 황당하고 설마라는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차마 이런곳에 올릴수 없는글들이라서 어떻게 순화를 해야하는지 어디서 부터 풀어 나갈지 고민 이었거든요 kr-teacher 태그 마진숏님께서 홍보 할때 부터 고민 했었는데 잘쓸수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스팀잇에 오신것 을 환영합니다.^^
저는 krwhale이라는 아기고래와 코인시세 챗봇을 운영하고 있어요 :)
- 아기고래에게 Voting 받는 법
- 코인시세 챗봇
1주일 뒤 부터 유용하게 쓰실 수 있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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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보겠끔 만드는 글이네요 ...

얼마전 명견만리라는 프로그램에서 한국사람들이 너무 공무원시험에만 매달려 역동적이지 안다는 지적을 받은게 생각나네요..

물론 공무원시험에 매달리는 것은 사업 등 여러 분야에 대한 도전을 두려워하여 안정감만을 추구하기 때문에 역동성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사회 분위기와 정책들이 '안정되지 않은 사람들도 무조건 도전하라'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현상 또한 바람직하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안정된 기반이 갖춰진 후에 도전과 진보를 생각하는 것이 더 좋다고 봅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학교 선생님이신가보군요 ㅎㅎ 환영합니다.

반갑습니다.

반갑습니다!!
앞으로 자주 활동해주세요~~
좋은 포스팅 기대하고 있습니다 ^^

세상이 활발함을 잃고 있다는 증거이죠 그런 모습들이요.
양극화가 극단적으로 악화되었다란 증거이기도 하구요.

인구의 대다수가 활발하고 도전적으로 활동하기에는 경제적으로 많이 안정적인 사회가 되어서 그런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양극화는 어느 시대 어느 나라에서든 있어왔기에 상류층들이 도움을 줄 필요는 있으나 요즘 인터넷 사용자들 중 양극화가 부유층의 잘못인 양 비난하는 사람들이 좋아보이진 않더라구요. 댓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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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좋은 재능을 하고 싶지도 않은 공부를 위해 썩히고 모든 에너지를 공부에만 집중해야 하는 현실이 참 안타깝습니다.

(직업에 대한)꿈이 이상적일 수 만은 없지만 현실적이기만 해서도 안된다 생각합니다. 주변에서 결과만 쫓는 안타까운 모습들을 자주 봅니다. 결과를 내면 과정과 수단도 정당화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 보통인 세상이 된 것 같네요.

좋은 글 잘 봤습니다. 팔로우 할게요.

댓글 감사합니다. 좋다는 생각은 들지 않으나 저 역시 자신에 대해서는 과정보다 결과를 중요시하는 쪽으로 방향이 잡힌 듯 합니다. 이상을 이루기 위해 여러 방법들을 사용하고 있을 뿐 사실 지금 이 시간이 너무나도 갚지다고 말하기는 힘드네요. 저도 팔로우하고 좋은 글 많이 받아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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